정성화(51) 경북대 화학과 교수 연구팀은 30일 경유나 휘발유 등 액체 연료에서 발생하는 유해한 황 성분을 값싸고 쉽게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논문은 화학분야 권위지인 <앙게반테 헤미> 27일치 속표지로 게재됐다.
휘발유 등에 들어 있는 황 성분은 연소하고 나면 이산화황으로 바뀌고 최종적으로 황산이나 아황산으로 변해 산성비의 원인이 된다. 또 황은 촉매제들의 작용을 크게 방해해 연료전지 개발에서도 연료의 황 제거 기술은 중요한 과제의 하나다.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은 수소를 황화합물에 첨가해 황화수소로 제거하는 기술로, 값비싼 수소를 사용하는데다 고온·고압으로 처리해야 해 운전비가 높을 뿐더러 유용한 화합물도 수소화돼 제거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수소를 첨가하는 방식 대신에 황화합물을 제올라이트 등 다공성 물질에 흡착시키는 기술에 주목했다. 다공성 물질에 구리나 은·팔라듐 등이 적당히 존재하면 효과적인 흡착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은과 팔라듐은 비싸서, 구리는 안정적이지 않는 점이 걸림돌이었다.
연구팀은 바나듐과 탄소·산소로 이뤄진 나노세공형 물질(V-BDC)에 구리를 주입해 만든 흡착제가 황을 효과적으로 제거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 흡착제는 고온 공정 없이 단순한 혼합을 통해 얻어져 경제적이며, 기존에 알려진 고성능 흡착제보다 흡착률이 22% 높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정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과정을 하고 있는 방글라데시 출신의 나쯔물아베딘칸 연구원에 의해 이뤄졌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