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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꿈의 신소재 ‘그래핀’ 상온서 제작하는 획기적 방법 개발

등록 2012-02-01 17:30

 ‘확산을 이용한 합성법’(DAS)을 이용한 그래핀 형성 메커니즘 모식도. 다결정 금속박막의 결정립계를 따라 탄소원자가 저절로 확산해 대상 기판에 그래핀을 형성한다.
‘확산을 이용한 합성법’(DAS)을 이용한 그래핀 형성 메커니즘 모식도. 다결정 금속박막의 결정립계를 따라 탄소원자가 저절로 확산해 대상 기판에 그래핀을 형성한다.
2010년 2명의 영국 과학자에게 노벨물리학상을 안겨준 꿈의 소재 ‘그래핀’을 상온에서 제작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대 권순용(35) 기계신소재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1일 상온에 가까운 저온에서 기판 위에 직접 그래핀을 합성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그래핀은 탄소원자가 육각형 형태의 벌집 모양으로 연결된 한층짜리 인공 나노물질로, 강철 강도의 200배, 구리 전기전도도의 100배 성능을 보여 꿈의 신소재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실생활에 응용하기 위한 대면적의 그래핀 제조 방법은 아직 확립되지 않아 과학자들은 여러 화학적·물리적 방법들을 고안해내고 있다.

2010년에 화학기상증착법(CVD)이라는 방법으로 30인치 대면적의 그래핀을 제조해 투명전극으로 응용한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지만, 이 방식은 섭씨 1000도에서 금속기판 위에 그래핀을 합성한 뒤 다른 기판에 전사하는 복잡한 공정이 필요해 비용과 효율면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 권 교수는 “일반적인 반도체 공정은 섭씨 400도 이하에서 이뤄지는 데다, 종이보다도 훨씬 얇은 그래핀을 다른 기판으로 옮기다 보면 구겨지고 찢어지기 쉽다”고 말했다.
권순용  울산과학기술대 기계신소재공학부 교수
권순용 울산과학기술대 기계신소재공학부 교수

권 교수팀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서울대와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연구팀과 공동으로 니켈 박막을 이용해 상온에 가까운 저온(섭씨 200도)에서 실리콘이나 유리, 플라스틱 등 원하는 기판에 그래핀을 직접 합성하는 새로운 방법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이 방식을 ‘확산을 이용한 합성법’(DAS·Diffusion-Assisted Synthesis)라고 이름지었다. 지금까지 인공 합성된 대면적 그래핀들은 여러 방향의 결정립(크리스탈 그레인)으로 이뤄져 있고, 이로 인해 결정립과 결정립 사이의 경계(결정립계)가 다수 존재해 물리적, 전기적 특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결정립 안에는 탄소 원자들이 일정한 방향으로 정리돼 있어 순도 높은 그래핀의 특성을 보이지만, 결정립끼리 서로 방향이 다르고 결정립 사이의 경계가 많아지면 그만큼 저항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다락논에다 농사를 지으면 잘 경지정리된 논에 비해 품은 더 들어가면서 생산성은 떨어지는 것과 같다.

연구팀은 우선 니켈 박막을 실리콘이나 플라스틱, 유리 등 기판 위에 형성시킨 뒤 높은 온도로 가열해 니켈 결정립을 크게 만들었다. 여기에 흑연 가루(탄소 페이스트)를 뿌리고 적당한 온도(섭씨 160~200도)를 가하면 결정립 사이의 골(결정립계)를 따라 탄소들이 흘러들어가 니켈 결정립을 따라 탄소 결정립이 생성된다. 니켈과 남아 있는 탄소 페이스트를 제거하면 원하는 기판 위에 그래핀이 만들어진다. 연구팀은 완전한 상온에서도 탄소들이 기판에 확산돼 증착하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아직은 화학기상증착법에 의한 그래핀보다 전기전도도(전하이동도)가 10분의 1 수준인 것이 한계다.

권 교수는 “아직 전기전도도 등 물성이 떨어지지만 간단한 장비와 방법으로 저온에서 원하는 기판 위에 직접 그래핀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향후 그래핀 산업에 응용되는 핵심 기술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구팀의 논문은 과학저널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1월24일치에 주요논문으로 소개됐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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