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사진 중복게재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대 수의대 연구팀의 2012년 <항산화 및 산화환원신호전달>(ARS) 논문 사진(왼쪽)과 2008년 <스템셀> 논문 사진(오른쪽). 의혹을 제기한 제보자는 사진의 일부가 중복돼 실렸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제보자가 국제 학술지에 제보한 파워포인트 자료.
강아무개 수의대 교수 논문조작 의혹…줄기세포 연구 또 ‘된서리’
사진 중복게재 논문 4편 철회…학교쪽 곧 진상규명 착수키로
사진 중복게재 논문 4편 철회…학교쪽 곧 진상규명 착수키로
서울대는 강아무개 수의대 교수가 국제 학술지에 실은 줄기세포 논문의 연구사진을 중복 게재했다는 의혹에 대해 이르면 30일 연구진실성위원회를 열어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이준식 서울대 연구처장(기계항공공학부 교수)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강 교수가 국제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을 철회하고 논문 관련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적극 규명하고 대처하기 위해 연구진실성위원회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논문의 사진 중복게재 의혹은 이달 초 익명의 제보자가 2006년부터 올해까지 강 교수가 교신저자(연구 전체를 책임지는 저자)로 발표한 논문 14편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70쪽 분량의 파워포인트 자료를 <항산화 및 산화환원신호전달>(ARS) 등 10개 국제 학술지에 일제히 보내면서 불거졌다. 제보자는 강 교수 연구팀이 서로 다른 연구논문에 동일한 사진을 사용하고, 일부는 사진의 밝기를 조절하거나 180도 회전시켜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제보자로부터 지난 8일 이메일을 받은 에이아르에스 쪽은 강 교수가 이 학술지에 게재하거나 제출한 4편의 논문을 모두 철회했다. 이런 과정은 국외 사이트 ‘리트랙션 워치’(‘철회 감시’라는 뜻)에 지난 21일 소개됐으며, 이후 생명과학 분야 연구자들의 연구정보 교환 사이트인 ‘브릭’에서 논란이 벌어지면서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강 교수는 2008년부터 서울대에 재직해왔으며, 사람의 지방세포를 줄기세포로 바꾸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이준식 연구처장은 “에이아르에스 쪽이 지난 11일 강 교수에게 보내는 메일을 참조로 보내와 이런 내용을 알게 됐다”며 “에이아르에스에서 결론이 나면 조처를 취하려 했는데 언론에 보도가 돼 연구진실성위원회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해당 분야 교수들로 예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논문 사진 중복이 단순 오류인지 의도적 조작인지를 밝힌 뒤 의도성이 드러날 경우 외부 전문가 2명을 포함해 9명으로 구성되는 본조사위원회에서 추가 조사를 할 예정이다. 이 연구처장은 “해당 교수는 단순한 오류로, 논문 작성 과정에 잘못해서 다른 데이터가 들어갔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단순 오류인지 의도적 조작인지 구별하기 쉽지 않아 조사에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줄기세포 학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2005년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논문조작 사건처럼 줄기세포 연구의 위축을 초래할까 우려하고 있다. 한국줄기세포학회(회장 서해영 아주대 교수)는 이날 긴급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개인적인 문제로 전체 줄기세포 연구자들의 연구 의욕을 꺾는 부작용을 낳아서는 안 되며, 학계는 더욱 자정하는 자세를 가질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채택하기로 했다고 오일환 정책공보이사(가톨릭대 교수)는 밝혔다.
이근영 선임기자, 박현철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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