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짓기하는 집파리. 포식자에게 공격당할 확률이 급증한다는 사실이 실험적으로 밝혀졌다. 사진=비외른 짐머스 외, 커런트 바이올로지
유럽 박쥐, 짝짓기하는 집파리 ‘곱배기’ 식사 즐겨
교미 때 수컷이 내는 ‘붕붕’ 날개소리 박쥐가 ‘도청’
교미 때 수컷이 내는 ‘붕붕’ 날개소리 박쥐가 ‘도청’
짝짓기는 동물이 번식을 하기 위해 꼭 필요하지만 포식자에게 노출될 위험이 큰 행동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짝짓기를 하는 동안 조심성이 줄어들고 적이 나타났을 때 재빨리 도망치기도 힘들다. 또 포식자의 눈에 띌 확률도 곱절로 늘어난다.
생물학자라면 누구나 짝짓기 행동의 위험성을 알고 있지만 정작 얼마나 위험이 늘어나는지 실험으로 밝힌 예는 없다. 독일 연구자들은 지난 4년 동안 외양간에 동영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천장에 붙은 파리와 그것을 노리는 박쥐의 행동을 무려 4년 동안 관찰해 그 결과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최근호에 발표했다.
이들은 유럽에 널리 분포하는 흰배윗수염박쥐가 주로 집파리를 잡아먹고 사는데, 집파리는 낮에 주로 활동하고 박쥐는 밤에 활동하는 불일치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궁금했다.
4년 동안 8986마리의 파리를 촬영했는데, 파리는 밤 동안 천장에 붙어 거의 움직이지 않았고 걸어서 돌아다니는 파리 가운데 박쥐의 공격을 받은 개체는 하나도 없었다. 연구자들은 움직이는 파리가 내는 미미한 소리가 배경소음에 묻혀 박쥐에게는 들리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파리가 짝짓기를 하는 순간 박쥐들은 귀신같이 알고 공격했다. 교미를 하던 파리의 26%가 박쥐의 습격을 받았고 59%의 공격 성공률을 보였다. 교미 중인 파리가 박쥐에게는 ‘곱배기’ 식사인 셈이다.
연구자들은 짝짓기를 하면 형태가 두 배로 커져 공격을 유발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죽은 파리로 짝을 지어 실험했지만 박쥐를 끌어들이지 못했다. 반대로 스피커로 짝짓기 소리를 내자 박쥐는 공격에 나섰다.
짝짓기를 할 때 소리를 내는 것은 수컷으로, 날개를 퍼덕이면서 낮게 붕붕거리는 소리를 낸다.
논문은 외양간에서의 실험에 비춰 볼 때 숲 속에서도 이 박쥐는 짝짓기를 하는 파리를 사냥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 짝짓기 중인 파리를 잡아먹는 박쥐 동영상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Bats eavesdrop on the sound of copulating flies
Bjorn M. Siemers, Eva Kriner, Ingrid Kaipf, Matthias Simon and Stefan Greif
Current Biology, Volume 22, Issue 14, R563-R564, 24 July 2012
doi:10.1016/j.cub.2012.06.030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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