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05㎞까지 달리는 치타. 사진=말린 타이슨, 위키미디어 코먼스
치타 100m 5초대에 뛰어…멀리뛰기는 캥거루가 메달 감
동물과 사람의 신체 능력 비교한 <수의 기록> 학술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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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우사인 볼트가 올림픽 육상트랙에 치타와 함께 달린다면, 아마 물리지 않으려고 내달려 세계기록을 깰지는 모르지만 금메달은 치타에게 넘겨야 할 것이다. 100m를 볼트가 9.58초에 주파하지만 치타에게는 5.8초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올림픽에는 운동 능력이 가장 뛰어난 선수들이 참가해 기량을 겨루지만 야생동물과 경주용 동물 가운데는 이를 능가하는 실력을 지닌 동물들이 많다. 크레이크 샤프 영국 브루넬 대학 스포츠 의학 및 인체 능력 센터 교수가 국제학술지 <수의 기록> 최근호에 소개한 인간과 동물의 스포츠 능력을 알아본다.
볼트는 육상 200m에서도 19.19초의 세계 기록을 냈지만, 이 정도 속도는 치타가 아니라도 같은 거리를 9.98초에 뛰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유명한 경주마 블랙 캐비어나 11.2초에 뛰는 경주 견 그레이하운드에도 못 미친다.
지상에서 가장 빠른 동물인 치타는 시속 104㎞의 속력을 내 세계 최고의 스프린터보다 곱절은 더 빠르다. 프롱혼 영양도 시속 89㎞의 속력을 자랑하고 가장 빠른 경주마도 시속 88㎞로 이에 버금간다.
사람은 시속 37.6㎞까지 달릴 수 있는데, 이 정도로 제칠 수 있는 동물은 시속 35.3㎞까지 달리는 단봉낙타뿐이다. 하지만 낙타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시속 16㎞의 속도로 8시간이나 계속 달릴 수 있어 장거리 경주에서는 사람이 상대가 되지 않는다. 오래 달리기 부문에서는 경주 견인 시베리아 허스키가 지난해 8일 19시간 47분 동안 하루 182㎞꼴로 주파한 기록이 있다.
동물들이 네 발로 달려 사람보다 빠르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두 발로 달리는 새인 북아프리카 타조는 시속 64㎞까지 달릴 수 있다.
멀리뛰기에서는 마이크 파웰의 8.95m가 기록이지만 호주의 붉은캥거루는 12.8m로 이를 가볍게 넘어선다. 붉은캥거루는 멀리만 뛰는 게 아니라 높이도 뛰어 3.1m의 기록을 가지는데, 이는 쿠바의 높이뛰기 선수 자비에르 소토마요르가 세운 2.45m 기록을 훌쩍 넘어선다.
북한의 역도선수 김은국은 인상 153㎏, 용상 174㎏을 합쳐 324㎏을 들어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아프리카코끼리는 코로 300㎏을 들어올리며 820㎏을 끌 수 있다. 회색곰도 455㎏을 드는 힘이 있고, 고릴라는 무려 900㎏을 든다.
샤프 교수는 “올림픽의 모토가 ’더 빠르게, 더 높게, 더 강하게’인데 모든 동물이 올림픽에 참가한다면 그 수상자는 매와 독수리, 대왕고래가 차지할 것”이라며 “하지만 인간은 어떤 동물보다 더 만능인 육체를 지녔다”고 밝혔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N.C.Crag Sharp
Animal athletes: a performance review
Veterinary Record 2012; 171: 87~94 doi: 10. 1136/vr.e49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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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빠른 인간 우사인 볼트. 사진=김정효 기자
그레이하운드가 질주하는 모습. 200m를 11.2초에 뛴다. 사진=앙모키오, 위키미디어 코먼스
썰매를 끄는 시베리아허스키. 장거리 주행 전문가다.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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