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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다리 자르고 도망치는 심해 오징어

등록 2012-08-05 17:07

다리 자르기 행동이 확인된 심해 오징어. 사진=몬터레이 만 수족관 연구소(MBARI)
다리 자르기 행동이 확인된 심해 오징어. 사진=몬터레이 만 수족관 연구소(MBARI)
캘리포니아 연안 서식, 잡힌 다리 끝 잘라내고 도망
잘라낸 다리는 꿈틀대며 빛을 내 포식자 주의 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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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심해 오징어가 포식자로부터 공격당하면 자신의 다리를 잘라내고 도망치는 행동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오징어에게서 도마뱀과 같은 ‘자절’ 행동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테파니 부시 미국 로드아일랜드 대학 해양학자는 국제학술지 <해양 생태학 진보 시리즈>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 이런 발견 내용을 소개했다.

연구자는 캘리포니아 해안의 몬터레이 해저 계곡에 서식하는 대형 심해 오징어(학명 옥토포테우티스 데레트론)가 종종 다른 길이의 다리를 가지고 있으며, 일부는 다리 끝이 무뎌졌거나 재생 중인 사실에 착안해 다리 자르기 행동의 조사에 나섰다. 

원격 조정 잠수정을 이용한 부시 박사의 심해 오징어 연구장비와 연구실. 사진-스테파니 부시
원격 조정 잠수정을 이용한 부시 박사의 심해 오징어 연구장비와 연구실. 사진-스테파니 부시

그는 카메라를 탑재한 원격 조정 잠수정을 심해 오징어 서식지에 집어넣은 다음 청소용 솔로 오징어를 쿡쿡 찔러 공격했다. 그랬더니 오징어는 다리의 일부를 자르고 물을 분사하며 도망쳤는데, 잘라진 다리 일부는 꿈틀거리며 빛을 내거나 깜빡거려 ‘포식자’의 주의를 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행동은 도마뱀의 꼬리 자르기와 비슷했지만, 심해 오징어는 다리의 빨판으로 포식자를 움켜쥔 상태에서 자르기 때문에 잘린 다리는 적의 피부에 들러붙어 여전히 공격을 하기 때문에 오징어가 도망칠 충분한 시간을 벌어준다.

심해 오징어. 사진-스테파니 부시
심해 오징어. 사진-스테파니 부시

실험 결과 오징어가 다리를 자르는 지점은 포식자를 움켜쥔 곳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어서 손실을 최소화했으며, 늘 다리를 자르는 것도 아니고 공격을 심하게 받았을 때만 이런 행동을 했다. 죽음보다는 부상이 낫지만, 다리가 재생하기까지의 에너지 손실을 줄이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오징어 말고 다른 7종의 오징어를 조사했지만 이런 다리 자르기 행동은 발견하지 못했다.  

잠수정에서 병 청소용 솔로 심해 오징어를 공격하자 2개의 다리 끝을 잘라내는 모습. 수심은 830m이다. 팔 하나는 솔에서 떨어져 나와 몸부림치다가 10초쯤 뒤 동작을 멈췄다. 잘라진 다리가 희게 보이는 것을 생물발광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Bush SL (2012) Economy of arm autotomy in the mesopelagic squid Octopoteuthis deletron. Mar Ecol Prog Ser 458:133-140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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