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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한국은 원전 80기를 달나라에 수출하나요?”

등록 2012-09-03 20:08수정 2012-09-03 22:46

마이클 슈나이더(53·독일) 국제 에너지 컨설턴트
마이클 슈나이더(53·독일) 국제 에너지 컨설턴트
서울 온 국제에너지 컨설턴트 마이클 슈나이더
국회 ‘세계 핵산업 미래’ 강연회 참석
“후쿠시마 사고로 원전시장 사양길”
산업가치도 폭락…한국 정책 비판
“원전 수출 시장 자체가 안 보이는데 80개 원전을 어디다 수출하죠? 달이나 혹성에 수출하나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세계 핵산업에 미래는 있는가?’ 강연회에서 만난 마이클 슈나이더(53·사진·독일) 국제에너지 컨설턴트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세계 핵산업은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다”며 한국의 ‘원전 르네상스’ 정책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날 강연회는 아이들에게 핵없는 세상을 위한 국회의원 연구모임·녹색당·진보신당·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의 공동 주최로 장정욱 일본 마쓰야마대 경제학부 교수의 강의와 함께 열렸다.

지난 7월 대표저자로 <세계핵산업동향보고 2012>를 펴낸 슈나이더는 현재 유럽의회·프랑스·독일·벨기에 정부에 에너지정책 자문을 하고 있다. 지난달 27~31일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포럼 참석차 서울에 온 그는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기도 했다.

그는 “세계의 핵산업이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경기침체로 뚜렷히 퇴조의 길에 들어섰다”고 지적했다. 슈나이더의 분석을 보면, 전세계 원전은 429기(지난 5월 기준)로, 최대였던 2002년 444개보다 15개가 줄어들었다. 세계 전력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93년 17%에서 2011년 11%로 떨어졌다. 후쿠시마 사고 여파로 2010년보다도 4.3%포인트가 줄어들었다.

“핵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프랑스의 원전 시공업체 아레바사의 주식가치가 2007년 대비 88% 폭락했습니다. 원전을 짓는 자금 조달 자체가 힘들어졌죠.”

슈나이더는 “도쿄전력은 2007년 기준 96%, 세계 최대의 원전 운영사인 프랑스전력공사(EDF) 주식 가치도 82% 하락했다”고 덧붙이며 원전 시장 자체가 쇠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탈리아의 국민 94%가 원전 프로젝트에 반대의 뜻을 표시했고, 중국, 네덜란드, 스위스 등 많은 나라들이 후쿠시마 이후 현재 건설중인 원전 외에 신규 건설은 하지 않고 있다”며 “세계적인 추세로 봤을 때 원자력의 비중은 줄었고 계속 줄어들 전망인데, 한국은 원전 80기를 어디로 수출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 80기를 수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대신 슈나이더는 전세계적인 신재생에너지의 성장에 주목했다. <세계핵산업동향보고 2012>를 보면, 2011년 전세계 풍력발전 전력 생산 규모는 41GW(기가와트)가 늘어났고, 유럽연합(EU)의 신재생에너지 규모도 142GW가 늘었다. 미국, 독일, 일본 등은 2009~11년 사이 신재생에너지 투자액을 꾸준히 늘렸고, 지난해 기준 전세계 신재생에너지 투자액은 2600억달러로 2004년의 5배에 달했다.

그는 “에너지 효율 시스템, 지능형 전력망(스마트 그리드), 신재생에너지를 발전시킬 수 있는 산업 기반을 가지고 있는 한국이 과거의 유물인 원전에 매달리고 있는 모습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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