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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지구 온난화로 태풍 잦아질까 줄어들까

등록 2012-09-10 20:30수정 2012-09-10 20:46

2003년 9월10일 태풍 매미가 대서양 허리케인의 카테고리5에 해당하는 ‘슈퍼태풍’으로 발달했을 때의 위성 사진 모습.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2003년 9월10일 태풍 매미가 대서양 허리케인의 카테고리5에 해당하는 ‘슈퍼태풍’으로 발달했을 때의 위성 사진 모습.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온실가스 계속땐 빈도 11% 증가’
기상연구소, 새 분석결과 내놓아
과학계 일반 전망과 상반된 결론
“불확실성 커” 기후전문가들 논란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 태풍의 양상은 어떻게 변할까? 이 질문에 대해 과학자들이 이제까지 내놓은 모범답안은 “태풍의 발생 개수는 감소하고, 세기는 증가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최근 기상청 국립기상연구소가 이와 상반된 분석 결과를 공식 발표해, 기후 전문가들 사이에 논란이 되고 있다. 기상연구소가 전망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서태평양의 태풍 발생 가능성과 남서 해상의 태풍 잠재 강도가 모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망은 내년에 발간될 예정인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 제5차 보고서에 사용된, 세계가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을 경우의 온실가스 배출량 시나리오(RCP8.5)와 온실가스를 저감할 경우의 시나리오(RCP4.5)를 바탕으로 나온 것이다.

분석 결과, 가까운 미래인 2021~2050년 사이에 서태평양상의 태풍 발생 빈도는 온실가스를 줄이더라도 20세기 말(1971~2000년)에 비해 8% 증가하며,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11%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세기 말(2071~2100년)에는 같은 조건에서 각각 24%, 3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로 태풍이 진입하는 길목인 남서해상에서의 태풍 강도도 2021~2050년에는 온실가스를 줄일 경우 10%, 줄이지 않을 경우 12% 증가하고, 21세기 말까지는 21~31%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연구소의 이 발표에 태풍 전문가들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태풍의 미래에 대한 과학계의 기존 전망과 완전히 상반된 결론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태풍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중위도 지역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열대 지역과의 열적 차이가 줄어들어 태풍 발생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중위도 지역과 열대 지역 사이의 열적 차이를 해소하기 위한 자연현상이 태풍인데, 두 지역의 열적 차이가 줄어들면 굳이 태풍이 나설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또 일단 태풍이 만들어지면 그 강도는 높은 해수온에 따른 에너지 공급 증대와 태풍의 구조를 와해시키는 편서풍 약화의 영향으로 더 강화될 것이라는 것이 태풍 전문가들의 결론이었다.

허창회 서울대 교수(지구환경과학부)는 “기상연구소의 분석은 제5차 기후변화보고서에 포함된 60여개가 넘는 기후모델 가운데 하나를 적용한 것인데, 기후모델들은 태풍을 나타내지 못하고 과거 60년 동안의 실제 관측 결과도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불확실성이 크다”며 “기상연구소가 기존 결론과 상반된 결과를 전문가들의 검토 과정도 거치지 않고 공식 발표한 것은 기후 연구자로서 이해할 수 없고,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일주 제주대 교수(해양산업경찰학과)도 “지역적으로 태풍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곳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서태평양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을 고려하면 그런 가능성도 높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의문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기상연구소 조천호 기후연구과장은 “기상연구소의 예측은 기존의 태풍 전망 방식보다 열역학적 변수를 크게 고려하는 에마누엘 방식을 적용해서 나온 것”이라며 “이 방식이 늦게 개발돼 아직 보편적으로 사용되지는 않고 있어 논쟁거리가 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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