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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과학기술 거버넌스는 공정한 게임의 규칙부터

등록 2012-09-17 14:14수정 2012-09-17 14:27

지난 1월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출연연 선진화 방안 공청회. 사진/ 사이언스온
지난 1월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출연연 선진화 방안 공청회. 사진/ 사이언스온

인터뷰 과기정책 전공 박진서 박사의 견해를 자세히 들어보니...

정부 출연 연구기관(줄여 ‘출연연’ 또는 ‘정출연’)은 중앙 정부가 지원하는 예산을 받아 운영되며, 특정 정부 부처에 소속되거나 일부는 자체 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과학기술 분야에는 모두 27개 출연연이 전국에 산재해 있으며, 이들은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의 ‘기초기술위원회’나 지식경제부(지경부)의 ‘산업기술연구회’로 양분돼 소속된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과학기술부와 교육인적자원부가 교과부로 통합되었고, 기존의 과학기술부에 속해 있던 출연연들은 각각 교과부와 지경부로 양분됐다. 이어 지난해에 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출연연 통폐합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결국, 올해 초 정부는 출연연 통폐합의 내용이 담긴 ‘개정 법안’을 지난 18대 국회에 제출했으나, 이에 대한 출연연 쪽의 저항으로 폐기(18대 국회 만료) 되었다. 하지만 정부는 최근인 지난 7월에 현장 연구자들의 목소리를 뒤로 한 채 해당 법안을 다시 심의, 확정하여 이번 19대 국회에서 처리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출연연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88%가 현 정부의 과학기술정책(과기정책)이 잘못됐다고 평가했다. 무엇이 출연연 현장의 과학기술인들을 저항하고 분노하게 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8월, 과학웹진 <사이언스온>과 현장 과학기술인모임이 함께 주최한 제1차 ‘과학기술 정책 제안 타운미팅’에 참가했던 박진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선임연구원(과학기술정책 전공)한테 출연연을 둘러싼 여러 문제를 과학기술 거버넌스(Governance; 지배구조)의 맥락에서 들어보기로 했다.


정부 바뀔 때마다 되풀이되는 논란, ‘출연연 개혁’

정부가 다시 추진하는 출연연 관련법 개정 법률안의 주요 뼈대와 해외 출연연의 모델, 그리고 출연연 통폐합의 주된 목적인 융합 연구의 가능성에 대해 먼저 들어보았다.

- 정부가 얘기하는 출연연 통폐합의 주요 내용을 어떻게 파악하고 계신지요?

지난 8월11일 열린 ‘현장의 목소리를 채우는 과기정책 제안 타운미팅‘에 참석해 과학기술 정책의 의사결정 구조에 관해 토론하고 있는 박진서 박사(오른쪽). 사진/ 타운미팅 준비모임
지난 8월11일 열린 ‘현장의 목소리를 채우는 과기정책 제안 타운미팅‘에 참석해 과학기술 정책의 의사결정 구조에 관해 토론하고 있는 박진서 박사(오른쪽). 사진/ 타운미팅 준비모임
“지난 8월11일 열린 '현장의 목소리를 채우는 과기정책 제안 타운미팅'에 참석해 과학기술 정책의 의사결정 구조에 관해 토론하고 있는 박진서 박사(오른쪽). 사진/ 타운미팅 준비모임 “출연연 통폐합의 문제, 출연연의 소관 부처의 문제는 그동안에도 과학기술 거버넌스의 논의에서 항상 중심이 되어왔습니다. 최근에도 정부는 융·복합을 위해서는 쪼개진 출연연들(현재 교과부와 지경부로 양분된 구조를 말함)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며 국가위 산하에 가칭 ‘국가연구개발원’이라는 단일 법안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출연연의 양분화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은 올바른 걸까요?
(모순적인 상황은) 출연연 통폐합 추진과는 별개로 존재합니다. 정부가 출연연 통폐합을 얘기하면서도 이미 해양과학기술원은 국토해양부가, 기초과학연구원은 교과부가 기존의 출연연과는 다른 별도의 법인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교과부와 지경부로 갈라진 현 출연연들도 모두 다 국가위 소속의 단일 법인 안으로 통폐합되는 것이 아니고, 생산기술연구원(KITECH)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경부로, 건설기술연구원(KICT)은 국토해양부로, 식품연구원(KFRI)은 농식품부로 가게 됩니다. 그밖에도 새롭게 만들어진 연구소도 몇 개 더 있습니다.”

- 늘 정부가 바뀔 때마다 출연연 개혁은 큰 논란거리를 낳았는데요, 그러면 해외의 출연연 모델은 어떠한가요?

“벤치마킹을 할 만한 외국의 출연연 모델이 무엇일까?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미국이나 독일, 일본의 사례들이 그동안 많이 소개되었지만, 주로 조직 구조나 예산 중심으로 소개되었고 실제 운영과정에 대해선 심층 분석된 것을 아직 보질 못했습니다. 예컨대, 독일의 경우에는 정부의 기본 철학이, 해당 연구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를 연구기관의 기관장으로 임명하고 그에게 인사와 예산의 전권을 부여함으로써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연구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쪽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만, 과연 이런 것이 한국 현실에 얼마만큼 적용 가능할까에 대해선 확신이 잘 안 섭니다. 연구 자율성과 정부 간섭의 배제가 과연 최고 수준의 연구자를 조직의 수장으로 임명하고 그에게 전권을 부여하는 것만으로 가능할지, 어쩌면 연구소 내부의 민주적인 의사결정 방식과 신뢰할 만한 자체 평가와 동료평가가 전제되어야 가능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더라도 연구 자율성이란 측면에서 본다면 독일의 연구회 체제는 여전히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고 생각합니다.”

- 출연연 통폐합은 융합 연구를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우선 다음 두 가지 질문이 명확히 설명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과연 융합 연구란 무엇인가? 둘째, 융합 연구가 왜 정책의 목적이 되어야 하는가? 과연 융합 연구와 융합 연구가 아닌 것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또한, 융합 연구의 저해 요인들이 무엇인지, 그리고 단일법인화를 통해서 해결될 수 있는 저해 요인들이 얼마나 되는지, 이런 것들에 대해 속시원한 설명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
예전에 읽은 어느 학자의 주장에 빗대어 비유한다면, 어느 순간부터 우리나라는 ‘융합’은 좋은(good) 것이자 아주 바람직한(desirable) 것이며, 우리가 뒤처지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inevitable) 것이 되고, 그래서 융합 자체가 정책의 목적 자체가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융합 그 자체가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잖습니까. ?그런데도 현재의 논의는 ‘융합’이 뭘 의미하는 것인지도, 그 실체가 무엇인지도 명쾌하지 이해되지 않은 채, 융합 연구를 가로막는 요인이 정말 무엇인지 면밀히 검토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 마치 절대선과 같은 ‘융합’을 위해서는 출연연을 ‘단일법인화(통폐합)’을 해야 한다고 되풀이해 주장하는 듯이 보입니다.”


과기정책 거버넌스와 게임 규칙의 공정성, 투명성

‘과기정책 거버넌스’,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다. 그렇지만 요즘 국가의 과학기술 정책 전략을 어떻게 짤 것이냐를 두고 논의를 하는 장소에서는 어김없이 이런 알쏭달쏭한 말이 자주 등장한다. 국가 차원에서 과학기술이 나아간느갈 방향의 큰 그림을 어떻게 그릴 것인지, 그런 그림에서 정부와 민간은 어떻게 참여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등장하는 말일 것이다. 과기정책 거버넌스란 어떤 것이며, 어떤 모습이 연구개발(R&D)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궁금했다.

“연구개발 수행에서 거버넌스 논의는 항상 출연연 통폐합 여부로 귀착되고 있고, 연구개발 관리에서도 소관 부처나 행정 조직의 문제로 다시 환원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연구개발 혹은 과학기술 거버넌스를 광의의 개념으로 이해하고 분석하는 일은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거버넌스란 게임의 규칙을 만들고 적용하고 집행해 나가는 과정이나 그 결과물로 정의하고 싶습니다. ‘게임의 규칙’은 단순히 법률이 제정·개정(과학기술기본법, 출연연 관련법 등)되고, 행정조직이 개편(국가위의 설립, 과학기술 부총리제 등)되었다고 해서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법률이 바뀌어도 국가위가 설립되었어도 여전히 변하지 않는 현장과 일상의 관행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과학기술 혹은 출연연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행태와 그들 간의 타협의 방식이 변하지 않는 한 껍데기만 바뀌는 것 일뿐 거버넌스가 변하였다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현 과기 정책 거버넌스의 문제점에 대해 생각하시는 바를 자세히 들어보고 싶습니다. 거버넌스의 문제와 게임의 규칙이라는 건 어떤 관계가 있다는 것이지요?.

“만약 거버넌스를 게임의 규칙이라고 이해한다면, 과학기술 혹은 연구개발과 관련된 다양한 의사결정 과정 그 자체를 설계하고 운용되는 과정이 문제의 초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나라에서 과학기술 거버넌스를 이야기할 때, 배제된 중요한 개념이 바로 ‘민주주의’일 것 같구요.
‘게임의 규칙’을 만들고 집행해 나가는 과정이 민주적이지 못하다면 그런 비민주적인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규칙을 이해당사자들에게 지키라고 강제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폭력으로 기능하는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게임의 규칙’을 만드는 과정에 누가 참여하고 있고 누가 배제되어 있는가도 거버넌스 논의에서 중요한 이슈로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단순히 이해관계 집단을 ‘과학기술계’라고 모호하게 표현할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현재 과학기술 거버넌스 논의과정에서 과연 대학원생, 비정규직, 여성의 목소리들이 반영되고 있을까요?”

- 앞에서 말씀하셨던, 융합 연구가 목적이 되는 출연연 통폐합의 문제처럼, 효율성이 주된 잣대가 되는 거버넌스에서 생기는 문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너무 비관적인 해석이 아닐까도 싶지만, ‘효율성’을 키우기 위해 도입했던 수많은 조직과 제도들이 막상 민주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도입 이후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그런 문제들이 왜 발생했는지 그것이 누구의 책임인지 추적하기 어려운 것이 현재의 연구개발 시스템인 것 같습니다. 어떤 조직이나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것은 항상 ‘효율성’에 대한 정당성입니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할 경우, 거미줄처럼 얽힌 사람들 간의 관계에서 특정 개인에게 책임의 소재를 묻는 것은 현재의 시스템에서 더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막연히 문제의 책임은 특정 개인이 아니라 어떤 집단 혹은 관계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인식하는 상황에서는 자연스럽게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는 ‘효율성’이 저하하겠지요. 그런 상황에서 기존에 만들어진 조직과 제도에 대한 반성보다는, 또 다른 조직과 제도를 만들어 돌파구를 삼는 반복적인 상황이 우리나라 과학기술정책의 관행인 것 같습니다.”
따라서 정책과정에 대한 참여와 민주적인 의견 수렴 과정이라는 장치를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가, 그리고 연구개발 과제를 기획하고 관리하고 평가하는 과정에서 투명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핵심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어떤 형태로든 행정부가 독점하는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할 것 같구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민주적인 절차와 과정이 법제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의 소외된 연구인력을 충분히 대변하는가?

정부 주도의 일방적인 과기 정책 거버넌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되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조직화가 필요하게 된다. 현재, 과기 분야에서 얼마만큼의 조직화가 이루어졌는지를 박 연구원의 말을 통해 살펴보았다.

“과학기술계 출연연의 경우에 노동조합은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공공연구노조)과 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노동조합(과기연전노조)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알리오’(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http://www.alio.go.kr/alio/main/main.jsp)와 공공연구노조 자료에 따르면 현재 기초기술연구회 소관 출연연(해양과학기술원 포함)의 조합원 수는 2169명으로, 정규직은 2118명이며 비정규직 조합원 수는 51명에 불과합니다.
한편, 최근 민주통합당 이상민 의원의 조사에 따르면 기초기술연구회 소관 출연연의 총 직원은 1만815명에 달했고 이 가운데 정규직은 4987명, 직접고용 비정규직은 4889명, 간접고용 비정규직은 939명이나 되었습니다. 이 조사를 토대로 조직률을 살펴보면, 정규직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43.5%인 반면에 비정규직 노동조합 조직률 0.87%(직접+간접고용)에 불과합니다.
이런 질문을 던져보고 싶습니다. 현재 정부 주도의 과학기술 거버넌스 논의에 영향을 끼치는 ‘현장의 목소리’가 존재하는지? 물론 개인의 목소리가 아니라 이해관계가 어느 정도 비슷한, 예컨대 출연연 비정규직 연구원이라든가 이공계 대학원생들의 ‘집단적인’ 목소리 말입니다. 당연히 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해관계를 대변할 수 있는 조직과 단체가 없는데, 다양한 의견이 모아지고 걸러져서 집단적인 주장으로 표출될 수 있는 통로가 없는데, 게임의 규칙을 만드는 과정에는 당연히 소외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런 질문도 던져보고 싶습니다. 노동조합을 포함해 현재 산재하는 이런저런 과학기술 관련 단체들이 대변하는 이해관계가 과연 지금까지 소외된 대다수 연구개발 인력의 이해관계와 어느 정도 일치하고 있을까요?
결국은 현장의 목소리도 ‘조직화되어’ 표출되어야 의미가 있는 것지, 그렇지 않고 현장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파편화된 개개인의 의견들은 그런 의견이 아무리 많아도 말 그대로 개인의 의견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거버넌스의 구조적인 문제...해결방안은?

현장 연구자들이 느끼는 정부의 일방적인 과기 정책을 해결하기 위한 법적인 문제는 없을까? 과학기술기본법 시행령을 살펴보면 “과학기술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경우 소관 과학기술 관련 위원회에 민간 전문가 (...) 및 법인, 단체 또는 시민단체의 참여를 확대하고 (...) 정책의 대상이 되는 개인, 법인 및 단체의 의견을 조사하여 정책의 형성 및 집행에 최대한 반영”하도록 명시되어있다. 또한 연구회의 이사 구성에서도 중앙행정기관 공무원과 국가위가 함께 임명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많은 민간 전문가나 과학기술 관련 단체가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고 느끼기 힘든 근본적인 이유와 대안에 대해서 좀더 물어보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어떤 형태로든 의사결정 단위에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과정이나 혹은 유관 단체의 추천을 통한 선임 과정에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기존의 연구회 체제를 예로 들면 ‘당연직’ 이사를 두는 것 자체가 관료 주도로 의사결정이 이뤄질 확률을 높여주고 있다고 봅니다. 현재 기초기술연구회와 산업기술연구회는 각각 이사장 1명을 포함해 15명 이내의 이사를 둘 수 있는데, 양 연구회 모두 기획재정부, 교육과학기술, 지식경제부, 기타 유관 부처 등 총 4명의 차관이 당연직 이사가 됩니다. 과연 이런 체제에서 누가 소신 있게 자기 의견을 내 놓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연구회의 경우 이사는 산업계·연구계·학계 등의 추천을 받아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감독관청의 장이 임명하게끔 되어 있는데, 이런 이사 선임 과정이 매우 불투명하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추천을 받은 분들이 해당 산업계, 연구계, 학계 내부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추천을 받았는지, 추천받은 분 중에 이사회나 감독관청은 어떤 기준을 통해 이사를 임명하는지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다시 말해, 현재의 연구회 이사 추천 과정은 감독관청의 입맛에 맞게 이사 선임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동시에, 이사가 추천받은 단체의 이해관계를 대변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닙니다. 이런 측면에서 (국과위가 추진하는) 국가연구개발원도 비슷한 전철을 밟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안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국가과학기술위원회나 연구회 등의 의사결정 조직에서 기존의 상임위원이나 당연직 이사라는 개념을 벗어나서, 방송통신위원회나 노사정위원회와 같이 과학기술 부문의 다양한 이해당사자의 대표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위원회나 이사회를 새롭게 설계했으면 합니다. 물론 방송통신위원회는 행정부과 입법부(여/야), 노사정위원회는 노동자, 사용자, 정부, 공익이라는 대표성이 반영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과연 과학기술 분야 공공부문 의사결정 조직은 어떤 다양한 이해관계를 반영해야 바람직할지에 대한 충분한 논의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습니다. 예컨대 기초기술연구회의 경우, 관련 학회 추천 3인, 소관 출연연 추천 3인, 정부 추천 3인, 시민단체 추천 3인, 그리고 별도의 문제가 없다면 연구회 감독관청에서는 임명을 하는 형식으로 하면 이사들에게도 어느 정도 대표성이 부여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어느 조직 혹은 단체가 추천할 수 있는지, 내부의 추천 과정이 얼마나 합리적인지는 또 다른 문제이구요. 물론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상상에 불과합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이번에 현장 과학기술인들이 중심이 되어 여는 ‘과학기술 정책 제안 타운미팅’에 참여한 소감이 어떠냐고 묻는 물음에 “집단적으로 개인들이 의견을 내고, 그 의견들이 조율이 되어 공통된 의제로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가 무척이나 신선했고, 다양한 연구현장에서 땀을 흘리는 분들부터 공공 연구개발에 관심 있으신 시민들까지 토론행사장을 가득 메우기를 바란다” 라는 말로 대신했다.

정우진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석박사통합과정 대학원생
시스템생물학의 다양한 주제 중 세포 내 분자네트워크에 관심이 있으며, 특히 분자네트워크의 역동성과 그에 따른 생물학적 현상(질병 및 세포기능)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메일 : aneyespecialis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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