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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2012 노벨의학상이 선정한 유도만능줄기세포란?

등록 2012-10-22 14:59

과학향기
2012년 노벨생리의학상은 최근 세계 생명공학계의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인 ‘줄기세포’와 관련된 연구 성과에 돌아갔다.

우리 몸의 조직은 사용하면서 마모되거나 손상을 입는다. 때문에 이를 보충하기 위해 세포분열을 통해 새로운 조직 세포가 끊임없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사고나 질병 등으로 손상이 심각한 경우 조직세포의 세포분열만으로는 완전한 복구가 어렵다. 특히 신경세포처럼 재생이 어려운 세포들은 손상된 부분을 복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받는 것이 줄기세포다. 줄기세포는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세포로 분화하기 전단계의 세포, 미분화 세포를 말한다. 다른 세포와는 달리 세포의 운명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우리 몸을 구성하는 210여 가지 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 또한 스스로 복제할 수 있으며 정맥으로 투여했을 때 손상 부위로 스스로 찾아가는 능력이 있다.

줄기세포를 대량으로 만들어서 환자에게 이식할 수 있다면? 환자의 자연치유력만으로 복구가 불가능한 손상을 치료할 수 있고, 적절히 사용한다면 뇌성마비나 척추 손상으로 인한 하반신 마비와 같은 영구적 장애도 치료가 가능해질 수 있다. 한마디로 줄기세포는 난치병 치료와 파괴된 기관 복구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줄기세포 연구는 10여 년 전부터 여러 나라에서 진행돼 왔다. 그렇다면 이번 노벨상을 수상한 줄기세포 연구는 기존 연구와 어떤 차이점이 있어서 선정된 걸까. 노벨상위원회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존 거든 교수와 일본 교토대 야마나카 신야 교수를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하며 이미 성숙하고 분화된 세포를 미성숙한 세포로 역분화해 다시 모든 조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공로라며 수상 이유를 밝혔다.

거든 교수는 이미 1962년 개구리 난세포의 핵을 소장 세포에서 얻은 핵으로 대체하는 데 성공하면서 핵 이식과 복제 분야의 개척자로 인정받았고, 야마나카 교수는 2006년 생쥐의 피부세포에 특정 유전자를 삽입해 어떤 세포로도 분화할 수 있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induced Pluripotent Stem Cell)’를 처음으로 만들었다.

iPS세포는 기존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됐던 문제, 즉 수정란에서 발생하고 있는 배아를 파괴해야만 얻을 수 있다는 윤리적인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해 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iPS는 사람의 수정란이나 난자 대신, 피부세포에 유전자 변형을 가해 배아줄기세포와 비슷한 분화 특성을 갖는 줄기세포를 뽑아내는 방식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iPS가 환자의 치료에 실질적으로 쓰이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노벨상을 수상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 기술이다. iPS가 기존 줄기세포 연구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

줄기세포는 새로운 세포가 만들어지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볼 수 있다. 피가 만들어지는 뼈의 골수, 마모된 융털 세포를 생성하는 소장벽과 위벽, 정자와 난자가 탄생하는 생식선이 대표적인 곳이다. 여기에는 기관을 이루는 조직의 세포로 발달할 수 있는 줄기세포들이 있어 주변의 어떠한 세포가 손상되더라도 빠르게 복구할 수 있다. 이러한 세포들을 성장이 끝난 성체에서 볼 수 있는 줄기세포라고 해 성체줄기세포(adult stem cell)라 한다.

하지만 성체줄기세포들은 특정한 조직의 세포로만 분화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예컨대 골수에서 혈액 속의 혈구를 만들어내는 줄기세포들은 신경세포나 근육세포로 분화하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장벽의 세포들도 융털을 이루는 상피세포로 발달할 수는 있지만 혈구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반면 수정이 완료된 배아에 있는 배아줄기세포(embryonic stem cell)는 몸을 이루는 모든 조직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 하나의 배아로부터 태아를 이루는 모든 세포가 발달하기 때문이다. 배아줄기세포는 어떤 조직으로도 분화할 수 있기 때문에 줄기세포 연구 초창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줄기세포치료의 장점을 고스란히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의 난자를 채취해서 인공적으로 수정시킨 후 배아를 파괴해야 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연구와 활용을 위해서는 생명 윤리와 관련된 논란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적용범위가 좁다는 약점이 있음에도 성체줄기세포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유는 윤리적 제약이 적고 임상 적용이 쉽기 때문이다. 때문에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실제 치료에도 성공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난치병으로 은퇴했던 경주마 ‘백광’에게 줄기세포 치료를 해 경마계에 성공적으로 복귀시킨 사례가 유명하다.

어찌됐든 줄기세포 연구의 목적은 안전하게 의료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줄기세포를 얻는 것이다. 기존 배아줄기세포의 윤리적인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iPS세포다. 윤리적인 논란을 피하면서도 체세포에서 배아줄기세포처럼 만능인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앞으로 줄기세포 연구방향도 iPS세포로 모아질 것이다. 윤리적 논란과 의학적 이용 가능성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으니 남은 건 ‘얼마나 효율적으로, 얼마나 안전한 줄기세포를 얻을 것인가’일 것이다.

글 : 김택원 과학칼럼니스트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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