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한 측정연구원이 방사능 측정소에서 측정 결과를 기록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2011)
‘저선량 방사선의 건강 영향’에 관한 두 논문
일본 후쿠시마 원전 참사의 여파로 우리 사회에서도 낮은 수준의 저선량 방사선이 인체에 끼치는 영향에 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많은 과학자들이 저선량 방사선의 위험에 관해서는 아직 충분히 알지 못한다고 말할 정도로, 이 분야에서는 여전히 다르게 해석되는 여러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저선량 방사선은 무해하다는 식의 주장을 경계하면서, 공중보건 차원에서는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에서는 방사선량의 관리 기준에 엄격한 해석을 적용해야 한다는 게 국제적 기준이 되고 있다.
최근에도 방사선은 선량이 적더라도 인체에는 유해한 것으로 분석된다는 종합적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논문은 개별 연구의 결과가 아니라 지난 40년 동안 지상 광물과 해발 고도에 따라 지역별로 다른 양으로 관측되는 자연방사선(background radiation)이 생물에 끼치는 영향을 연구한 여러 연구결과를 종합 비교해 내놓은 결과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이른바 기존 논문들의 데이터를 종합해 분석한 ‘메타분석’이다. 한편으로는 비슷한 시기인 최근에 다른 학술지에는 실험실에서 저선량 방사선을 쪼인 동물과 그렇지 않은 동물을 비교하니 저선량 방사선이 생육을 활성화하는 것으로 관찰된다는 논문도 발표돼, 이 분야의 관심사가 여전히 지속적인 논쟁의 대상임을 보여주었다.
“기존 연구 종합해보니 저선량 방사선 유해성은 통계적 유의미”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과 프랑스 파리11대학의 연구자들은 최근 학술지 <생물학 리뷰(Biological Reviews)>에 낸 논문에서 자연방사선이 생물 개체군(집단)에 끼치는 영향을 다룬 지난 40년 간의 여러 연구물 중에서 정량적으로 서로 비교할 수 있는 연구물 46건을 간추려 통계 기법으로 분석해보니, 적은 방사선량도 생물 개체군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유의미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결론에서 “다양한 양의 자연방사선에는 돌연변이 비율, 디엔에이(DNA) 손상, 디엔에이 수선에 끼치는 작지만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는 증거가 존재한다”고 제시했다.
다음은 이 논문의 초록과 결론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초록
“지상 자연방사능은 [지역에 따라] 천 배 이상까지 다양하다. 이렇게 공간마다 다르기에 생리, 돌연변이, 선택에 끼치는 효과들도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다. 우리는 다양한 수준의 자연방사능과 진화 사이의 연관성에 관한 문헌들을 살펴보았다. 첫째, 우리는 자연방사선이 돌연변이, 디엔에이 수선과 유전에 끼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효과크기(effect size, 실험군/조사군과 대조군에 나타나는 효과의 평균 차이를 비교한 값, 통계학 용어)를 보여주는 373개 평가치가 담긴 46건의 연구물에서는...작지만 높은 유의성을 보이는 평균 효과가 드러났다. 둘째 우리는 생리학, 면역학, 질병 빈도 같은 큰 범주에 기반을 둔 기존 연구들에서 평균 효과크기가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가중치를 더한 평균 효과크기는 동물보다 식물 대상 연구에서 더 크게 나타났으며, 비교적 높은 수준의 자연방사선이 있는 지역에서 수행된 연구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셋째 이런 방사선이 돌연변이, 면역학, 그리고 생활사(life history)에 끼치는 부정적인 효과는 살이 있는 유기체에 끼치는 방사선의 긍정적인 효과인 호메시스(hormesis)의 일반적인 역할과는 일치하지 않았다. 넷째 우리는 생물분류군 사이에서 방사선 내성(resistance)에 관한 연구를 살펴보았다. 이 연구에서는 현재 수준의 자연방사선이 돌연변이의 유입요인에 영향을 끼칠 수 있고 그리하여 자연적 개체군의 유전학적 구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중요한 점은, 이런 연구들이 여전히 적고 흩어져 있어서 연구 부족에 대처하는 조율된 노력이 필요함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번 논문은 개별 연구의 결과물이 아니라 기존의 많은 연구 논문을 뒤져 그것을 종합하고 비교하는 연구를 하는 이른바 '메타분석'의 결과물라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는 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 보도자료와 논문을 보면, 연구팀은 메타분석을 하게 된 이유와 관련해 “(저선량 방사선이 끼치는) 작은 효과크기를 관찰하려면 연구 대상 개체군의 규모는 엄청 커야 한다”며 “여러 지역에서 엄격한 통계기법을 사용해 진행한 여러 연구결과를 한 데 모으면 저선량 방서선에 관한 물음에 다가갈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메타분석을 위해서, 먼저 연구자들은 학술데이터베이스에서 여러 검색어를 이용해 지난 40년 동안 자연방사선의 생물체 영향을 다룬 5000편 가량의 논문을 1차로 모았으며, 이 가운데에서 통계 기법으로 정량적인 비교 분석을 하는 데 쓸 수 있는 기존 연구물 46건을 뽑아내었다. 이 논문들은 람사르, 케냐, 이란, 프랑스, 중국 지역들처럼 상당히 많은 자연방사선이 관측되는 세계 각지에서 이뤄진 연구물로서, 대부분은 사람의 개체군을 대상으로 삼았지만 일부는 동식물을 대상으로 한 것도 포함됐다. 저선량 방사선의 영향으로서 디엔에이 손상 확인 실험을 비롯해 여러 질병의 역학 조사 등을 담고 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저선량 방사선이 유해성을 지난다는 것이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하게 관찰되었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결론
(1) 우리는 다양한 양의 자연방사선에 대한 반응을 다룬 논문들을 살펴보았다. 거기에는 다양한 수준의 자연방사선에 돌연변이 비율, 디엔에이 손상, 디엔에이 수선에 끼치는 작지만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는 증거가 존재한다. (2) 다양한 수준의 자연방사선이 면역과 암 같은 질병에 끼치는 영향은 유의미하게 존재한다. (3) 이 논문 결과는 저선량 자연방사선에서 나오는 호메시스라는 일반 효과와는 일치하지 않는다. (4) 서로 다른 생물분류군에서 방사선 내성이 존재함을 보여주는 강한 증거가 있었다. 다양한 연구 기록에는 분류군 간에 차이가 있음이 나타난다. (5) 다양한 자연방사선과 다양한 생물학적 반응 변수 간의 상관성에 관해, 이 논문의 결과는 방사선 사고의 생물학적 영향을 평가할 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6) 방사선-감수성에 나타나는 종간의 차이를 설명해주는, 그 바탕의 메카니즘은 향후에 더 연구돼야 한다. 연구자들은 논문의 결론에서 “다양한 수준의 자연방사선에는 돌연변이 비율, 디엔에이 손상, 디엔에이 수선에 끼치는 작지만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는 증거가 존재한다” “다양한 수준의 자연방사선이 면역과 암 같은 질병에 끼치는 영향은 유의미하게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아주 적은 양의 방사선은 오히려 생물의 생리 대사에 유익한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이른바 ‘호메시스 효과’와 관련해서는, “인간에게 방사선 내성이 있다는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며 "이번 논문의 결과가 저선량의 자연방사선에서 나오는 호메시스라는 일반 효과와 일치하지는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 논문의 연구자들은 방사선 피폭에서 유해하지 않은 수준과 유해한 수준을 가르는 데 기준이 되는 '문턱값'은 없으며 적은 방사선량은 적은 유해 효과를 통계학적으로 보여줄 뿐 '안전한 방사선의 양'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문턱값 없는 선형비례(LNT)' 모형을 지지했다. “저선량 방사선 쪼이니 생육 좋아져" - 쥐실험 결과 저선량의 방사선이 생물에 끼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는 다양하게 여러 갈래로 이뤄져 왔지만 여전히 하나의 결론이 있는 것은 아니다. 실험실에서 이뤄지는 여러 연구에서 저선량 방사선이 오히려 생물에 적응력이나 면역력을 높여주거나 수명을 늘려주는 긍정 효과(호메시스 효과)를 준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되고 있다. 이런 연구 중 하나로, 최근에는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학 연구팀이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해보았더니 저선량 방사선을 쪼인 동물이 그렇지 않은 동물에 비해서 더 좋은 생육을 보였으며, 이는 저선량 방사선을 쪼일 때 후성유전체의 구성에 변화를 일으켜 여러 생리 대사가 활성화하기 때문이라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을 보도한 미국 과학잡지 <사이언스 뉴스>의 보도와 논문 초록을 보면, 연구팀은 새끼를 밴 쥐(아구티) 실험동물에 0.4~7.6 센티그레이(cGy) 수준의 방사선을 쪼였더니, 0.7~3.0 센티그레이의 방사선을 쪼인 실험군의 쥐가 방사선을 쪼이지 않은 쥐에 비해 더 많은 새끼를 낳았으며 생육도 훨씬 좋았다는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생육 활성화가 저선량 방사선이 세포 내에 적절한 산화 반응을 촉진했기 때문이며, 따라서 산화 반응을 중화하는 항산화제를 먹인 경우에는 생육 활성화 효과가 사라졌다고 보고했다. 다음은 논문의 초록 부분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초록
“인간은 수많은 환경과 의료 원천에서 나오는 저선량 이온화 방사선(LDIR)에 노출돼 있다. 유전학적 돌연변이를 유도하는 것은 물론이고 LDIR이 후성유전체(에피게놈)를 바꿀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생애 초기에 발생하는 그런 유전학적 효과는 긍정적으로 적응에 도움이 되는 것일 수도 있고 또는 암, 당뇨, 비만을 비롯해 질환 발병의 확대라는 결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는 생육력을 지닌 노랑 아구티 실험동물에서 성별 선택적인 방식으로 LDIR이 유의성 있게 디엔에이 메틸레이션(후성유전물질)을 늘린다는 점을 보여준다 (P=0.004). 평균적인 디엔에이 메틸레이션이 0.7~7.6 센티그레이(cGy: 방사선량의 단위)의 선량에 도출된 수컷 새끼들에서 유의미하게 증가했다....어미 먹이에 산화방지제를 섞어 먹였을 때에는 방사선을 쬔 새끼에서 디엔에이 메틸레이션 변화과 외피 색깔 변화가 완화되었다. 따라서 임신 중의 LDIR 노출은 후성유전체 변화를 유도하며, 그것은 긍정적으로 적응력을 갖춘 표현형의 변화로 나아가지만 항산화제에 의해 사라진다. 이는 그것들이 부분적으로는 산화 스트레스에 의해 매개됨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의 결과는 동종 아구티라는 마우스 실험동물에서 LDIR로 인해 유래되는 후성유전체 변화가 방사선 호메시스 효과에서 일정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 이는 모든 방사선 선량은 해롭다는 가정에 의문을 던진다.” “둘 다 과학연구의 결과…그러나 공중보건에서 저선량은 관리 대상” 비슷한 시기에 나온 두 편의 논문은 저선량 방사선의 유해성에 관해 무엇을 이야기해주는 것일까? 하미나 단국대 의대 교수(예방의학교실)는 “저선량 방사선을 쪼이면 실험실의 세포나 동물한테서 적응력과 면역 기능이 향상되거나 수명이 늘어남을 보여주는 '호메시스 효과' 관련 논문은 그동안 많이 나왔고 계속 나오고 있다”며 “그 연구 결과를 무시할 수는 없으나 아직 호메시스 효과가 사람 수준에서 입증된 바는 없으며, 동물실험에서도 암 발병과 관련된 효과를 입증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사실 저선량 방사선의 인체 영향과 관련해, 아주 적은 양의 방사선에서도 그만큼 적은 수준의 유해성이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하게 존재하며 인체에 무해한 방사선의 문턱값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학설(LNT)과 방사선을 아주 적게 일정량만 쪼이면 세포의 적응력과 면역 기능이 활상화하고 수명이 늘어날 수 있다는 호메시스 학설이 서로 맞서서 제시돼 왔다. 이와 관련해 하 교수는 “둘 다 과학 연구의 결과로 나온 것이라 그 자체가 대립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논의가 공중보건 차원에서 우리가 관리해야 할 방사선량 기준을 어떻게 정할 것이냐의 문제로 나아가면 두 학설이 팽팽하게 맞서게 된다"며 "저선량 방사선은 적더라도 유해하니 될수록 방사선이 없는 환경을 만들 것이냐, 방사선량이 적으면 무해할 수 있으니 관리 기준을 완화할 것이냐의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예방의학이나 공중보건 분야의 학자들은 호메시스 효과가 실험실 수준에서 세포나 동물에서 확인됐다 하더라도 그 효과의 메커니즘이 설명되지 못하고 있으며, 질환의 발병과 관련한 효과가 입증된 게 아니며, 특히 사람 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입증된 적이 없다는 점을 들어 공중보건의 방사선 관리 기준에 이런 학설을 적용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고선량 방사선 피폭에 의한 확정적 영향과 발암 유발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으나, 100 밀리시버트(mSv) 이하의 저선량 방사선에 대해서는 아직 인체에 직접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과학적으로 증명되지는 않은 상태이다. 저선량 방사선에 의한 실험환경(in vitro)에서의 염색체 손상은 증명되었으나, 실제 인체 내에서 발병에 이르기까지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많은 연구에서 암 발생에 있어서 문턱선량이 없는 LNT 모델을 지지하고 있으나, 그에 대한 반대 의견을 주장하는 연구도 있다. 의료 기기의 발달로 의료방사선에 의한 피폭선량이 현저히 늘어가고 있고, 따라서 저선량 방사선의 피폭 영향에 대하여 좀 더 많은 연구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도현경, 저선량 방사선이 인체에 끼치는 영향, <대한의사협회지(JKMA)> 54(12): 1253-1261[2011년 12월])
“지상 자연방사능은 [지역에 따라] 천 배 이상까지 다양하다. 이렇게 공간마다 다르기에 생리, 돌연변이, 선택에 끼치는 효과들도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다. 우리는 다양한 수준의 자연방사능과 진화 사이의 연관성에 관한 문헌들을 살펴보았다. 첫째, 우리는 자연방사선이 돌연변이, 디엔에이 수선과 유전에 끼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효과크기(effect size, 실험군/조사군과 대조군에 나타나는 효과의 평균 차이를 비교한 값, 통계학 용어)를 보여주는 373개 평가치가 담긴 46건의 연구물에서는...작지만 높은 유의성을 보이는 평균 효과가 드러났다. 둘째 우리는 생리학, 면역학, 질병 빈도 같은 큰 범주에 기반을 둔 기존 연구들에서 평균 효과크기가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가중치를 더한 평균 효과크기는 동물보다 식물 대상 연구에서 더 크게 나타났으며, 비교적 높은 수준의 자연방사선이 있는 지역에서 수행된 연구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셋째 이런 방사선이 돌연변이, 면역학, 그리고 생활사(life history)에 끼치는 부정적인 효과는 살이 있는 유기체에 끼치는 방사선의 긍정적인 효과인 호메시스(hormesis)의 일반적인 역할과는 일치하지 않았다. 넷째 우리는 생물분류군 사이에서 방사선 내성(resistance)에 관한 연구를 살펴보았다. 이 연구에서는 현재 수준의 자연방사선이 돌연변이의 유입요인에 영향을 끼칠 수 있고 그리하여 자연적 개체군의 유전학적 구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중요한 점은, 이런 연구들이 여전히 적고 흩어져 있어서 연구 부족에 대처하는 조율된 노력이 필요함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번 논문은 개별 연구의 결과물이 아니라 기존의 많은 연구 논문을 뒤져 그것을 종합하고 비교하는 연구를 하는 이른바 '메타분석'의 결과물라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는 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 보도자료와 논문을 보면, 연구팀은 메타분석을 하게 된 이유와 관련해 “(저선량 방사선이 끼치는) 작은 효과크기를 관찰하려면 연구 대상 개체군의 규모는 엄청 커야 한다”며 “여러 지역에서 엄격한 통계기법을 사용해 진행한 여러 연구결과를 한 데 모으면 저선량 방서선에 관한 물음에 다가갈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메타분석을 위해서, 먼저 연구자들은 학술데이터베이스에서 여러 검색어를 이용해 지난 40년 동안 자연방사선의 생물체 영향을 다룬 5000편 가량의 논문을 1차로 모았으며, 이 가운데에서 통계 기법으로 정량적인 비교 분석을 하는 데 쓸 수 있는 기존 연구물 46건을 뽑아내었다. 이 논문들은 람사르, 케냐, 이란, 프랑스, 중국 지역들처럼 상당히 많은 자연방사선이 관측되는 세계 각지에서 이뤄진 연구물로서, 대부분은 사람의 개체군을 대상으로 삼았지만 일부는 동식물을 대상으로 한 것도 포함됐다. 저선량 방사선의 영향으로서 디엔에이 손상 확인 실험을 비롯해 여러 질병의 역학 조사 등을 담고 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저선량 방사선이 유해성을 지난다는 것이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하게 관찰되었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결론
(1) 우리는 다양한 양의 자연방사선에 대한 반응을 다룬 논문들을 살펴보았다. 거기에는 다양한 수준의 자연방사선에 돌연변이 비율, 디엔에이 손상, 디엔에이 수선에 끼치는 작지만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는 증거가 존재한다. (2) 다양한 수준의 자연방사선이 면역과 암 같은 질병에 끼치는 영향은 유의미하게 존재한다. (3) 이 논문 결과는 저선량 자연방사선에서 나오는 호메시스라는 일반 효과와는 일치하지 않는다. (4) 서로 다른 생물분류군에서 방사선 내성이 존재함을 보여주는 강한 증거가 있었다. 다양한 연구 기록에는 분류군 간에 차이가 있음이 나타난다. (5) 다양한 자연방사선과 다양한 생물학적 반응 변수 간의 상관성에 관해, 이 논문의 결과는 방사선 사고의 생물학적 영향을 평가할 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6) 방사선-감수성에 나타나는 종간의 차이를 설명해주는, 그 바탕의 메카니즘은 향후에 더 연구돼야 한다. 연구자들은 논문의 결론에서 “다양한 수준의 자연방사선에는 돌연변이 비율, 디엔에이 손상, 디엔에이 수선에 끼치는 작지만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는 증거가 존재한다” “다양한 수준의 자연방사선이 면역과 암 같은 질병에 끼치는 영향은 유의미하게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아주 적은 양의 방사선은 오히려 생물의 생리 대사에 유익한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이른바 ‘호메시스 효과’와 관련해서는, “인간에게 방사선 내성이 있다는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며 "이번 논문의 결과가 저선량의 자연방사선에서 나오는 호메시스라는 일반 효과와 일치하지는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 논문의 연구자들은 방사선 피폭에서 유해하지 않은 수준과 유해한 수준을 가르는 데 기준이 되는 '문턱값'은 없으며 적은 방사선량은 적은 유해 효과를 통계학적으로 보여줄 뿐 '안전한 방사선의 양'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문턱값 없는 선형비례(LNT)' 모형을 지지했다. “저선량 방사선 쪼이니 생육 좋아져" - 쥐실험 결과 저선량의 방사선이 생물에 끼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는 다양하게 여러 갈래로 이뤄져 왔지만 여전히 하나의 결론이 있는 것은 아니다. 실험실에서 이뤄지는 여러 연구에서 저선량 방사선이 오히려 생물에 적응력이나 면역력을 높여주거나 수명을 늘려주는 긍정 효과(호메시스 효과)를 준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되고 있다. 이런 연구 중 하나로, 최근에는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학 연구팀이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해보았더니 저선량 방사선을 쪼인 동물이 그렇지 않은 동물에 비해서 더 좋은 생육을 보였으며, 이는 저선량 방사선을 쪼일 때 후성유전체의 구성에 변화를 일으켜 여러 생리 대사가 활성화하기 때문이라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을 보도한 미국 과학잡지 <사이언스 뉴스>의 보도와 논문 초록을 보면, 연구팀은 새끼를 밴 쥐(아구티) 실험동물에 0.4~7.6 센티그레이(cGy) 수준의 방사선을 쪼였더니, 0.7~3.0 센티그레이의 방사선을 쪼인 실험군의 쥐가 방사선을 쪼이지 않은 쥐에 비해 더 많은 새끼를 낳았으며 생육도 훨씬 좋았다는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생육 활성화가 저선량 방사선이 세포 내에 적절한 산화 반응을 촉진했기 때문이며, 따라서 산화 반응을 중화하는 항산화제를 먹인 경우에는 생육 활성화 효과가 사라졌다고 보고했다. 다음은 논문의 초록 부분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초록
“인간은 수많은 환경과 의료 원천에서 나오는 저선량 이온화 방사선(LDIR)에 노출돼 있다. 유전학적 돌연변이를 유도하는 것은 물론이고 LDIR이 후성유전체(에피게놈)를 바꿀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생애 초기에 발생하는 그런 유전학적 효과는 긍정적으로 적응에 도움이 되는 것일 수도 있고 또는 암, 당뇨, 비만을 비롯해 질환 발병의 확대라는 결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는 생육력을 지닌 노랑 아구티 실험동물에서 성별 선택적인 방식으로 LDIR이 유의성 있게 디엔에이 메틸레이션(후성유전물질)을 늘린다는 점을 보여준다 (P=0.004). 평균적인 디엔에이 메틸레이션이 0.7~7.6 센티그레이(cGy: 방사선량의 단위)의 선량에 도출된 수컷 새끼들에서 유의미하게 증가했다....어미 먹이에 산화방지제를 섞어 먹였을 때에는 방사선을 쬔 새끼에서 디엔에이 메틸레이션 변화과 외피 색깔 변화가 완화되었다. 따라서 임신 중의 LDIR 노출은 후성유전체 변화를 유도하며, 그것은 긍정적으로 적응력을 갖춘 표현형의 변화로 나아가지만 항산화제에 의해 사라진다. 이는 그것들이 부분적으로는 산화 스트레스에 의해 매개됨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의 결과는 동종 아구티라는 마우스 실험동물에서 LDIR로 인해 유래되는 후성유전체 변화가 방사선 호메시스 효과에서 일정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 이는 모든 방사선 선량은 해롭다는 가정에 의문을 던진다.” “둘 다 과학연구의 결과…그러나 공중보건에서 저선량은 관리 대상” 비슷한 시기에 나온 두 편의 논문은 저선량 방사선의 유해성에 관해 무엇을 이야기해주는 것일까? 하미나 단국대 의대 교수(예방의학교실)는 “저선량 방사선을 쪼이면 실험실의 세포나 동물한테서 적응력과 면역 기능이 향상되거나 수명이 늘어남을 보여주는 '호메시스 효과' 관련 논문은 그동안 많이 나왔고 계속 나오고 있다”며 “그 연구 결과를 무시할 수는 없으나 아직 호메시스 효과가 사람 수준에서 입증된 바는 없으며, 동물실험에서도 암 발병과 관련된 효과를 입증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사실 저선량 방사선의 인체 영향과 관련해, 아주 적은 양의 방사선에서도 그만큼 적은 수준의 유해성이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하게 존재하며 인체에 무해한 방사선의 문턱값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학설(LNT)과 방사선을 아주 적게 일정량만 쪼이면 세포의 적응력과 면역 기능이 활상화하고 수명이 늘어날 수 있다는 호메시스 학설이 서로 맞서서 제시돼 왔다. 이와 관련해 하 교수는 “둘 다 과학 연구의 결과로 나온 것이라 그 자체가 대립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논의가 공중보건 차원에서 우리가 관리해야 할 방사선량 기준을 어떻게 정할 것이냐의 문제로 나아가면 두 학설이 팽팽하게 맞서게 된다"며 "저선량 방사선은 적더라도 유해하니 될수록 방사선이 없는 환경을 만들 것이냐, 방사선량이 적으면 무해할 수 있으니 관리 기준을 완화할 것이냐의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예방의학이나 공중보건 분야의 학자들은 호메시스 효과가 실험실 수준에서 세포나 동물에서 확인됐다 하더라도 그 효과의 메커니즘이 설명되지 못하고 있으며, 질환의 발병과 관련한 효과가 입증된 게 아니며, 특히 사람 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입증된 적이 없다는 점을 들어 공중보건의 방사선 관리 기준에 이런 학설을 적용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고선량 방사선 피폭에 의한 확정적 영향과 발암 유발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으나, 100 밀리시버트(mSv) 이하의 저선량 방사선에 대해서는 아직 인체에 직접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과학적으로 증명되지는 않은 상태이다. 저선량 방사선에 의한 실험환경(in vitro)에서의 염색체 손상은 증명되었으나, 실제 인체 내에서 발병에 이르기까지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많은 연구에서 암 발생에 있어서 문턱선량이 없는 LNT 모델을 지지하고 있으나, 그에 대한 반대 의견을 주장하는 연구도 있다. 의료 기기의 발달로 의료방사선에 의한 피폭선량이 현저히 늘어가고 있고, 따라서 저선량 방사선의 피폭 영향에 대하여 좀 더 많은 연구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도현경, 저선량 방사선이 인체에 끼치는 영향, <대한의사협회지(JKMA)> 54(12): 1253-1261[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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