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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네발동물 걷기 동작, 선사시대인이 더 잘 그렸다”

등록 2012-12-17 10:46수정 2012-12-17 11:54

‘걷는 말의 네 발 동작‘ 묘사의 바름과 틀림 표. 회색 표시가 되어 있는 그림이 바른 그림이다. 예컨대 Bb가 바른 묘사이며 Bc는 틀린 묘사이다. 출처/ PLoS ONE
‘걷는 말의 네 발 동작‘ 묘사의 바름과 틀림 표. 회색 표시가 되어 있는 그림이 바른 그림이다. 예컨대 Bb가 바른 묘사이며 Bc는 틀린 묘사이다. 출처/ PLoS ONE



헝가리 대학 연구팀,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네발동물 걷기 묘사한 예술품 1천점 분석
"네 발 동작 묘사 오류는 19세기말 이전 근대 83%, 이후 현대 56% 비해 선사시대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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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발로 걷는 네발동물의 걷기, 뛰기 동작 때에 네 발이 각기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근대적인 사진기의 발명과 더불어 좀더 자세하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1880년대 영국 출신의 사진가 이드위어드 머이브릿지(Eadweard Muybridge: 1820~1904)가 이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긴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고 한다(위키피디아). 대부분 네발동물의 느린 걸음, 총총 걸음, 달리기 동작 때에 네 발은 각기 정해진 순서 대로 발을 땅에 내딛거나 허공으로 들어올린다(위의 말 동작 참조). 다음은 머이브릿지가 1880년대에 발표한 네발동물의 동작 사진들을 근래에 모아서 움직이는 영상 파일로 제작한 것이다(참조: 머이브릿지의 작품과 유물 자료실).

그러면 머이브릿지가 사진을 이용해 여러 네발동물들이 걷거나 달릴 때 네 발을 각기 어떤 순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 동작을 과학적 관찰 대상으로 삼은 이래, 예술 작품들에서 네발동물의 발 동작 묘사에는 변화가 있었을까? 머이브릿지 이전 시대에는 발 동작 묘사가 부정확했으나 이후에는 더 정확해졌을까? 네발동물을 그린 선사시대의 동굴 벽화들의 경우에는 어떨까? 이런 물음을 지닌 헝가리 대학 연구자들이 1000점의 네발동물 그림과 조각을 살펴 흥미로운 연구졀과를 내놓았다.

헝가리 외트뵈시대학(Eotvos University)의 생물연구소와 물리연구소 연구팀은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긴 시기에 만들어진 네발동물의 그림과 조각 1000편에서 동물들의 네 발 동작이 어떻게 묘사했는지 그 묘사의 정확성을 조사해 최근 공개접근 과학저널인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했다("선사시대 사람들이 근현대 예술가들보다 네발동물의 걷기 장면을 더 잘 묘사했다"). 조사 대상이 된 1000점 중에는 선사시대 39편, 근현대 961편이 포함됐으며, 네발동물의 종류로 분류하면 말의 걷기 동작을 묘사한 것이 829점으로 가장 많았다.

연구자들은 이렇게 묘사의 정확도를 조사해보았더니 머이브리지 이전 시대의 근대 예술 작품에 나타난 잘못된 묘사의 비율은 무려 83.5% 정도로 매우 높게 나타났으나, 1887년 이후, 즉 머이브리지 이후 시대의 조각과 그림 작품들에서는 그 오류가 57.9%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묘사의 정확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맨 위 표 '걷는 말의 네 발 동작 묘사의 바름과 틀림 표' 참조) 아래 그림 중 첫번째는 15, 16세기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걷는 말의 동작을 그린 그림으로 발 동작이 잘못 표현된 사례로 조사됐으며, 다음 사진은 19세기 말 이후에 제작된 기병 조각상으로 발 동작이 정확히 표현된 사례로 조사됐다.



틀린 그림.말의 네 발 동작을 잘못 묘사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품(A). B는 A에서 말을 묘사한 선을 단순화한 그림. 이를 바로잡으려면 C나 D처럼 애초 작품에서 앞발 또는 뒷발을 수정해야 한다. 출처/ PLoS ONE
틀린 그림.말의 네 발 동작을 잘못 묘사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품(A). B는 A에서 말을 묘사한 선을 단순화한 그림. 이를 바로잡으려면 C나 D처럼 애초 작품에서 앞발 또는 뒷발을 수정해야 한다. 출처/ PLoS ONE



바른 묘사. 네발동물의 네 발 동작에 대한 과학적 관찰이 이뤄진 19세기 말 이후에 제작된 말 탄 기병의 조각상(헝가리). 출처/ PLoS ONE
바른 묘사. 네발동물의 네 발 동작에 대한 과학적 관찰이 이뤄진 19세기 말 이후에 제작된 말 탄 기병의 조각상(헝가리). 출처/ PLoS ONE



그런데 이번 조사 결과에서 훨씬 더 흥미로운 점은 선사시대 사람들이 살았던 동굴 유적지 안에 그려진 동물들의 네 발 동작 그림이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매우 놀랍게도 선사시대의 동굴 벽화에 나타난 네발동물 묘사의 잘못은 46.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전했다. 연구자들은 “(선사시대와 머이브리지 이전, 이후의 네발동물 묘사 오류의) 이런 차이는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이라며 “따라서 선사시대 동굴인들이 사냥감인 동물들의 느리게 걷기 동작을 더욱 더 명확히 알고 있었으며 근현대 예술작품보다도 더 정확하게 네발동물의 걷기 동작을 표현했음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바른 묘사. 프랑스의 동굴에서 발견된 3만년 전 선사시대 동굴 벽화를 단순한 선으로 표현한 네발동물 그림. 원 벽화의 사진은 http://pittkyle123.wordpress.com/2011/02/15/cave-paintings-30000-years-ago에서 볼 수 있다. LH, LF는 왼쪽 뒷발, 오른쪽 뒷발, LH, RF는 왼쪽 뒷발, 오른쪽 뒷발. 이 기사의 맨아래에 있는 표에서 Bb에 해당한다. 출처/ PLoS ONE과 벽화 사진 사이트
바른 묘사. 프랑스의 동굴에서 발견된 3만년 전 선사시대 동굴 벽화를 단순한 선으로 표현한 네발동물 그림. 원 벽화의 사진은 http://pittkyle123.wordpress.com/2011/02/15/cave-paintings-30000-years-ago에서 볼 수 있다. LH, LF는 왼쪽 뒷발, 오른쪽 뒷발, LH, RF는 왼쪽 뒷발, 오른쪽 뒷발. 이 기사의 맨아래에 있는 표에서 Bb에 해당한다. 출처/ PLoS ONE과 벽화 사진 사이트



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트위터 : @water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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