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 오브 메디컬 리서치
RNL바이오 라정찬 박사 논문 실은 학술지 ‘저널 오브 메디컬 리서치’
학술지인데 논문은 단 1건 뿐…편집위원회도 모호 "이상한 점 투성이"
줄기세포 시술로 소아 뇌성마비 환자의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는 국내 한 벤처기업의 연구 논문이 연구자들 사이에서 입방아에 올랐다. 이 논문이 게재됐다는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메디컬 리서치(Journal of Medical Research)>의 출판사는 정식 학술지 요건을 갖추지 못한 온라인 과학저널을 내는 이른바 ‘엉터리 학술출판사’로 지목받아 왔다.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게시판 소리마당에서는 “학술지의 기본적인 요건을 찾을 수 없어 이상하다”는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알앤엘바이오는 지난 12월14일 “뇌성마비 개선 효과가 확인된 사례를 국제 학술지인 <저널 오브 메디컬 리서치>에 발표했다”며 “(알앤엘바이오 내) 줄기세포기술연구원의 라정찬 박사팀이 환자에게 실험을 한 결과 증세가 뚜렷하게 개선되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보도자료를 보면 “생후 3년 7개월의 여자 환자에게 자가 지방 줄기세포를 1억 개씩 4회 투여”했으며 이후에 “안면마비가 치료됐다”는 결과를 전하고 있다. 보도자료에는 증빙자료로서 치료 전후의 환자 사진도 첨부돼 있다. 하지만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는 이 논문은 일반적인 논문 검색 방법으로는 찾기 힘들다.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의 논문조회 누리집인 퍼브메드(Pubmed)에서 저자로 참여한 ‘라정찬(Jeong Chan Ra)’으로 검색해도 해당 논문은 검색되지 않았다. 'valleys.co.in'이라는 주소를 지닌 해당 학술지의 누리집을 찾아가 이곳에서 논문 내용을 확인하려 했으나 이것도 쉽지 않았다. 해당 논문의 제목을 누르면 논문 요약과 참고문헌, 공동저자 이름이 나온다. 원문을 읽기 위해서 논문 파일로 연결되는 ‘피디에프(PDF)’ 버튼을 누르면, 누구나 무료로 논문을 읽을 수 있게 한다는 "공개접근(open access)"을 내건 이 학술지의 온라인 정책과는 달리, 로그인을 하라는 메시지가 나타난다. 회원 가입을 한 다음에 다시 연결을 시도해보니 이번엔 빈 화면만 나타났다. 또한 누리집에 있는 몇몇 안내 버튼은 다음 페이지로 연결되지 않은 채 오류 메시지만 뜨기도 했다. 문제의 학술지 누리집에서는 일반적인 학술지가 갖춰야 할 요건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해당 학술지가 언제, 어디에서, 누구에 의해 창간되었는지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실리지 않았다. 또한 학술지라면 당연히 체계적으로 갖춰야 하는 편집위원회, 편집위원장에 관한 설명도 찾아볼 수 없다. 연속간행물 번호(ISSN)도 없다. 현재 이 학술지 전체에는 라정찬 박사 연구팀의 논문 단 1건만 실려 있다.
소아뇌성마비, 줄기세포치료 가능성 확인‘ 알앤엘바이오 국제논문 발표" 등의 제목으로 보도된 여러 매체의 뉴스들. 네이버 뉴스 검색 결과.
생명과학을 공부하다가 우연히 거친 학보사(건대신문) 기자라는 경험으로 ‘기자’라는 새 목표를 얻은 풋내기 학부생. 이공학도들의 놀랍고 재밌는 이야 기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갈 열정으로 충만해 있다. 제보 메시지와 현장 에 관심이 많다. 이메일 : jhkim33770@gmail.com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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