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 기초교육학부 교수 6명이 공동으로 개설한 융합과목 ‘에너지와 인간’ 시간에 교수들과 학생들이 함께 수업을 하며 토론을 벌이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 제공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에너지와 인간’ 융합강좌 개설
각자 전공분야 관점에서 토론
수강 학생들도 “생각폭 넓어져”
‘에너지와 인간’ 융합강좌 개설
각자 전공분야 관점에서 토론
수강 학생들도 “생각폭 넓어져”
“교수님들이 수업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신나하셨어요. 우리도 그런 모습이 신기했고요. 무엇보다 에너지 문제를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어 좋았고, 이런 형식의 강의가 늘어나기를 바랍니다.”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은 지난 학기에 기초과학과 인문학 전공 교수 6명이 함께 강사를 맡은, ‘에너지와 인간’이라는 독특한 융합강좌를 개설해 학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일부 대학에서 여러 교수가 강의를 나눠 맡는 ‘팀 티칭’ 강좌를 개설한 경우는 간혹 있었지만, 지스트의 강의는 참여 교수들이 직접 수업에 ‘학생’으로 참가해 함께 토론을 하는 형식이라는 점이 색달랐다.
강의 진행을 주도한 유운종 기초교육학부 교수(물리학)는 “문·이과에 걸쳐 고루 구성돼 있는 20여명의 기초교육학부 교수들이 한 식당에서 점심을 함께 먹으면서 자신들의 전공에 국한한 ‘공장 얘기’가 아닌 다양한 주제의 대화를 나누다 보니 수학·물리학·생물학·화학뿐만 아니라 철학·사회학에 이르기까지 다각적인 분야를 통합적 시각으로 조망하는 강좌를 하나 만들어보자는 구상이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말했다. 유 교수와 이용주(철학), 황치옥(수학), 조경래(생물학), 장진호(사회학), 서지원(화학) 교수 등 6명이 강사를 맡기로 하고 강의안을 짜 강좌를 개설했다. 강의안이 공개되자 학생들 사이에 입소문이 났고 14명을 모집하는 수강신청은 시작되자마자 바로 마감이 됐다.
김준홍(전기전산 전공 4학년)씨는 “강의안 자체도 흥미로웠지만 수업시간에 다른 교수님들이 함께 강의를 들으면서 자신들의 전공을 배경으로 토론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 보였고, 토론은 저렇게 하는 것이구나 하고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조경래 교수는 “학생들이 질문을 해오면 교수가 자기 전공분야뿐만 아니라 물리학·화학 등 다른 분야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그 자리에서 물어보고 답변을 들을 수 있어 강의를 하는 교수 자신도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런 분위기를 접하면서 학생들도 다른 수업시간에 비해 토론에 훨씬 활발하게 참여하는 편이었다”고 했다. 일주일에 2시간짜리 강의(2학점)로 한 교수당 0.3학점도 안 돌아가 의무강의 수와 상관없는 ‘자투리’ 강좌이지만 교수들은 모두 다음 학기에도 참여하기를 바라고 있다.
시험에도 ‘바이오연료가 미래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기 위해 넘어야 할 기술적 문제들에 대해 논하라’는 과학기술적 문제뿐만 아니라 인문사회적 질문이 제시된 것만으로도 이과 전공 학생들에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고봉석(전기전산 전공 3학년)씨는 “기말고사에 ‘당신은 새 정부의 에너지정책 관련 특보로 임명됐다. 대통령이 향후 5년 동안의 에너지 정책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보고서를 2시간 안에 작성하시오’라는 문제가 나왔을 때 한편 당황스러웠지만 나 자신이 에너지 문제에 대한 생각을 종합적·유기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됐다”고 했다. 강별(물리학 전공 4학년)씨는 “철학 전공 교수님이 에너지가 현대에 와서 생긴 난제가 아니라 인류의 문명 시작과 함께 진행돼온 문제라는 점을 정리해주신 강의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유운종 교수는 “올해 2학기에는 연료감응형 태양전지나 바이오연료 제조 등 실험·실습까지 할 수 있도록 3학점으로 개편하는 등 광주과학기술원의 대표 과목으로 성장시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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