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네티컷주립대 학생들이 2월 하순 ‘공학자 주간’을 기념해 마련한 체험행사에서 물에 녹말을 섞은 현탁액 ‘우블렉’ 위를 걸어보고 있다. 우블렉 위를 빨리 걸으면 왼쪽 학생처럼 빠지지 않지만 속도를 늦추면 오른쪽 학생처럼 빠져버린다. 코네티컷주립대 제공
물에 풀면 힘 가하는 순간만 고체화
사람 달리면 안빠지고 걸으면 빠져
프린스턴대 연구팀이 원리 밝혀내
사람 달리면 안빠지고 걸으면 빠져
프린스턴대 연구팀이 원리 밝혀내
예수처럼 물 위를 걸을 수 있을까? 물에 녹말을 풀어놓으면 가능하다. 많은 학생들이 ‘우블렉’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 녹말 현탁액(미세 입자가 섞여 있는 액체)으로 실험을 하면서 신기해하지만, 어떤 원리로 신비한 현상이 생기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미국 프린스턴대 연구팀은 최근 우블렉으로 얇은 필름을 만들어 물체로 힘을 가할 경우 찢어지는 것이 아니라 유리나 석고처럼 깨어지는 모양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발견해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보고했다. 우블렉을 담아놓은 풀장을 사람이 빨리 달려가면 빠지지 않고 건너갈 수 있지만, 속력을 늦추면 가라앉는다. 어떤 힘을 가하면 그 힘에 비례해 유체가 변해가는 물·공기·알코올 등(이를 뉴턴유체 또는 관성유체라 한다)과 달리 가해지는 힘과 변형이 비례하지 않는 유체를 비뉴턴유체(비관성유체)라 한다.
지난해 미국 시카고대 연구팀은 비뉴턴유체인 우블렉을 막대로 때리면 막대와 닿는 부분의 현탁액이 고체로 변한다는 사실을 고속촬영과 엑스레이로 발견해 <네이처>에 논문을 실었다. 막대에 의해 충격이 가해지는 순간 현탁액 입자들이 서로 엉켜 기둥 같은 영역을 만들어내 막대가 가라앉지 않을 정도로 단단해진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물이 녹말보다 충격 지점에서 빨리 사라져 그 자리에 남은 녹말 입자들이 뭉쳐 놀라운 강도를 지닌 그물망을 만든다. 이런 효과는 입자 크기가 1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이상이어야 나타난다. 같은 현탁액인 우유는 입자 크기가 작고 농도가 높아 우블렉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프린스턴대의 마티외 로셰 연구원(현 프랑스 파리11대 박사후과정)과 동료들은 비행기 유리창에 쓰이는 합성수지(플렉시글라스) 시트 위에 우블렉 한층을 씌우고 300g의 탄화텅스텐 막대를 떨어뜨리는 실험을 했다. 연구팀은 우블렉이 유연해 부드러운 금속처럼 찢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우블렉은 충격이 있은 지 6~7밀리초 뒤에 유리가 깨질 때처럼 끝이 뾰족한 금이 생겼다. 그러나 이 금은 유리와 달리 재빨리 제자리로 메워졌다.
이근영 선임기자
<한겨레 인기기사>
■ “호텔 방문 잠그고, 두 여성 울며 소리 질렀다”
■ 반성한다던 남양유업, 뒤에선 대리점주 압박
■ 신문기사 스크랩 맨 위엔 윤창중 칼럼이…
■ 피고인 욕설에 “개XX야” 욕설로 맞대응한 검사
■ [화보] 박근혜 대통령 “윤창중 성추문 죄송”
■ “호텔 방문 잠그고, 두 여성 울며 소리 질렀다”
■ 반성한다던 남양유업, 뒤에선 대리점주 압박
■ 신문기사 스크랩 맨 위엔 윤창중 칼럼이…
■ 피고인 욕설에 “개XX야” 욕설로 맞대응한 검사
■ [화보] 박근혜 대통령 “윤창중 성추문 죄송”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