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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CO2보다 온난화효과 2만4천배 큰 육불화황을 잡아라

등록 2013-05-13 20:00

충남 태안군 안면도의 기후변화감시센터 옥상에서 이정미 주무관이 오존분광광도계(브루어) 앞에서 성층권 오존을 측정하는 방법과 오존이 지구 기후변화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충남 태안군 안면도의 기후변화감시센터 옥상에서 이정미 주무관이 오존분광광도계(브루어) 앞에서 성층권 오존을 측정하는 방법과 오존이 지구 기후변화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태안 기후변화감시센터 가보니
온실가스로 인한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가 버틸 수 있는 온도상승 한계는 0.65도에 불과한데, 기상청 기후변화감시센터에서 관측하는 각종 온실가스 농도는 갈수록 높아져 미래를 불안하게 한다.

2007년에 비해 지난해 41% 급증
연 8.2ppt로 지구평균 6.5ppt 훌쩍
반도체탓인지 중국탓인지 불분명
한번 배출땐 3200년간 대기 데워

육불화황 세계표준센터로 지정돼
회원국들에 정확한 관측값 제공

지난 9일 찾은 충남 태안군 안면도의 기후변화감시센터 온실가스 현황판에는 낮 12시52분 현재 이산화탄소(CO₂) 농도가 427.0ppm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산화탄소는 메탄가스(CH₄), 아산화질소(N₂O), 육불화황(SF6)과 함께 대표적 온실가스로 꼽힌다. 기후변화감시센터는 이들 4종을 포함해 모두 7종의 온실가스와 에어로졸, 자외선, 성층권 오존, 대기복사 등 기후변화와 관련한 6개 분야 37개 요소의 변화를 날마다 관측하고 있다. 감시센터는 세계기상기구(WMO)가 기후변화를 감시하기 위해 지정한 세계 410여개의 지역급 관측소 가운데 하나로, 검출한 자료를 다른 관측소들과 주고받는다.

■ 남아 있는 온도 0.65도 기후학자들은 지구가 탄성력(회복력)을 유지하려면 산업혁명 시기를 기준으로 지구 온도가 2도 이상 올라가지 말아야 한다고 전망한다. 조천호 국립기상연구소 기후연구과장은 “스프링을 살짝 당겼다 놓으면 제자리로 돌아가지만 세게 잡아당기면 원상태로 복원되지 않는 것처럼 지구도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한계치가 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은 이를 2도로 설정해 놓았다”고 설명했다. 인류가 500만년 전 출현한 이래 지구 온도가 2도 이상 올라간 상황을 겪어보지 못한 것이 이유다. 산업혁명 이후 100여년 동안 이미 지구 온도는 0.75도가 상승했고 이미 방출된 온실가스로 인해 0.6도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돼, 지속가능한 지구 환경 상태에 머물 수 있는 여유는 0.65도에 불과하다.

온실가스 가운데 화석연료에서 주로 배출되며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받는 이산화탄소 농도는 국제적·국내적 억제 노력에도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센터의 측정치는 400.1ppm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북반구에서 식물들이 본격적으로 생장하면서 이산화탄소 흡수를 시작하기 직전인 4월께가 가장 높다. 지난해에도 월평균 농도가 4월에는 404.4ppm까지 올라간 반면 숲이 가장 우거진 8월에는 392.2ppm까지 떨어졌다. 기후변화감시센터가 40m 높이(해발 86m)의 탑에서 5초마다 공기를 포집해 분석하는 것도 식물의 영향을 배제하기 위해서다.

기후변화감시센터가 안면도에 자리잡은 이유는 이 지역의 계절적 이산화탄소 농도 증폭이 크고 값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인도 등 다른 나라에서 흘러들어오는 이산화탄소의 증가 동향을 파악하기에 적합하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2000년대부터 충남 태안군에서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해 변화 추이를 누리집에 공개하고 있다. 조천호 과장은 “몽골이나 중국 서부, 미국 중부 등 비교지역에 비해 태안의 이산화탄소 농도 데이터는 변동폭이 크다. 이는 중국에서 몰려오는 공기 때문으로, 중국의 화석연료 사용 감소는 세계적 이슈여서 미국이 중요하게 감시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 ‘육불화황’을 잡아라 기상청 기후변화감시센터가 분석을 시작한 1999년과 비교해 이산화탄소 농도는 8%, 메탄가스는 3% 증가했다. 특히 최근 우려를 낳는 것이 육불화황 농도다. 2007년에 비해 지난해 무려 41.4%나 급증했다. 육불화황은 2003~2008년 기후변화 기여도에서 이산화탄소(86.2%), 아산화질소(7.6%), 메탄가스(2.2%) 등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했다. 그럼에도 주목을 받는 것은 이산화탄소와 같은 양일 때 온난화 효과가 2만4000배에 이르기 때문이다. 한번 배출되면 3200년 동안 대기를 데운다. 화학적·열적으로 안정된 온실가스인 육불화황은 전기를 통하지 않는 특성 때문에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많이 사용된다.

기후변화감시센터에서 측정한 지난해 연간 육불화황 농도는 8.2ppt로, 지구 평균(6.5ppt)을 훨씬 웃돈다. 이동일 센터장은 “주로 반도체산업에서 배출되는 육불화황 농도가 높게 나오는 원인이 세계 2위인 우리나라 반도체산업 때문인지, 중국이나 대만 등지에서 장기적으로 유입돼서인지는 좀더 많은 자료가 쌓여야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후변화감시센터는 2011년 세계기상기구로부터 이산화탄소(미국·스위스), 메탄가스(스위스·일본), 아산화질소(독일)에 이어 육불화황의 세계표준센터로 지정됐다. 센터는 지난해 협약식을 체결한 뒤 기후변화 관측소를 운영하는 회원국들이 표준에 맞는 관측값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보조하는 등 본격 임무 수행에 나섰다.

안면도/글·사진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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