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미래&과학 과학

4개 기단 틈바구니에 낀 ‘한반도 장마’

등록 2013-06-11 20:07수정 2013-06-12 11:39

2008년 기상청 ‘기상사진전’ 최우수상 작품. 이용호씨가 먹구름에 뒤덮인 채 비가 내리는 대구시를 촬영했다. 기상청 제공
2008년 기상청 ‘기상사진전’ 최우수상 작품. 이용호씨가 먹구름에 뒤덮인 채 비가 내리는 대구시를 촬영했다. 기상청 제공
[과학과 내일] 사진이 있는 기상 이야기
지난달 30일 이후 대부분 지방에 이렇다 할 비 한번 오지 않고 불볕더위가 이어지다 12일 모처럼 전국에 단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때이른 무더위에 ‘차라리 장마라도 일찍 오지’ 하는 마음이었지만, 이번 비의 원인은 북서쪽에서 다가온 기압골이다. 장마는 남쪽의 고온다습한 열대성 기단(공기덩어리)과 북쪽의 한랭습윤한 한대성 기단이 만나 정체전선이 형성돼야 시작된다.

장마는 남부지방을 기준으로 평균적으로 6월23일께 시작한다. 기상청은 애초 올해 장마가 이보다는 일찍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올해 북태평양 고기압이 발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일본의 바이우도 평년보다 이른 5월 중순에 시작한 것처럼 우리나라 장마도 여느 해보다 일러 20일 이전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가 이달 중순까지도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한여름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동아시아 몬순 영향권에 있는 한·중·일 3국은 ‘매실이 익을 무렵에 시작돼 오랫동안 내리는 비’를 각기 장마와 메이위(梅雨), 바이우라 불러왔다. 하지만 중국의 메이위는 북쪽의 온대 대륙성 기단과 남쪽 열대 몬순 기단이 만나 생성되는 반면 일본의 바이우는 해양성 온대인 북태평양 기단과 한대인 오호츠크해 기단이 만나 생겨난다. 우리나라 장마는 이들 4개 기단의 틈바구니에서 만들어져 바이우와 메이위보다 훨씬 복잡한 현상을 보인다. 그만큼 장마의 시종과 변화를 알아맞히기 쉽지 않다.

김현경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장마의 정의는 성질이 다른 두 기단에 의해 정체전선이 형성된 것을 이르는데, 전선이 생겨도 비가 내리지 않는 ‘마른장마’도 있다. 비가 와야 장마로 여기는 일반인들의 정서와 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상청이 장마의 시작과 종료 전망을 발표하지 않는 이유다.

기상학자들은 1993~1994년을 최근 기상변화의 기점으로 보고 있다. 이 시기를 전후해 기온이나 강수량의 경향이 크게 달라졌다. 1973~1993년 10대 도시의 열대야는 연평균 5.4일이었지만 1994~2012년에는 11.1일로 크게 늘었다. 여름철 강수량도 1994년 이전에 비해 이후 시기에 15.7%가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장마기간(6월23일~7월23일)과 장마 이전 기간에는 강수량에 변화가 거의 없는 반면 장마 뒤 기간의 강수량은 94년 이후 시기에 무려 36.4% 늘어났다는 것이다.

또 같은 장마기간이어도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에 강수량이 크게 늘어났다. 김재훈 차세대도시농림융합기상사업단 연구원은 “1994년 이후 장마전선의 남북 진동이 약화된 상태에서 하층에는 고온다습한 공기의 유입이 증가하고 중층에는 차고 건조한 공기의 유입이 증가해 대기 불안정으로 호우의 빈도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한겨레 인기기사>

‘격’ 따지다 무산된 남북회담, 누구 잘못이 큰가?
빨간 팬티 벗은 슈퍼맨의 비애…액션은 더 과감하게
‘한명숙 무죄’ 불복한 검찰 이례적 공소장 변경 ‘무리수’
흡연·음주·비만·스트레스…건강습관 전국 최악 도시는?
[화보] 최루탄·물대포 난무하는 터키 탁심광장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미래&과학 많이 보는 기사

과학자들은 외계인의 존재를 얼마나 믿을까? 1.

과학자들은 외계인의 존재를 얼마나 믿을까?

영양 가득 ‘이븐’하게…과학이 찾아낸 제4의 ‘달걀 삶는 법’ 2.

영양 가득 ‘이븐’하게…과학이 찾아낸 제4의 ‘달걀 삶는 법’

온 우주 102개 색깔로 ‘3차원 지도’ 만든다…외계생명체 규명 기대 3.

온 우주 102개 색깔로 ‘3차원 지도’ 만든다…외계생명체 규명 기대

2032년 소행성 충돌 위험 2.2%로 상승…지구 방위 논의 시작되나 4.

2032년 소행성 충돌 위험 2.2%로 상승…지구 방위 논의 시작되나

시금치·양파·고추…흰머리 덜 나게 해주는 루테올린의 발견 5.

시금치·양파·고추…흰머리 덜 나게 해주는 루테올린의 발견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