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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실제로 만진 것 같은 ‘복합촉각 마우스’ 개발

등록 2013-06-12 16:54수정 2013-06-14 11:58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질량힘센터 박연규  박사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질량힘센터 박연규 박사
국내연구진이 컴퓨터 화면에 나타난 호수에 마우스 커서를 갖다 대면 마치 손가락을 물 속에 담근듯이 차갑고 출렁거리는 느낌을 전달해주는 복합촉각 마우스를 개발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12일 박연규 질량힘센터 책임연구원 등 연구팀이 사이버세상(가상현실)의 표면 거칠기, 마찰력, 온도, 강도 등 복합적인 촉각정보를 실재감 있게 전달해줄 수 있는 마우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마우스는 기존제품과 달리 트랙볼과 클릭 장치를 엄지로 작동하도록 옆에 달고, 마우스 위쪽에 검지손가락을 얹을 수 있는 1㎠ 크기의 촉각판(터치판)이 만들어져 있다. 마우스의 트랙볼을 움직여 원하는 화면에 커서를 가져다 놓으면 화면에 등장한 물체가 가지고 있는 마찰력, 거칠기, 온도, 강도 등의 성질을 촉각을 통해 느낄 수 있게 된다.

연구팀은 마찰력의 경우 피에조 액추에이터(압전 구동장치)를 이용해 미세한 고속 진동을 전달함으로써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박연규 책임연구원은 “가령 절반에 버터가 발라져 있을 식빵에 마우스를 대고 옆으로 움직이면 버터가 없는 부분에서는 진동이 없어 꺼끌꺼끌한 느낌을 주다 버터가 있는 부분으로 가면 미세한 고속 진동을 전달해 마치 미끄러진다는 느낌을 주게 된다. 직접 마찰 감각을 주는 것은 아니고 일종의 감각을 속이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복합촉각 마우스 구조 개념도.
복합촉각 마우스 구조 개념도.

거칠기에는 극소형의 솔레노이드(원통에 감은 도선에 전류가 흐르면 통 안에 자기장이 생기는 장치)들로 이뤄진 리니어 액추에이터(선형 구동장치)가 쓰인다. 터치판에 있는 9개의 리니어 액추에이터가 다양한 힘과 주파수로 작동하면 이용자(유저)는 손가락을 통해 화면 속 물체가 거친지 매끄러운지를 느끼게 된다.

딱딱한지 무른지를 느끼는 강도는 솔레노이드로 전자기장을 제어해 점성을 가진 유체로 느낌을 전달한다. 자장이 있으면 이 유체가 끈적끈적해져 물렁물렁한 느낌을 주고, 자장이 빠지면 딱딱한 느낌을 준다.

온도는 금속으로 돼 있는 터치판에 열전소자를 이용해 15~40도 정도의 실제 온도를 전달한다. 급속한 온도 변화를 처리할 수 있도록 마우스 옆에 냉각장치가 달려 있다.

그동안 미국의 매사추세츠공대(MIT), 퍼듀대 등 외국대학들이 사람이 촉각을 인지하는 메커니즘과 촉각을 자극해줄 수 있는 장치개발 연구를 지속해오고,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한국기술교육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트리) 등도 근육 또는 피부에 가상의 촉각정보를 제공해주는 장치 등을 연구해오고 있지만 4가지 차원의 복합적인 촉감정보를 소형 기기에서 제공하는 장치를 개발하기는 표준과학연구원 연구팀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이 복합촉각 마우스를 지난 4월 대전에서 열린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의 ‘2013월드햅틱스컨퍼런스(WHC)’에서 처음 선보였다. 햅틱스는 컴퓨터 촉각기술을 말한다.

박연규 책임연구원은 “이 기술은 영화 감상 때 영상과 소리만이 아니라 촉감까지 전달해 훨씬 더 실감이 나도록 한다든지, 전자상거래를 통해 옷을 구매할 때 옷의 재질감을 느껴본다든지, 사이버상에서 공룡 등 박물관 유물을 관찰할 때 만져보는 느낌까지 경험하도록 한다는지 등 실생활에서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특히 청각장애인들에게 소리 대신에 촉감을 통해 감성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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