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동안 시간당 100㎜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순식간에 물바다로 변한 전북 군산시 나운2동 길거리. 2013년 기상사진전에서 입상한 이두수씨 작품. 기상청 제공
[과학과 내일] 사진이 있는 기상 이야기
올해 장마가 ‘마른장마’ 논란을 일축하듯 장마전선이 남북을 오르내리며 ‘물폭탄’을 쏟아부었다. 지난 4~5일에 전남 신안군 임자도에는 이틀 동안 302.0㎜의 많은 비가 내렸고, 담양(285.5㎜) 등 호남 일대에 집중호우가 내려 농경지 침수 등 물난리가 났다. 중부지방은 상대적으로 강수량이 적었음에도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창현리에는 177.5㎜의 폭우가 왔다. 7~8일에는 경기 북부에 집중호우가 몰려 김포에 180㎜의 비가 왔다.
집중호우라는 말은 1950년대 일본 <아사히신문>에 처음 등장한 뒤 기상용어로 자리잡았다. 우리말로는 장대비, 작달비, 큰비 등이 쓰였다. 명확한 정의가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시간당 30㎜ 이상 또는 하루 80㎜ 이상의 비가 내리거나 하루에 연강수량의 10%가 내릴 때를 가리킨다. 시간당 강수량의 역대 세계기록은 1819년 7월26일 미국 뉴욕주의 250㎜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42년 8월5일 서울의 118.6㎜가 최고기록이다. 2위도 서울(1964년 9월13일 116.0㎜)이다. 10분간 최대 강수량도 서울(1956년 6월22일 47.2㎜)에서 기록됐다.
우리나라 여름철 강수량은 1980년대 700㎜ 이하에서 2000년대에는 750㎜ 이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시간당 30㎜ 이상의 집중호우 횟수는 1980년 56.4회에서 2000년대 78회로 증가율이 강수량 증가량보다 커 40%에 육박한다. 2011년에는 132회로 급증하기도 했다.
집중호우는 주로 장마전선상의 대기 불안정(요란), 태풍, 저기압 및 고기압 가장자리의 기단 불안정 등에서 발생한다. 이런 원인으로 여러 개의 적란운이 겹친 적란운군이 발달하면 좁은 지역에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현상이 일어난다. 적란운은 1000~1500만t의 물을 포함하고 있어 한곳에 정체해 그야말로 양동이로 퍼붓듯이 비를 내린다.
국립기상연구소가 해안지역인 목포·부산·강릉과 산악지역인 대관령, 도시 내륙지역인 광주·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30년간(1976~2005년)의 집중호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발생빈도는 대관령(103회)이 부산(89회), 서울(87회), 강릉(74회)보다 훨씬 많았다. 일평균 강우강도도 산악지역인 대관령(134.81㎜)이 도시지역인 부산(122.38㎜)보다 많았다. 하지만 강우 중 집중호우가 발생할 확률은 대관령(2.9%)보다 서울(3.2%)·부산(3.5%)이 높았다.
조선대 연구팀이 1981~2008년의 집중호우를 분석한 결과는 호우 발생빈도가 주기적이지는 않지만 대체로 증가하는 추세이며 기온의 변화 패턴과 일치함을 보여줬다. 특히 소백산맥을 경계로 서쪽인 경기, 호남, 충남과 남해안의 집중호우 발생빈도가 높고 동쪽인 영남지방이 상대적으로 적은 분포를 보이고 있다. 충남과 경기 북부지방, 대관령 동쪽 지방의 호우 발생률이 특히 높았다.
이근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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