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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서울선 지구촌 수학축제…우주에선 첫 혜성 착륙

등록 2014-01-15 11:30수정 2014-01-15 17:32

1897년 첫 대회가 스위스에서 열린 이래 지금은 4년마다 열리는 지구촌 수학의 최대 축제인 세계수학자대회(ICM)가 8월 서울에서 열린다. 사진은 2010년 인도 대회 개막식. 세계수학자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1897년 첫 대회가 스위스에서 열린 이래 지금은 4년마다 열리는 지구촌 수학의 최대 축제인 세계수학자대회(ICM)가 8월 서울에서 열린다. 사진은 2010년 인도 대회 개막식. 세계수학자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과감 회원들이 뽑은 ‘2014 과학 흐름 7가지’

새해에도 과학기술의 발견과 탐사는 계속됩니다.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을 중심으로 이공계 대학생, 대학원생, 직장인이 참여한 과학저널리즘 동아리 ‘과감’ 회원들이 여러 자료를 추리고 일부는 전문가 도움말을 받아 올해 과학과 기술에 나타날 흐름을 미리 살펴보았습니다. 그중에서 눈여겨볼 만한 굵직한 흐름 일곱 가지를 정리합니다.

기획·취재: 김성은 직장인, 김정현 건국대 학부생, 김준 포스텍 학부생, 김현중 건국대 박사과정, 오철우 한겨레 기자, 이은지 서울대 석사과정, 이혜림 직장인(가나다순)

8월 5천명 참석 세계수학자대회…고해상도 뇌 지도 등 성과 기대…우주선 로제타 11월 혜성 도착…
빅뱅흔적 담은 우주지도 발표…3차원 프린터시장 고성장 예상…물질구조 밝힌 ‘결정학’ 100년의 해

▶ 세계 수학자들, 서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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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학자들 사이에서도 2014년은 포기하고 2018년 대회 유치를 준비하자는 얘기도 나오던 때라, 유치 확정 소식이 너무도 감격스러웠죠.” 국제수학연맹(IMU)이 2009년 4월 서울을 세계수학자대회(ICM)의 다음 개최지로 발표했던 당시의 흥분을 돌이키며 박형주 서울대회 조직위원장(포스텍 교수)은 이렇게 말했다. 대회 유치와 준비로 보낸 7년 가까운 시간. 이제 8월이면 세계수학자대회에 참석하는 100개 나라 수학자 5000명이 서울에 온다.

4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는 지구촌 수학계의 최대 행사로, 개막식에선 노벨수학상이라 불리는 ‘필즈상’ 시상식도 열려 세계의 눈이 쏠릴 전망이다.

대회의 큰 그림은 얼추 갖춰졌다.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세계수학자대회 지원 결의안이 채택되고, 13일 정부가 ‘한국 수학의 해’를 정식 선포하면서 막바지 준비에 들어갔다. 8월까지 국내 각지에선 수학과 관련한 학술대회, 대중 강연, 문화 행사가 줄지어 열린다. 박 위원장은 “세계 70대 부자인 억만장자 수학자 제임스 사이먼스의 대중강연을 비롯해 주목받는 수학자 200여명의 강연이 이어진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서울대회엔 개도국 수학자가 대거 참여할 예정이라 지구촌 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형편이 어려운 개도국 수학자 1000명을 초청하는 이른바 ‘나눔 2014’ 프로그램이 추진된다. 박 위원장은 “아마 서울대회는 세계 수학사에서 나눔 프로그램으로 기억될지 모르겠다”며 “국제수학연맹도 ‘NANUM 2014’라는 표현을 직접 쓰며 그 뜻을 이해한다”고 전했다.

현재 한국 수학의 역량은 세계 11위 정도로 평가된다고 한다. 조직위는 서울대회가 한국 수학의 위상을 더 높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 발판 다지는 뇌과학 ‘큰걸음’ 뗄까

뇌 기능을 보여주는 뇌 영상의 예.  미 국립보건원 제공
뇌 기능을 보여주는 뇌 영상의 예. 미 국립보건원 제공


뇌 연구가 큰 걸음을 성큼 내딛을 만한 분위기다. 돌아보면 지난해는 신경과학이 큰 걸음의 발판을 마련한 한 해였다. 먼저 신경세포를 속속들이 볼 수 있게 하는 ‘뇌 투명화 기법’이 동물실험 수준에서 마련되고, 사람 뇌를 머리카락의 10분의 1 두께로 얇게 잘라 만든 3차원의 디지털 뇌 지도 ‘빅 브레인’이 나왔다. 또 신경세포를 선택적으로 껐다 켰다 조절하는 광유전학이 확산하고, 더 나은 효율로 유전자를 조작하는 ‘크리스퍼’(CRISPR)라는 기법도 등장했다. 이런 기술들이 뇌 연구에 새로운 발견과 통찰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 뇌 과학 발전엔 엄청난 지원이 있다. 유럽연합은 10년 동안 12억유로를 들여 슈퍼컴퓨터로 인간 뇌를 시뮬레이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미국도 올해만 1억달러를 쏟는 ‘뇌 계획’을 선포해 ‘거대 뇌 과학 시대’가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몇몇 전문매체와 연구기관의 전망을 종합하면, 올해 뇌 과학 분야에선 유전자나 분자·세포 수준을 넘어 여러 신경세포로 짜인 신경회로 단위의 연구, 신경망에서 얻는 엄청난 양의 정보를 기록하고 처리하는 전산 기법, 신경세포 활성과 행동의 연결성 분석, 고해상도 뇌 지도 등이 열쇳말이 될 듯하다. 김정훈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는 이제 “뇌의 해부학적 이해를 넘어 기능에 관한 지도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한 생명과학계에선 역분화 줄기세포의 임상시험과 줄기세포를 이용한 유사기관 생성, 에이즈 치료법 개발, 장내 미생물 등에 관한 연구도 관심사다.


▶ 우주 탐사, 우주 여행

11월 혜성에 착륙할 탐사로봇 ‘필래’.  유럽우주기구 제공
11월 혜성에 착륙할 탐사로봇 ‘필래’. 유럽우주기구 제공


새해엔 우주로 가는 길이 달·화성·혜성 탐사로 여느 때보다 붐빌 듯하다. 미국·유럽뿐 아니라 중국·인도도 앞다퉈 우주 탐사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14일 중국 탐사선 창어3호가 달 착륙에 이어 달의 지형과 지질을 분석해 관측 사진과 자료를 지구에 전송한다. 화성 탐사선으로는, 인도 최초의 ‘망갈리안’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메이븐’이 9월께 화성 궤도에 들어간다.

특히 처음으로 혜성 표면에 착륙할 탐사선 ‘로제타’가 주목받는다. 로제타는 2004년 유럽우주기구(ESA)가 보낸 혜성 탐사선으로, 긴 여행을 마치고 마침내 11월 ‘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에 내려앉는다. 로제타의 탐사로봇 ‘필래’가 혜성의 암석을 분석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혜성이 원시 지구에 물과 생명 씨앗을 가져다주었다’는 오랜 가설을 입증할 단서가 나올지 눈길이 쏠린다.

우주 여행은 올해에도 지구촌 뉴스의 관심사다. 2030년 사람을 화성에 보내겠다는 미국 나사는 9월께 무인 우주탐사선 ‘오리온’을 시험 발사한다. 미국 우주여행사 버진 걸랙틱은 첫 상업 우주여행을 준비중이라고 한다. 탑승비는 1인당 25만달러로, 지구 상공 110㎞까지 오르며 2시간 반 비행한다. 미국 우주업체 스페이스엑스도 달과 화성에 승무원을 보낼 수 있을지 따져보는 우주선 비행시험을 준비중이다.


▶ 우주의 수수께끼, 힉스 이후

플랑크 위성의 우주배경복사 지도(2013).  유럽우주기구 제공
플랑크 위성의 우주배경복사 지도(2013). 유럽우주기구 제공


2013년은 힉스의 해였다. 반세기 동안 실제 관측되지 않아 이론에서만 받아들여진 힉스 입자의 신호가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세른)의 거대 가속기에서 검출되고 이어 힉스 이론을 주창했던 물리학자 2명이 노벨상을 수상했다.

새해엔 우주의 기원과 진화를 둘러싸고 다른 수수께끼로 관심이 옮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유럽우주기구가 보낸 플랑크 우주탐사위성 운영팀이 올해 ‘우주배경복사’의 상세한 우주 지도를 발표한다. 우주배경복사는 우주대폭발(빅뱅)의 태초 빛이 팽창하고 식으며 현재 우주 전체에 배경처럼 남은 흔적인데, 그 미세 분포를 파악하면 우주론의 수수께끼를 푸는 단서를 얻을 수 있다. 특히 광자(빛)의 편광 패턴을 밝혀 초기 우주에서 시공간을 교란했을 ‘잔존 중력파’의 존재가 입증되면 초기 우주를 좀더 정확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주의 23%를 차지하면서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암흑물질에 대한 여러 연구도 눈길을 끈다. 암흑물질 후보의 하나인 중성미자(뉴트리노)를 추적하려고 남극 얼음을 2㎞까지 파고서 설치한 검출장치 ‘아이스 큐브’가 지난해 중성미자 28개 검출에 성공해 후속 결과가 기대된다.

반물질도 주목된다. 반물질은 입자와 질량은 같지만 전기 성질은 정반대인 반입자로 이뤄지는데, 빅뱅이론에는 ‘우주는 물질과 반물질의 자리다툼 끝에 탄생했다’는 학설도 있어 반물질 검출이 그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로 떠오른다. 힉스 입자를 검출한 세른 가속기가 반물질을 생성해 16여분 붙잡아 둔 데 이어, 올해엔 반물질의 정체를 이해하는 데 적잖은 진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 3차원 인쇄 또 무얼 만들어낼까

무중력에서 이뤄진 3차원 인쇄 시험.  미 항공우주국 제공
무중력에서 이뤄진 3차원 인쇄 시험. 미 항공우주국 제공


한 사람이 선홍빛 물건을 들고 단상에 올라왔다. 강연하던 외과 전문의 안토니 아탈라는 장갑을 끼고서 그 물체를 들어 청중에 보여주었다. 광택을 띠어 생생한 그것은 인간 장기였다.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청중은 일어서 박수를 보냈다. 몇해 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티이디’(TED) 지식공유 강연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세포를 재료로 써서 3차원(3D) 프린터로 사람 신장을 인쇄하는 데엔 7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물론 인쇄된 신장은 아직 사람 몸에 쓸 수 없어 연구용으로만 활용된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가 ‘3차 산업혁명’의 중요 기술로 평했듯이, 입력된 설계도를 바탕으로 레이저와 압출기를 이용해 물건을 인쇄하듯 만들어내는 3차원 인쇄는 지난 한 해 화제의 한복판에 섰다. 실험동물의 세포로 눈의 망막을 만들고, 실제 시술에 쓰인 콧구멍 지지대 같은 생체조직도 만들었다. 미국 항공우주국은 우주선 안에서 3차원 프린터로 필요한 물건을 만들어 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엔 3차원 인쇄가 더 빠르게 퍼질 전망이다. 고운 금속성 분말을 레이저로 융합해 인쇄하는 방식(SLS)의 특허기간이 곧 만료되는 등의 요인으로, 3차원 프린터의 값은 더 낮아질 것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해 3차원 프린터의 시장 성장률이 75%나 되리라 예측했다. 우려도 적잖다. 지난해 미국 한 단체가 3차원 프린터로 반자동 소총의 부품을 인쇄해 범죄 악용 우려와 논란이 일었다. 인공장기 인쇄는 안전성과 윤리 논란을 키운다.


▶ 세 부모 아이 논란…동물권과 과학연구

실험동물 침팬지.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실험동물 침팬지.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세 부모 아이’가 태어날까? 세 부모 아이란, 난자의 미토콘드리아에 문제가 있는 생모의 난자에서 세포핵만 빼내 기증받은 다른 난자에 넣고 이 난자와 생부의 정자를 인공수정함으로써 태어난 아이를 말한다. 법률적 부모한테서 세포핵 디엔에이를, 기증자의 난자에서 미토콘드리아 디엔에이를 물려받는다. 미토콘드리아 이상 탓에 생기는 심장병, 근육장애 같은 유전병을 막는 기술로 주목받아 왔다.

특히 영국 의회가 7월까지 이 생명공학 기술을 허용하는 법안을 투표로 처리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은 번질 전망이다. 이를 옹호하는 이들은 미토콘드리아 디엔에이가 세포 전체 디엔에이의 0.1%일 뿐이며 아이한테 별 영향을 끼치지 않으면서 유전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미토콘드리아 디엔에이가 세포핵 디엔에이와 상호작용해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원하는 특성만 갖춘 ‘아이 설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동물권과 과학 연구의 갈등은 어떤 해법을 찾을까?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침팬지 연구 지원을 제한하거나 줄이는 정책을 지난해 6월 발표한 데 이어, 지난달엔 동물권 옹호 단체가 뉴욕주를 상대로 고등 지능을 지닌 침팬지도 인간적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연구자들의 반발은 크다. 실험동물인 침팬지 연구를 제한하면 결국 사람을 위한 의학과 과학의 발전을 저해하고 연구 권리를 훼손한다고 주장한다.


▶ 결정학 100년의 해, 그리고 그래핀

흑연과 다이아몬드의 결정구조 차이.  유네스코 제공
흑연과 다이아몬드의 결정구조 차이. 유네스코 제공


올해는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결정학의 해’다. 흔히 자연 물질은 원자·분자의 배열이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결정구조를 지니는데, 20세기 초 이런 성질을 이용해 엑스선을 쏘면 물질의 미시구조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독일 물리학자 막스 폰 라우에는 엑스선이 물질의 결정에 부딪힐 때 저마다 특정 각도로 회절하는(꺾이는) 현상을 발견해 1914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결정학 100년은 물질구조를 규명하는 데 기여해 과학 발전을 이끌었다. 사실 값싼 흑연과 값비싼 다이아몬드가 똑같이 탄소로 이뤄진 물질인데도 서로 다른 것은 결정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란 것도 결정학 덕분에 널리 알려졌다. 콜레스테롤, 인슐린 같은 생분자는 물론이고 디엔에이 이중나선 구조의 발견도 결정학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지금도 신약 개발에서 결정학은 핵자기공명 기술 등과 더불어 약물 후보인 분자화합물을 찾는 데 쓰인다. 결정학의 해 개막 행사는 20~21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다.

올해엔 탄소 신소재인 그래핀이 2010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를 낳은 데 이어 일상제품과 만나는 상용화의 꿈을 이룰지도 관심사다. 전문매체의 전망을 보면, 값싸고 효율 높은 그래핀을 전극물질로 쓰는 ‘휘는 디스플레이’의 등장이 곧 현실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 자세한 글과 자료 정보를 사이언스온 웹진의 ‘흐름 2014’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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