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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아가라폭포 결빙 부른 ‘극 소용돌이’

등록 2014-01-21 19:38

북극 소용돌이(폴라 보텍스)의 주기적 변화인 북극진동이 강해지면 한반도에 한파가 몰아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진은 경남 합천의 밭에 고였던 물이 강한 바람에 흩날려 깻대에 얼어붙은 모습, 노주현씨의 2011년 기상사진전 최우수상 작품이다. 기상청 제공
북극 소용돌이(폴라 보텍스)의 주기적 변화인 북극진동이 강해지면 한반도에 한파가 몰아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진은 경남 합천의 밭에 고였던 물이 강한 바람에 흩날려 깻대에 얼어붙은 모습, 노주현씨의 2011년 기상사진전 최우수상 작품이다. 기상청 제공
[과학과 내일] 사진이 있는 기상 이야기
최근 103년 만에 나이아가라폭포를 얼게 만든 북미지역 혹한의 원인으로 ‘극 소용돌이’(폴라 보텍스·Polar Vortex)가 지목되고 있다. 이 용어가 언론에 처음 쓰인 것은 1853년 영국에서 발간되던 주간잡지 <리텔스 리빙 에이지>에서다. ‘크리스마스캐럴’ 작가인 찰스 디킨스가 발행한 잡지 <하우스홀드 워즈>(잘 알려진 속담)에서 옮겨 실은 ‘에어맵스’라는 글에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는 <경향신문> 1977년 1월6일치에 ‘여적’(餘滴)이라는 무기명 칼럼에 처음 등장했다. 필자는 칼럼에서 영하 15도 이하의 한파가 보름 동안 지속된 원인이 ‘폴라 보텍스’ 때문이라며 “북극지방의 한랭한 공기 입자의 소용돌이가 형성한 극와동(極渦動) 현상”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극 소용돌이라는 용어는 사실 새롭지 않다. 2010년 1월4일 74년 만의 서울 폭설, 그해 말부터 2011년 1월 말까지 이어진 39일간의 혹한, 2012~2013년 겨울의 대설 원인을 진단할 때 기상청이 약방의 감초처럼 내놓은 것이 ‘북극진동지수’(AOI)이다. 북극진동은 ‘북극에 있는 찬 공기의 소용돌이’가 수십일 또는 수십년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이를 지수화한 것이 북극진동지수로, 1998년 미국 워싱턴대의 존 마이클 월리스 교수와 그의 제자 데이비드 톰슨이 개발했다. 북극진동지수는 북반구 북위 60도 이상의 고위도 해면기압과 중위도 해면기압을 측정해 차이를 계산한 것으로 마이너스(-) 5에서 플러스(+) 5 사이의 값으로 표현된다. 북극의 기온이 올라가 고온 상태가 되면 중위도 지방의 기압은 낮고 북극의 기압은 높은 상태가 돼 북극진동지수는 음의 값을 가지게 된다. 지수가 낮으면 북극진동이 강해진 것이고, 북극의 한기 덩어리를 감싸고 회전하는 제트기류가 약해져 북극의 찬 공기가 중위도 지역까지 직접 내려와 한파가 발생하게 된다. 공주대 연구팀이 1979~2004년의 북극진동과 한반도 겨울 한파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한국지구과학회에 보고한 연구 결과를 보면, 북극진동이 강할 때 곧 북극진동지수가 음의 값일 때 한파 발생 횟수가 약할 때(양의 값)보다 14.3%가 더 발생했다. 북극진동지수는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의 기후예측센터(CPC) 누리집(www.cpc.ncep.noaa.gov)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북미 한파의 분석 과정에 북극진동이 언급되지 않는 것은 북극진동지수 음의 값이 혹한을 설명할 만큼 크지 않았던데다 월평균으로는 양의 상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기상청도 북극의 찬 공기 소용돌이가 잠시 길을 잃고 캐나다와 미국 쪽으로 내려왔다는 해석만을 내놓고 있다. 미 기후예측센터의 예상으로는 올해 2월까지 북극진동은 양의 값을 나타낼 것으로 보여, 한반도 등 동아시아지역에 큰 한파가 닥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근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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