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세계 파킨슨병의 날’을 앞두고 파킨슨병 치료 효과가 큰 신경세포 보호 물질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는 소식이 전해져 환자들에 기대를 안겨주고 있다. 파킨슨병은 뇌에서 도파민을 생성하는 신경세포가 죽으면서 나타나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현재까지는 근본 치료가 안되고 증상 완화 치료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이 연구원 뇌과학연구소 박기덕 박사와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황온유 교수의 공동연구로 도파민을 생성하는 신경세포 보호 물질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파킨슨병 생쥐 모델에 이 물질을 투여해 기존 파킨슨병 치료제인 셀레질닌과 견줘 치료 효과는 150% 이상 향상되면서 장기간 복용에 따른 부작용은 오히려 줄어드는 연구 결과를 얻어냈다.
연구팀은 퇴행성 뇌질환을 일으키는 물질인 산화 스트레스가 인체에 침입할 때 신경세포가 방어작용을 활성화시켜 스스로를 보호하는 데 주목하고, 다양한 화합물 실험을 통해 이 치료 물질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파킨슨병에 따른 운동 장애를 겪는 쥐에게 연구팀이 개발한 물질을 투여한 결과, 실험실 구석을 도는 데 걸린 시간이 12초에서 일반 쥐와 비슷한 4초까지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의약화학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인 ‘의약화학 저널’ 최근 호에 실렸다.
박기덕 박사는 “퇴행성 뇌질환의 근원적 치료는 현재까지 거의 불가능하지만, 인체의 방어작용을 활성화시켜 신경세포를 보호함으로써 뇌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데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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