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오키프(75)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교수
올 노벨생리의학상 존 오키프 교수
“한번 게재가 거절됐던 논문이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과학계에서 새로운 지식이 인정받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뇌 속의 내비게이션’이라 일컬어지는 ‘장소세포’를 발견한 공로로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존 오키프(75·사진)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교수가 20일 서울대 농업생명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벨상을 안겨준 자신의 논문이 학술지 편집진한테서 한차례 거부당한 사실을 털어놓았다.
오키프 교수는 20~21일 서울대에서 열리는 ‘한국 기초과학연구원(IBS)-영국 왕립학회 리서치 콘퍼런스’에 참석하려고 처음 방한했다. 그는 쥐 실험을 통해 뇌 속의 특정 세포들이 장소를 인지하는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냈다.
그는 “3년 동안 함께 연구한 연구원이 연구실을 떠나게 돼 서둘러 3쪽짜리 논문을 학술지 <브레인 리서치>에 제출했는데 게재를 거부당했다. 다시 작성해 제출하고 학술지 편집자와 토론한 뒤에야 실릴 수 있었다. 과학적 발견은 새로운 지식이어서 학계에서 보수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 연구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1960년대 초 발명된 전도체라는 트랜지스터를 동물의 뇌에 심어 행동하는 동물의 뇌세포를 관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 기초과학연구원도 젊은 연구자들이 최신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을 함과 동시에 창의성을 발휘할 환경을 만들어줘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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