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일으키는 베타아밀로드 단백질 농도 측정법
국내 연구진이 혈액 검사만으로 알츠하이머 발병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키스트) 뇌과학연구소의 김영수 선임연구원 연구팀은 6일 혈액 안의 베타아밀로이드 존재 여부로 뇌에 알츠하이머가 발병했는지를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연구 성과는 <네이처>가 발행하는 온라인 저널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10월27일(현지시각)치에 실렸다.
치매 가운데 50살 이후 뇌의 노화로 인해 발병하는 알츠하이머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 속의 이 베타아밀로이드가 과다 발생하면 신경세포가 파괴돼 기억이 지워진다. 그동안 알츠하이머 발병 여부는 뇌조직 검사나 양전자단층촬영(PET)으로 단백질 분포를 확인해 진단해왔다.
연구팀은 베타아밀로이드가 ‘엘아르피1’(LRP1)이라는 단백질을 통해 뇌에서 혈액으로 이동하는 것에 주목해 혈액 속에 존재하는 베타아밀로이드의 농도를 측정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우선 생쥐의 뇌에 베타아밀로이드를 다량으로 집어넣어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킨 다음 피를 뽑아 농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뇌 안의 베타아밀로이드 농도가 올라가면 혈액 속의 베타아밀로이드도 비례해서 농도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베타아밀로이드는 혈액 속에 극소량만 존재해 현재 병원에서 쓰고 있는 장비로는 분석할 수 없다. 키스트 개방형연구사업단은 아주 적은 양의 베타아밀로이드도 분석해낼 수 있는 ‘나노바이오센서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김영수 선임연구원은 “피 한 방울로 알츠하이머 치매를 진단할 수 있는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김영수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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