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교육, 진짜 그래요?]
1.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 머리가 좋아진다?
1993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프랜시스 라우셔 박사 연구팀은 대학생 36명한테 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D장조’를 10분 동안 들려주자 아이큐(IQ) 테스트 가운데 ‘공간-추론 능력’이 향상됐다는 논문을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해 ‘모차르트 효과’ 열풍을 불러왔다. 연구팀은 그 뒤에도 3~4살짜리 아이들한테 매일 10분씩 피아노와 노래를 가르친 뒤 4개의 조각을 맞춰 낙타 모양을 만들도록 하자 교육을 받지 않은 그룹보다 학습능력이 34%가 향상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 애팔래치안주립대학의 케네스 스틸 박사 연구팀은 125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라우셔 팀과 똑같은 실험을 했지만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학술지 <심리과학>에 발표했다.
다만, 캐나다에서는 9살 아이들한테 피아노를 3년 동안 가르친 뒤 언어·공간 능력을 테스트한 결과 그러지 않은 아이들보다 언어와 공간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또다른 연구에서는 60~85살의 노년층이 피아노 교습을 받은 뒤 암기 능력이 높아진 결과를 얻었다.
2. 음악을 들으면 공부가 잘된다?
2010년 영국 웨일스대의 닉 퍼햄과 조앤 비자드 교수 연구팀은 18~30살의 성인 25명한테 좋아하는 음악과 싫어하는 음악, 숫자 3만 되뇌는 목소리, 1~9의 임의의 숫자를 반복하는 목소리를 들려주거나 조용한 상태에서 문자를 순서대로 외우게 하는 실험을 했다. 결과는 같은 숫자를 되뇌는 목소리를 들을 때와 조용할 때 가장 잘 외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익숙하고 편안한 음악을 무의식 상태에서 들으면 일정한 리듬이 우리 뇌로 하여금 정보의 입력과 휴지를 적절하게 반복할 수 있도록 도와줘 기억력 향상에 보탬이 될 가능성이 있다.
3. 언어는 왼쪽, 음악은 오른쪽 뇌가 받아들인다?
언어와 음악은 소리가 매개체이고 의미 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정보를 안에 담고 있고 사람을 조작(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을 보면 음악엔 오른쪽 뇌, 언어엔 왼쪽 뇌가 반응하는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이 과정은 쌍방향적이다. 음악이 들어오면 양쪽 뇌에서 신호가 왔다갔다하다 오른쪽에서 최종적으로 해석을 한다. 반대로 언어의 경우 말의 높낮이, 리듬, 빠르기 등 비언어적 요인은 오른쪽 뇌가 해석해 왼쪽 뇌에 전달해주는 식이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모차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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