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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생명현상의 핵심 RNA 분해 비밀은 ‘꼬리’에 있었다

등록 2014-12-05 08:55수정 2014-12-05 11:00

김빛내리 RNA연구단 단장
김빛내리 RNA연구단 단장
영화 <설국열차> 처럼 생명현상의 핵심인 아르엔에이(RNA) 분해 비밀은 ‘꼬리’에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산하 RNA연구단(단장 김빛내리·사진)이 세포 안에 있는 전령아르엔에이(mRNA)의 분해 과정에 숨겨 있던 새로운 작동원리를 처음으로 발견해 논문이 유명 학술지 <셀> 5일치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세포 안에 있는 ‘생명의 책’인 디엔에이(DNA)에 담긴 유전정보는 전령RNA에 의해 복사(해석)돼 생명 현상을 유지하는 각종 단백질을 만드는 데 쓰인다. 이 전령RNA가 어떻게 생겨나고 어떻게 분해되는지를 밝히는 일은 생명 현상을 이해하는 지름길이다.

연구팀은 전령RNA의 꼬리 부분에 분해를 촉진하는 ‘유리딘화’ 현상을 발견했다. 전령RNA는 한창 일을 할 때면 긴 아데닌(A) 꼬리를 갖는다. DNA가 아데닌, 구아닌(G), 시토신(C), 티민(T) 등 네 가지의 염기로 이뤄진 데 비해 RNA는 티민 대신 우라실(U)이라는 염기를 가지고 있다. 이 아데닌이 전령RNA의 끝에 길게 늘어선다는 말이다. 그런데 전령RNA가 맡은 일을 다 마치고 나면 긴 아데닌 꼬리가 짧아지면서 분해과정이 시작되고 이후 다양한 분해 효소들이 달라붙어 결국 잘게 분해돼 산화한다.

연구팀이 이번에 새로 발견한 사실은 짧아진 아데닌 꼬리에 추가로 유리딘 꼬리가 붙는다는 것이다. 유리딘은 우라실(U)에 당(리보오스)이 결합한 것을 일컫는다. 곧 AAA로 끝나는 전령RNA 염기서열 끝에 UUU가 달라붙는다는 얘기다.

연구팀은 또 유리딘 꼬리는 ‘TUT4’와 ‘TUT7’이라는 두 효소에 의해 짧은 아데닌 꼬리를 가진 전령RNA 끝 부분에 달라붙는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두 효소를 제거한 세포에서는 전령RNA의 유리딘 꼬리가 사라지고 분해도 느려진다는 것도 밝혀냈다.

연구팀은 동물의 발생단계나 다양한 질병 조직에서 유리딘 꼬리가 유전자 조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되면 생명 현상의 비밀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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