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성균관대 의과대학 김덕경·기창원·기창석 교수.
국내 연구진이 녹내장 등을 특징으로 하는 ‘싱글턴 머튼 증후군’과 유사한 새로운 질환을 발견하고 발병 원인인 유전자 변이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성균관대학교는 3일 의과대학 김덕경·기창원·기창석 교수 연구팀이 이전에 알려져 있던 싱글턴 머튼 증후군과 유사한 새로운 질환을 발견해 ‘비전형적 싱글턴 머튼 증후군’이라 이름 짓고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을 이용해 원인 유전자(DDX58)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연구 성과는 미국인체유전학회가 발간하는 학술지 <미국인체유전체학>(AJHG) 온라인판 최신호에 실렸다. AJHG는 생명공학 분야의 저명 학술지 <셀>의 자매지다.
싱글턴 머튼 증후군은 녹내장, 대동맥 석회화, 골격계 이상이 특징인 질환으로 1973년 에드워드 싱글턴과 데이비드 머튼에 의해 처음 보고됐다. 성균관대 연구팀이 발견한 질환은 기존 싱글턴 머튼 증후군과 달리 치아 이상이 없고 중증도가 덜했다. 연구팀은 ‘DDX58’ 유전자에 대한 기능 연구를 통해 단백질에 발생한 변이로 인한 지속적인 기능 항진이 이 질환의 원인임을 규명해냈다.
이 유전자는 독일과 미국 등 해외 연구진이 발견한 전형적인 싱글턴 머튼 증후군의 원인 유전자 ‘IFIH1’과 유사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해외 연구진의 논문도 한국 연구팀의 논문이 실린 학술지에 나란히 실려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두 연구팀이 발견한 ‘DDX58’과 ‘IFIH1’두 단백질은 원래 외부에서 침입하는 바이러스를 감지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이 단백질에 이상이 생겨 외부에서 침입하는 바이러스가 없는데도 활성화해 인터페론 베타를 비롯한 염증 반응 물질을 유도하게 되고, 이로 말미암아 질환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향후 DDX58 유전자 검사를 통해 비전형적 싱글턴 머튼 증후군 환자를 조기 진단하고 치료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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