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수명이 줄어든 전지를 냉동고에 넣었다 빼면 성능이 회복된다?
A: 전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얘기다. 일상에서 쓰는 전지는 화학전지여서 사용할 때는 10~60도 환경에서, 보존할 때는 저온에서 하는 것이 좋다. 배터리는 방전이 되더라도 내부에는 에너지가 조금은 남아 있게 된다. 처음에 리모컨 등 기기가 작동하지 않아도 조금 시간을 두면 이 잔존에너지가 저절로 평형을 이뤄 일부 양을 쓸 수 있다. 자동차 배터리가 방전돼 시동이 걸리다 말았을 때 조금 기다리면 다시 걸리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배터리를 냉장고에 넣어두면 평형에 도달하는 동안 자기방전 저항이 감소해 조금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2차전지를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을 때는 100% 충전한 뒤 밀폐시켜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도 방법이다. 자기방전도 줄일 수 있고 전해액의 건조도 막을 수 있어서다. 하지만 냉동상태는 이런 변화에 영향을 주지 못하고, 배터리 안 전해질을 냉동시켜 성능을 더 나쁘게 만들 수 있다.
Q:
건전지(1차전지)도 충전이 된다?
A: 건전지에는 충전하지 말라는 경고가 붙은 것들이 있다. 건전지는 2차전지와 달리 일단 사용하기 시작하면 방전과 충전 반응이 가역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일부 건전지는 충전까지는 아니어도 감소된 만큼의 전기를 보충하는 정도는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망간건전지나 알칼리건전지의 경우 조금 사용한 뒤 바로 충전기에 넣으면 몇번 정도 충전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도 ‘전지를 사용할 때의 전압이 1개당 1볼트 이상이어야 할 것’, ‘충전은 12시간 이상 방전 전까지 계속할 것’ 등 조건이 까다로워 잘못 충전하면 오히려 전해액이 새거나 수명만 단축시킬 수 있다.
더욱이 요즘 건전지는 대부분 리튬전지여서 이런 효과를 얻을 수 없다. 전기적으로 충전하면 오히려 가스만 나와 내압이 올라가면서 전해액이 터져 나올 수 있어 위험하다.
Q:
건전지를 몸에 지니고 다니면 벼락 맞을 확률이 높아진다?
A: 건전지에도 금속물질이 들어 있어 목걸이나 팔찌처럼 몸에 지니고 다니면 벼락(낙뢰)을 맞을 수 있다는 속설은 사실이 아니다. 한국전기연구원 실험 결과 낙뢰에 맞을 확률은 높은 곳일수록 높았지만 몸에 지닌 물건과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휴대전화 통화가 낙뢰를 일으킬 수 있다는 얘기도 근거가 없다. 휴대전화에서 발생하는 전자기파(1.5~2㎓)는 낙뢰의 전자기파(최대 10㎒)와 전혀 다른 주파수여서 상관이 없다.
이근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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