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 결과
‘애정 결핍이 원인’ 학설 뒤집어
자존감 형성엔 부모 애정이 영향
‘애정 결핍이 원인’ 학설 뒤집어
자존감 형성엔 부모 애정이 영향
정신분석학에선 유년기의 애정 결핍이 자아도취(나르시시즘) 증상의 기원이라는 가설을 내놓는다. 어린 시절 부모의 사랑을 받지못한 상처가 성인이 돼 타인의 인정을 받으려는 보상 욕구로 나타나, 실제와 달리 자신의 능력·외모가 뛰어나다고 믿거나 자신을 완벽한 사람으로 여기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의 한 연구진이 이런 가설과 정반대의 연구 결과를 내놨다. 자아도취적 성격은 부모의 자녀에 대한 애정 결핍이 아닌 “우리 아이는 특별하다”는 과대평가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팀이 9일(현지시각)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보고한 심리학 연구 결과를 보면, “너는 다른 아이보다 특별하다”는 칭찬이 아이의 자존감·자부심을 키워주리라는 부모의 기대와 달리 아이가 자기중심적·자아도취적인 성격을 갖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네덜란드에서 7~11살 어린이 565명과 부모 705명(아버지 290명, 어머니 415명)을 대상으로 1년반 동안 6개월 간격으로 4차례에 걸쳐 설문조사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
연구 결과는 자기중심 성향이 부모의 과대평가와 상관있을 뿐 부모의 애정 결핍과는 관계가 없음을 보여줬다. 아울러 자기중심적인 부모한테서 자기중심적인 아이가 나오는 게 아니라, 자기중심 성향의 원천은 오직 과대평가인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나도 다른 친구들만큼 괜찮은 사람”이라는 자존감은 부모가 아이한테 애정을 보여준 경우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한 브래드 부시맨 교수는 “자기중심적 사고와 자존감이 생기는 기원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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