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콘신주립대 연구팀 기존 가설에 반론 제기
“암컷 새와 수컷 새들은 유사성이 강해지도록 진화해왔다”
“암컷 새와 수컷 새들은 유사성이 강해지도록 진화해왔다”
“수컷 새의 화려한 깃털이 짝을 유혹하려는 성선택용이라는 것이 지배적 가설이지만 미국 위스콘신주립대 연구팀은 “이것이 다는 아니다”라는 반론을 제기했다.
밀워키에 있는 위스콘신주립대 연구팀은 “암컷 새와 수컷 새들은 상이성보다는 유사성이 더 강해지도록 진화해왔다”고 미국과학진흥회(AAAS)가 펴내는 공개학술지(오픈액세스) <사이언스 어드밴스> 27일(현지시각)치에 보고했다.
연구팀은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 6개 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977종의 새들에 대한 자료를 수집했다. 이는 전체 조류 1만종의 10분의 1에 이른다. 이들은 4년 동안 각 종마다 암수 3마리씩 6마리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각 새들의 명조와 색조를 점수화하고, 깃털과 성선택 및 자연선택과 연관성을 10단계로 점수화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피터 던과 린다 휘팅엄은 “많은 연구자들이 암컷이나 수컷을 따로 연구해왔을 뿐 성선택 및 자연선택과 깃털 색깔의 연관성을 대규모로 연구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종종 수컷이 암컷보다 화려하고 밝은 깃털을 가지지만 1000여종의 조류를 분석해보니 주변 환경에 적응하거나 포식자에게서 피신할 때는 암수가 모두 비슷한 색깔을 가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서식지 이동이나 아열대지역에서 새끼 기르기 등 자연선택이 성선택보다 영향력이 크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많은 연구가 암수 깃털 색깔의 차이에 주목했지만 진화는 암수 깃털의 상이성보다는 유사성 쪽으로 변화를 유도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암수의 색깔이 유사해지는 때는 자연선택 때문이고 색깔의 차이가 커질 때는 성선택 때문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들은 여러 암컷을 거느린 수컷은 오히려 암컷보다 깃털의 색깔이 선명하지 않다는 흥미로운 사실도 발견했다. 예를 들어 12마리의 암컷을 거느리는 붉은어깨검정새는 깃털이 암컷보다 덜 화려하고 어둡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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