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자주 마시다보면 주량이 늘어난다?
주량은 유전적으로 타고난다. 사람에 따라 알코올 분해효소(알코올탈수소효소와 아세트알데히드탈수소효소) 분비 능력이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술을 자주 마시면 약동학적 내성이 생겨 효소 분비가 활발해져 일시적으로 주량이 늘어난 듯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효소 분비 능력 증대는 한계가 있어 타고난 분해 능력을 넘어가는 술은 간에 손상을 가져오기 쉽다. 간에 무리가 가면 알코올 분해 능력이 오히려 떨어져 주량도 다시 줄어들 수도 있다. 알코올 의존도 유전적 원인이 40~60%에 이른다. 중독은 더 심해 60% 이상이다. 부모가 알코올 의존 증세를 보일 경우 자식의 위험도는 5배 늘어난다.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은 주량이 적다?
술을 마셨을 때 얼굴이 빨개지는 것은 아세트알데히드가 얼굴이나 피부의 혈관을 팽창시키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아세트알데히드탈수소효소 분비 능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흔히 일어난다. 얼굴이나 피부가 빨개지는 사람은 한마디로 선천적으로 술에 약한 체질이다. 이런 경우 오히려 알코올 중독에 걸릴 위험이 적다. 가령 소주나 생맥주 한잔을 마셨는데 기분이 좋아지고 얼굴이 빨개지지 않는 사람은 술을 마셔도 기분이 별로이고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보다 알코올 중독에 걸릴 확률이 90배가 높다고 한다.
적당한 소량의 음주는 건강에 도움이 된다?
적정 음주는 과음하지 않고 조절할 수 있는 범위, 곧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지 않는 정도의 음주를 말한다. 보통 남자의 경우 소주 기준 하루 2~3잔, 여자나 65살 이상 노인은 1~2잔 정도다. 여자나 노인의 적정 음주량이 적은 것은 제지방량이 적기 때문이다. 지방에는 알코올이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지방을 뺀 제지방량이 많은 사람이 술을 더 많이 마실 수 있다. 적당한 술이 심혈관계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단 한 잔의 술이라도 암 발생에 영향을 끼친다는 데는 반론이 없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