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연구팀 도약원리 밝혀 제작
“재해지역 인명발견 등 쓸 수 있어”
“재해지역 인명발견 등 쓸 수 있어”
국내 연구진이 소금쟁이가 표면장력을 이용해 물에서 뛰어오르는 원리를 본뜬 로봇(사진)을 개발했다.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김호영·조규진 교수 연구팀은 30일 “물 위에서 사는 소금쟁이가 표면장력을 이용해 도약하는 원리를 밝혀내 이를 적용한 소형 로봇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논문은 유명 과학저널 <사이언스> 30일(현지시각)치에 실렸다.
물 같은 액체의 표면에는 면적을 작게 하려는 힘이 작용하는데 소금쟁이는 이 표면장력을 이용해 물 위에서 생활한다. 연구팀은 소금쟁이가 물에 빠지지 않고 도약하는 원리가, 수면을 단순히 아래로 누르지 않고, 넓게 벌렸던 네 개의 다리를 회전시켜 가운데로 모으는 동작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조규진 교수는 “뭍에서 동물들이 높이뛰기를 할 때 짧은 시간에 많은 힘을 준다. 하지만 (소금쟁이처럼) 적은 힘이라도 긴 시간 동안 주면 똑같이 높이 뛸 수 있다. 바람이 꽉 찬 공은 짧고 힘있게 차 멀리 보내지만 바람 빠진 공은 천천히 힘을 모아 차야 멀리 가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열을 가하면 모양이 바뀌었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형상기억합금을 입체 종이책(접었다 펴면 입체 모양이 나오는 크리스마스카드처럼 생긴 책)처럼 쌓아 올려 소금쟁이 로봇을 만들었다. 소금쟁이보다 조금 무거운 0.068g, 높이 1㎝의 로봇은 5㎝짜리 다리 4개로 물 위에서 최대 14㎝ 높이까지 뛰어올랐다. 조 교수는 “소금쟁이의 도약 원리를 밝혔다는 의미가 있다. 이 소형 로봇은 재해나 오염지역, 전장에서 대량으로 흩어놓아 감시·정찰·인명발견 등에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사진 서울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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