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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과학 속 여성은 왜 소수인가…‘평행 우주 속의 소녀’

등록 2015-12-15 09:02

퀴리부인 같은 유명한 여성 과학자가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이공계 분야에서 여성은 소수자다. 우리나라는 아시아 국가 가운데서도여성 과학기술인의 참여도가 낮은 편이다. 여성과학도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15일 도서출판 이새에서 출간한 ‘평행 우주 속의 소녀 : 평등한 과학을 꿈꾸다’는 여성 과학기술인의 부족이 사회적 인식의 벽 때문에 나타났다고 진단한다.

여성은 선천적으로 과학적인 소질이 부족하고, 과학을 잘하는 여성은 남성에게 인기가 없다는 편견이 여성을 스스로 과학에서 도망치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아일린 폴락 미시간대 창작예술학 석사 프로그램 교수도 예일대물리학과 4년 내내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이론 물리학자의 꿈을 포기하고 작가로 전직한 이력이 있다.

1970년대 중반 대학을 다닌 저자는 학창시절 과학을 잘한다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대학을 최우등으로 졸업했음에도 한 번도 과학적 재능을 인정받지 못한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는다.

과학은 남자들의 영역이라는 무의식적 편견이 그녀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저자는 그 후 6년에 걸쳐 자연과학을 전공한 여성 수십명을 인터뷰하고 관련 연구를 조사 분석해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에서 여성으로서 겪는 문화적, 사회적, 심리적, 제도적 장벽을 파헤친다.

책 속에는 수많은 아일린이 등장한다. 어린 시절 미국 대표로 수학대회에 참석한 한 여성은 자신을 잘 알지 못하는 한 교수의 ‘수학적 재능을 갖고 있지 않다’는 평가에 물리학자의 길을 포기한다. 화학자가 되기를 포기한 또 다른 여성은 자신에게 가능한 선택이 무엇인지 알려줄 조력자가 없어 다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시간이 흘러 여성 과학자의 현실이 나아졌다고는 여전히 사회적 인식이나 관행에서 보이지 않는 장벽은 높게 존재한다.

저자는 조사 분석을 통해 ‘오늘날 예일대학교에는 내가 다닐 때보다 더 많은 여성이 물리학을 공부하고 있다’면서도 ‘소외감과 스스로에 대한 불신으로 나를 고민하게 만들었던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이 강한 전기자기장처럼 오늘날까지도 똑같이 대학에 남아있었다’며 이런 문제가 여전하다고 진단한다.

그는 ‘문과와 이과에 동시에 재능을 보이는 여학생들은 교사들로부터 읽고 쓰는분야에 소질이 있다는 칭찬과 격려를 들으면서 인문학 분야로 유도되는 반면 똑같은재능을 가진 남학생들은 미적분, 물리학, 또는 컴퓨터공학 등을 잘할 수 있도록 격려를 받는다’는 점도 그대로라고 지적한다.

책은 여학생들이 환경적 요인 때문에 중도 포기하지 않도록 ‘여학생들이 남자들보다 훨씬 더 많은 칭찬과 격려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멋진 여성 과학자의 이미지를 방송 매체 등을 통해 자주 보여주고 고등미적분 과목을 듣도록 격려해주고, 수학이나 과학은 ‘인기없는 괴짜’나 한다는 반지성적 사고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도 계속돼야 한다고 말한다.

여성의 과학계 진출을 가로막는 또 하나의 장애물인 결혼과 출산, 육아 문제에도 정책적으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 책을 옮기고 발간한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발간사에서 ‘1970년대 미국의 상황과 지금 우리의 현실을 직접 비교할 수는 없겠으나 아시아 지역에서도 여성과학기술인의 참여가 낮은 편에 속하는 우리의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저자는 이 책의 한국어판 출간을 기념해 15~16일 서울 프레스센터와 한국과학창의재단,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기과학고에서 잇달아 강연회를 열어 책 내용을 소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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