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과학기술 10대 뉴스에 메르스 사태, 스마트 인공피부 등이 뽑혔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는 24일 올해 10대 과학기술 뉴스로 연구성과 6건과 뉴스 4건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연구 성과로는 △온도·습도·촉감까지 느끼는 스마트 인공피부 개발 △열을 전기로 바꾸는 고효율 신소재 개발 △국내 기업 자유롭게 휘어지는 배터리 개발 △베일에 싸인 세포의 비밀 아르엔에이RNA)·마이크로RNA로 규명 △무한 재사용 가능한 그래핀 연료전지 촉매 개발 △고강도의 가벼운 친환경 철강신소재 개발이 뽑혔다. 또 과학기술 뉴스는 △메르스 사태, 국가방역 체계 재정비 시급 △한국 제약업계 사상 최대 규모 해외 기술수출 달성 △핀테크 금융 혁신, 전자화폐 시대 개막 △스마트(SMART) 원자로 해외수출 첫 걸음 등이 뽑혔다.
과총은 과학기술 10대 뉴스 선정위원회(위원장 남궁은 명지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의 심의와 과학기술인 및 일반인 3249명의 온라인 투표를 반영해 올해의 10대 과학기술 뉴스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10대 뉴스 주요 내용이다.
◇메르스(MERS) 사태, 국가 방역체계 재정비 시급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는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바이러스성 호흡기 감염증으로 올해 5월 국내에서 환자가 발생해 우리 사회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5월21일 중동을 방문한 68살 남성의 첫 확진 진단을 시작으로 5명의 ‘슈퍼전파자’가 발생해 186명의 확진자를 만들어내고, 모두 36명이 사망했다. 메르스 확산은 초기 방역의 실패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이어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등의 감염병 위기관리 시스템의 부재와 삼성서울병원 등 바이러스의 진원지가 초기 방역에 실패함으로써 국가 방역체계의 시급성을 확인했다.
◇온도 · 습도 · 촉감까지 느끼는 스마트 인공피부 개발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김대형 교수팀은 사람 피부처럼 부드럽고 신축성 있으며 온도와 습도, 촉감까지 느낄 수 있는 스마트 인공피부를 개발했다. 연구논문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실렸다.
이 인공피부는 초박막 폴리이미드(PI) 박막과 실리콘 단결정 나노리본(SiNR)으로 만든 온도·압력·변형 센서들과 금 나노리본으로 제작된 습도 센서 및 체온 모방을 위한 발열체를 투명한 실리콘 고무 속에 배치한 구조로 만들었다. 연구팀은 스마트 인공피부를 적용한 인공 손과 실제 손을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한 결과 인공 손도 실제 손과 같은 체온으로 측정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개발된 스마트 피부는 50%까지 늘어나도 센서가 정상으로 작동해, 손목 등 신축성이 좋아야 하는 부위에서도 제 기능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연구팀은 인공피부 센서에서 감지된 촉각 신호를 쥐의 말초신경을 통해 뇌까지 전달하는 실험에도 성공했다.
◇한국제약업계 사상 최대 규모 해외 기술수출 달성
한미약품은 올해 8조원대의 신약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 가운데 6조원 가치의 바이오신약 ‘랩스커버리’ 독자기술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약물의 전달체계를 변화시켜 약효의 지속시간을 늘려주는 기술로 당뇨병 환자가 인슐린이나 당뇨치료를 매일 맞지 않아도 된다.
◇열을 전기로 바꾸는 고효율 신소재 개발
사람 몸의 체온을 전기로 바꾸는 효율이 종전보다 2배 향상된 열전 소재 기술이 성균관대학교 에너지과학과 김성웅 교수,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구조물리연구단 이영희 단장, 김상일 박사, 강원대 이규형 교수 공동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열전 소재란 소재 양면의 온도차에서 생기는 열을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신소재를 일컫는다. 이번에 개발된 열전소재는 선진국에 비해 성능이 두 배 가까이 향상된 것으로 세계 최고의 효율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논문은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국내 기업, 자유롭게 휘어지는 배터리 개발
삼성에스디아이(SDI)와 엘지(LG)화학은 차세대 플렉서블 배터리를 개발해 웨어러블 시장에 본격 출시했다. 가트너(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내년 전체 소비자 손목착용 기기 시장의 40% 이상을 스마트워치가 차지할 전망이다. 2020년에는 약 1억대 이상 출하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은 최근 스트라이프와 밴드형 배터리를 선보였다. 스트라이프 배터리는 섬유와 같이 자유자재로 휘는 유연성과 혁신적인 에너지밀도를 구현한 차세대 배터리다. 목걸이, 헤어밴드, 티셔츠 장식 등 다양한 형태로 적용할 수 있다.
LG화학은 위, 아래로 완벽히 접을 수 있는 손목 밴드형 와이어 배터리를 최초로 공개했다. 이 배터리는 LG화학이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전선 형태의 와이어 배터리를 응용해 만든 제품으로 기존 플렉서블 배터리가 사람 손목 곡률반경인 30R(곡률 반경) 정도에서 멈추는 한계가 있는 반면 이 제품은 위, 아래로 완벽하게 접을 수 있다. 밴드형 와이어 배터리는 기존 스마트워치 용량을 구현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시계 디자인 구현이 가능해 소형 배터리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베일에 쌓인 세포의 비밀 RNA · 마이크로RNA로 규명
기초과학연구원(IBS) 아르엔에이연구단(단장 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은 올해 RNA와 마이크로RNA(miRNA) 관련 연구성과를 잇따라 발표해 국내외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첫번째 연구성과는 마이크로RNA가 초기 배아에서 조절되는 기전을 세계 최초로 밝혀낸 것이다. 논문은 <몰레큘러 셀>에 실렸다. 두번째 연구성과는 RNA 분해의 비밀을 ‘꼬리서열 분석법’으로 밝혀낸 것이다. <셀>에 논문이 실렸다. 세번째 연구성과는 마이크로RNA를 만드는 단백질 복합체의 구성과 기능을 밝혀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RNA 탄생의 비밀을 규명해낸 것이다. 연구성과는 마찬가지로 <셀>에 소개됐다.
◇무한 재사용 가능한 그래핀 연료전지 촉매 개발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백종범 교수팀은 기계화학적 공법으로 안티몬을 그래핀에의 가장자리에 넣어 세계 최초로 죽지 않는 연료전지 전극소재를 개발했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과 <케미칼 리뷰>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기계화학적 공정인 볼밀링법을 통해 최초로 준금속 중 하나인 안티몬을 그래핀 가장자리에만 선택적으로 입히고 전기화학적 활성도를 극대화하는 연료전지용 소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그래핀 결정을 손상하지 않으면서 계속 사용해도 안정적이고 우수한 산소환원용 촉매 특성을 발현시킬 수 있다.
◇핀테크 금융 혁신, 전자화폐 시대 개막
삼성전자에서 출시한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 애플사의 애플페이, LG전자의 LG페이 등 핀테크의 금융 혁신을 통한 전자화폐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 삼성페이의 경우 지난 9월 국내 및 미국 정식 출시 이후 가입자가 100만명을 넘어섰고 일 결제건수가 10만건으로 일평균 20억원이 결제되고 있다.
◇고강도의 가벼운 친환경 철강신소재 개발
최근 자동차 업계는 ‘연비와의 전쟁’이라고 부를 정도로 연비 개선 기술에 대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튼튼하면서도 가볍고, 변형 시에 쉽게 부러지지 않는’ 소재 개발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이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는 소재는 티타늄 외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런 티타늄에 도전할 새로운 철강 소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되었다. 포스텍 철강대학원 김낙준·김한수 교수와 김상헌 연구원 등 공동 연구팀은 철과 알루미늄의 ‘금속간 화합물’을 이용해 기존 합금보다 강도와 연성이 뛰어나면서도 무게가 훨씬 가벼운 친환경 소재의 철강 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논문은 <네이처>에 게재됐다.
◇스마트(SMART) 원자로, 해외 수출 첫 걸음
올해 9월2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사우디 왕립 원자력신재생에너지원 사이에 스마트(SMART) 원전 건설 전 상세설계 협약을 체결했다. 한국과 사우디는 향후 본 협약을 바탕으로 사우디 안에 2기 이상의 스마트 원자로를 추가로 건설하고 제3국에 공동 진출하는 등의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스마트 원전은 대형 상용원전의 10분의 1 규모인 100MWe의 중소형 원전으로, 배관없이 원자로시스템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 안에 배치해 배관 파손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원자로이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메르스 사태
스마트 인공 피부
8조원대 신약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한미약품 연구실 모습
열전소자 신소재
휘어지는 배터리
마이크로 RNA
그래핀 제조 모식도
전자화폐
스마트 종합 시험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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