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AP 연합뉴스
진짜 그래요?
고드름도 문지르면 정전기가?
두 물체가 접촉했을 때 각각 어떤 전하를 띠는지 배열한 것이 대전서열이다. 그러나 모든 물질이 질서정연하게 배치되는 건 아니다. 가령 실크와 유리가 접촉하면 유리가 마이너스 전하를, 유리와 아연이 접촉하면 아연이 마이너스 전하를 띠는데 실크와 아연이 접촉하면 실크가 플러스가 아니라 마이너스를 띤다. 어떤 물질이 어느 조건에서 무슨 전하를 띠는지는 과학자들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같은 물체라도 마찰 방법에 따라 서로 다른 전하로 대전된다. 두 개의 고드름을 직각으로 엇갈리게 하고 그 가운데 하나만 움직여 문지르면 고정된 쪽은 마이너스, 움직이는 쪽은 플러스 전하를 띤다. 고정된 쪽은 한곳에 집중적으로 마찰이 일어나 온도가 상승하고, 물 분자는 플러스 전기를 갖는 수소이온과 마이너스를 갖는 수산기이온으로 분해된다. 수소이온은 가벼워서 온도가 높은 고정된 고드름에서 온도가 낮은 움직이는 고드름 쪽으로 이동하고, 수소이온을 받은 움직이는 고드름이 플러스 전하를 띠게 되는 것이다.
정전기도 세면 감전사?
사람은 소파에 앉았다 일어나는 것만으로도 수천 볼트의 전압을 머금게 된다. 사람이 3000볼트 정도로 대전됐을 때 문고리를 잡으면 방전이 일어나 전기충격을 느끼게 되는 이유다. 하지만 정전기로 감전사하지는 않는다. 전압은 높지만 사람이 갖는 전기 용량, 곧 전하량이 극히 작아서 방전이 일어나도 극히 짧은 시간에 전하가 사라지면서 전압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전류 1암페어(A)는 1초 동안 1쿨롱(전하량 단위)의 전하가 흐르는 크기인데, 사람은 단 1초 동안 50~100㎃만 흘러도 목숨이 위태로워진다. 하지만 사람 몸이 3000볼트로 대전됐어도 100㎃의 전류가 흐르면 전하가 1만분의 3초 만에 사라져 인체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다.
이근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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