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미래&과학 과학

평창올림픽 눈 부족할라…겨울눈 여름에도 저장한다

등록 2016-02-25 17:12수정 2016-02-25 17:58

강원도 대관령에 있는 국립기상과학원 구름물리선도센터에서 25일 센터 직원들이 요오드화은(AgI)을 연소시켜 기상조절(인공강우·증설) 지상실험을 하고 있다.
강원도 대관령에 있는 국립기상과학원 구름물리선도센터에서 25일 센터 직원들이 요오드화은(AgI)을 연소시켜 기상조절(인공강우·증설) 지상실험을 하고 있다.
2018년 평창올림픽 최대 도전은 날씨
온난화·가뭄 대비 여름에 눈 90만㎥ 저장
스키점프 때 풍속·풍향도 점수에 반영
10여개국 직접 예보 참여 ‘기상올림픽’
올해 2월9일부터 24일까지 대관령 평균기온은 영하 2.5도로 평년(1980~2010년 30년 평균)보다 무려 2.6도나 높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2.8도나 높았다. 2018년 2월9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평창겨울올림픽의 최대 도전은 날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이 25일 집계한 자료를 보면, 이 지역에 눈이 덮인 기간도 지난해에는 16~22일 일주일뿐이었으며, 올해도 8일뿐이었다. 2018년 기상상황을 현재 가늠할 수는 없지만, 2010년 캐나다 밴쿠버겨울올림픽이나 2014년 러시아 소치겨울올림픽이 모두 날씨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했던 점을 고려하면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대회기간에 필요한 눈의 양을 2100만㎥ 로 보고 있다. 대회를 열기 위해 필요한 눈은 2018년 1월20일까지는 확보해야 한다. 이후에는 대회 관계자 외는 경기장 접근 금지령이 내려진다. 조직위는 근래의 기상 조건 등에 비춰보면 90만㎥ 가 부족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백성일 조직위 경기국장은 “내년 1~2월에 온 눈을 모아 여름 내내 단열재나 구직포를 씌워 저장해뒀다 11월부터 대회장에 펼쳐놓는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날씨가 겨울올림픽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대회 개최 여부뿐만이 아니다. 경기 운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선수의 성적에도 직접 반영된다. 2009년 2월 캐나다에서 열린 월드컵 스키대회 때는 위험기상 속에 경기를 진행하다 48명 출전선수 중 40명이 경기를 마친 상태에서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기상청은 대회 기간에 예보관 3명을 상주시키고, 경기장 통합센서 장비 25개와 자동관측장비(AWS) 10대를 설치해 경기장 운영에 필요한 기상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평창겨울올림픽에서는 모두 12개 경기장에서 스키·빙상 등 7경기 15개 종목 102개 세부종목이 치러진다. 경기장마다 설치된 기상장비가 관측한 자료를 바탕으로 예보관들이 기상상황을 알려주면 각 경기를 주관하는 ‘레이스 디렉터’(심판관)가 경기 운영과 시간 등을 결정한다. 가령 스키점프의 경우 초속 4m의 바람이 계속 불거나 초속 3m 이상의 순간풍속이 60도 이상의 방향이 바뀌며 지속되면 위험 수준으로 판단한다. 눈이 너무 많이 와도 경기가 취소될 수 있다. 알파인스키의 경우 24시간 동안 눈이 30㎝ 이상 쌓이면 심판관은 경기 중단을 고려해야 한다.

임장호 조직위 기상기후팀장은 “스키점프가 날씨, 특히 바람에 가장 민감하다. 스키점프장에는 2개의 슬로프 출발 지점과 도약 지점, 착지 지점에 모두 6대의 기상 관측장비를 설치해 매초마다 풍속과 풍향을 파악한다”고 말했다. 종목에 따라 기상 상황이 점수에 반영되기도 한다. 스키점프의 경우 심판관은 옆에 대기하고 있는 예보관한테서 점프대와 착지대의 풍속을 수시로 파악해 점프 시기를 결정한다. 또 선수들의 점수에는 비행거리와 포즈뿐만 아니라 점프 당시의 풍속과 풍향 등이 반영된다.

평창겨울올림픽은 미국 항공우주국(나사) 등 세계 10여개국에서 직접 기상관측항공기 등 관측장비를 들여오고 각자 수치예보를 가동하는 ‘기상올림픽’이기도 하다. 자료 공유 등 협조 체계를 유지하지만 각국의 기상 예측 능력을 비교하는 시험대가 된다.

평창겨울올림픽에서 인공증설 기술이 활용될지도 관심사다. 국립기상과학원 대관령구름물리선도센터는 2006년부터 인공증설 실험을 해오고 있다. 올해말 다목적기상항공기가 도입되면 2018년 올림픽 때는 실질적으로 인공증설에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백조 기상과학원 응용기상연구과장은 “현재 인공증설 성공률은 43% 정도로 기상항공기를 확보하면 거의 상시로 증설 실험을 할 수 있게 돼 겨울올림픽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평창/글·사진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미래&과학 많이 보는 기사

과학자들은 외계인의 존재를 얼마나 믿을까? 1.

과학자들은 외계인의 존재를 얼마나 믿을까?

영양 가득 ‘이븐’하게…과학이 찾아낸 제4의 ‘달걀 삶는 법’ 2.

영양 가득 ‘이븐’하게…과학이 찾아낸 제4의 ‘달걀 삶는 법’

온 우주 102개 색깔로 ‘3차원 지도’ 만든다…외계생명체 규명 기대 3.

온 우주 102개 색깔로 ‘3차원 지도’ 만든다…외계생명체 규명 기대

2032년 소행성 충돌 위험 2.2%로 상승…지구 방위 논의 시작되나 4.

2032년 소행성 충돌 위험 2.2%로 상승…지구 방위 논의 시작되나

시금치·양파·고추…흰머리 덜 나게 해주는 루테올린의 발견 5.

시금치·양파·고추…흰머리 덜 나게 해주는 루테올린의 발견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