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실력이 이세돌 9단 같은 전문기사 기량에는 미치지 못할지 모른다. 하지만 앞으로 바둑기사들은 기계를 통해 기량을 높이게 될 것이다.”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 개발 책임자인 데이비드 실버는 8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성큼 다가온 인공지능’이란 제목의 국제 콘퍼런스에서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은 승패에 관계없이 인공지능 연구 발전에 긍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주최한 이 콘퍼런스에서 실버는 “바둑은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가장 큰 도전이었다. 단순한 규칙임에도 정교하고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우리는 사람 뇌를 닮은 신경망을 통해 사람을 모방하도록 하고 정책네트워크와 가치네트워크라는 방법을 통해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을 하도록 했다. 또 자체 대국을 둬 시행착오를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실력을 쌓아 인간 바둑기사와 겨룰 수 있을 정도로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알파고가 이번 대국을 위해 이세돌의 기보를 따로 학습했는지에 대해 실버는 “알파고는 가장 확률이 높은 수를 탐색해서 어느 수가 승률이 높은지를 파악하기 위해 아마추어 5단 이상의 인간 바둑기사들이 둔 기보 수십만건을 학습했다. 한명 한명의 기보를 연구해 알파고 스타일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버는 “알파고의 궁극 목표는 (바둑을 잘 두는 기계로 그치지 않고) 기계학습을 통해 다른 과업도 수행할 수 있도록 범용 기구로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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