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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몽블랑 얼음을 남극으로 옮겨라

등록 2016-03-27 20:26수정 2016-03-27 21:12

몽블랑 산꼭대기의 얼음 조각
몽블랑 산꼭대기의 얼음 조각
깊이 130m 드릴로 채취한 샘플
프 과학자들 얼음 수송 대작전
수십만년 전 비밀 풀 연구위해
유럽 알프스의 얼음을 남극으로 옮기는 얼음 수송 대작전이 펼쳐진다.

프랑스 빙하·지구환경물리학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해발 고도 4350m인 몽블랑 산정의 얼음 조각들을 남극으로 옮기는 작업을 몇 주 안에 시작할 예정이라고 27일 <가디언>이 보도했다.

몽블랑산의 콜뒤돔 빙상에 깊이 130m까지 드릴을 뚫어 채취한 얼음 샘플들은 헬리콥터로 프랑스 그르노블에 있는 연구소로 옮겨진 뒤, 다시 배에 실려 남극점에서 약 1500㎞ 떨어진 곳에 있는 프랑스-이탈리아 합동 콩코르디아 연구소까지 이송된다. 빙하·지구환경물리학 연구소가 향후 몇년간 세계 전역의 빙산들에서 얼음 샘플들을 채취해 남극 연구소로 옮기는 ‘위기에 놓인 얼음 구하기 프로젝트’(PDF)의 첫 사업이다.

다소 황당해 보이는 이 연구 프로젝트의 목적은 채취된 얼음 속에 숨겨져 있다. 대기 성분 분석이다. 모든 얼음 속에는 당시 공기를 품은 미세한 기포들이 담겨 있다. 과학자들은 얼음이 간직한 수십만년 전의 대기에서 이산화탄소와 메탄 등의 함량과 밀도를 측정하고, 기후변화와 온실가스의 관계를 추론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제롬 샤펠라즈는 “심층 얼음은 책과도 같은데 매년 새로운 얼음층이 책에 페이지를 더한다. 더 깊은 얼음을 캐낼수록 더 오래된 과거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최근 100년새 급속한 지구온난화로 세계 전역의 빙하들이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어 과학계에 비상이 걸렸다. 대기의 비밀을 간직한 타임캡슐이 사라지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은 1912년 이래 최근 100년 동안 80% 이상이 녹아버렸다. 히말라야 중부와 동부에서도 2035년까지는 대부분의 얼음이 사라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샤펠라즈는 “얼음 구하기 프로젝트는 시간을 거스르는 경기인데, 안타깝게도 해빙 속도가 빨라 책들의 페이지가 사라지고 있다”며 “(얼음을 채취해 보존하는)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히말라야 서부를 뺀 세계 전역의 빙상들이 놀라운 속도로 녹고 있어서다.

연구팀은 내년에는 남미 안데스에서 가장 빨리 사라지고 있는 볼리비아 일리마니 빙산의 얼음을 추출해 보존할 계획이다. 일리마니는 너무 높아서 헬리콥터가 접근할 수 없어, 얼음이 녹지 않도록 기온이 낮은 밤에 산꼭대기에서 아래까지 가지고 내려와야 한다. 문제는 재정이다. 빙하·지구환경물리학 연구소의 얼음구하기 프로젝트는 얼음 채취와 이송을 할 뿐, 실제 연구는 남극 연구소에서 하기 때문에 유럽연합 차원의 과학연구기금 신청 자격이 안 된다는 것이다. 다행히 최근 모나코의 알베르 2세 국왕이 200만유로를 지원해 몽블랑 얼음 이송이라는 첫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3~4년 안에 세계 주요 지역의 얼음 샘플들을 주변의 평균 기온이 영하 50℃로 낮은 남극 콩코르디아 연구소에 이송 보관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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