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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1000조분의 1리터 물은 ‘굼벵이’…증발속도 보통 물의 6분의 1

등록 2016-04-07 12:46수정 2016-04-07 13:39

국내 연구진이 1000조분의 1ℓ(1펨토리터·fℓ)의 초미세 물이 증발하는 속도는 일반 물에 비해 6분의 1밖에 안 된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했다.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및 나노과학기술학과 원병묵 교수 연구팀은 7일 “초미세 물이 증발할 때의 영상을 얻어 관찰해보니 증발 속도가 보통 물보다 6분의 1 정도 느려진다는 사실을 새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펨토리터는 가로·세로·높이가 1㎕(마이크로리터·1㎕는 100만분의 1ℓ)인 정육면체에 담긴 물의 부피다. 연구팀의 논문은 최근 과학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렸다.

모래알갱이처럼 마이크로(100만분의 1)나 나노(10억분의 1) 크기의 작은 틈새에 들어간 물은 ‘모세관 다리’ 구실을 해 모래알갱이들을 단단하게 이어주지만 1초 안에 증발한다. 이런 현상은 잉크젯 프린트나 초미세 유체소자에서 자주 일어나는데 학계에서는 모의실험과 계산을 통해 이 초미세 액체가 기체로 변하는 증발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예측을 해왔다.

연구팀은 포항가속기연구소의 엑스선 나노영상 빔라인(7C빔라인)을 이용해 금속 틈에서 물이 240fℓ(1fℓ는 1000조분의 1ℓ)의 부피로 작아지면서 증발에 의해 사라지는 0.3초의 순간을 초고속으로 촬영했다. 7C빔라인은 46㎚(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의 공간분해능과 0.04초의 시간분해능을 갖춘 국내 유일의 나노영상 전용 빔라인이다. 연구팀이 영상으로 확인해보니 초미세 물은 오목렌즈 모양으로 변하고 내부 압력이 주변 대기압(1기압)보다 낮은 0.6기압밖에 안 됐다. 이는 표면장력으로 볼록렌즈 모양으로 된 일반 물의 압력(1.2기압)에 절반이다. 또 초미세 물의 증발속도는 일반 물의 6분의 1밖에 안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증발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초미세 물의 내부 압력이 대기압보다 낮아져 공기 속으로 수증기가 빠져나가기 어려워서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초미세 물의 증발에 대한 연구는 미세 액체로 유체소자를 만드는 나노유체 분야나 미세 유체 안의 화학성분을 분석하는 초미세 화학 분야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원병묵 교수는 “미세 먼지와 초미세 물이 엉켜 있는 물방울 알갱이가 구름으로 형성되는 원리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어 구름 현상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나노입자 프린팅 기술에서 제어의 정밀성을 향상시키는 데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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