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의 힘으로 시속 1억마일 속도로 우주공간을 달리는 초소형 우주선. 유튜브 갈무리
스마트폰 만한 초소형 우주선군단
4.3광년 떨어진 ‘알파 센타우리’에
3만년 걸려 도착할 거리를 20년만에
준비에서 실현까진 일러야 40년
4.3광년 떨어진 ‘알파 센타우리’에
3만년 걸려 도착할 거리를 20년만에
준비에서 실현까진 일러야 40년
러시아의 부호 유리 밀너(Yuri Milner)와 영국의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이 스마트폰 크기 만한 초소형 우주선 군단을 이용해 성간(Interstellar) 우주탐험을 현실화하는 구상을 내놨다. 첫 탐험지는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계 ‘알파 센타우리’(Alpha Centauri)를 제시했다. 알파 센타우리는 지구에서 4.3광년 떨어진 거리에 있다.
두 사람은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내용의 ‘브레이크스루 스타샷’ 구상을 밝히고, 광속의 5분의 1 수준으로 날아갈 수 있는 초소형 우주선 개발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우주선의 동력은 레이저 광선이다. 지구에서 레이저 광선을 쏘면, 우주선에 달려 있는 얇은 돛이 이 광선을 받아 시속 1억마일의 속도로 우주공간을 날아간다.
이날 발표한 구상에 따르면 로켓으로 약 1천개의 초소형 로봇 우주선 군단을 쏘아 올린 뒤, 우주선이 100만킬로미터 거리에 이르렀을 때 돛을 펼쳐 레이저의 힘으로 이들을 태양계 바깥으로 밀어내면 알파 센타우리에 20년 후 도착할 수 있다. 비행 속도는 지금의 우주선에 비해 약 1천배 빠르다. 지금의 우주선을 이용해 25조㎞ 거리에 있는 알파 센타우리까지 가려면 3만년이 걸려 사실상 탐사가 불가능했다.
호킹 박사는 이 구상을 실행하는 데 약 100억달러(11조원) 이상이 들 것으로 전망했다. 밀너는 이날 이 계획에 1억달러(1140억원)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구상이 실현되려면 오랜 세월이 필요하다. 준비부터 발사까지 20년, 발사에서 알파 센타우리 도착까지 20년, 알파 센타우리에서 오는 신호가 지구에 도착하는 데 4년 등 40년 이상의 세월을 기다려야 할 전망이다.
호킹은 기자회견에 앞서 밝힌 발표문에서 “지구는 멋진 곳이지만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 우리는 별들로 시선을 돌려야 하며 브레이크스루 스타샷이 그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도 참여하고 있다.
곽노필 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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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4.3광년 거리에 있는 ‘알파 센타우리’. ESO(European Southern Observatory).
지구에서 레이저 빔을 쏘아올리는 상상도. 유튜브 갈무리
12일 뉴욕에서 ‘브레이크스루 스타샷’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웹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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