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그래요?
설탕으로 살을 뺄 수 있다?
설탕은 영양소가 없이 열량(에너지)만을 공급하기 때문에 살빼기(다이어트)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이따금 설탕을 조금씩 먹으면 빨리 소화돼 혈당 수치가 올라가고 그 결과 공복감이 사라져 덜 먹게 된다는 논리다. 얼핏 보면 그럴듯하지만 이 다이어트 비법에는 허점이 많다. 우선 혈당에 따라 공복감이 조절된다는 근거가 뚜렷하지 않다. 또 설탕을 먹는 행위가 설탕에 의해 공급된 열량보다 훨씬 많은 양의 공복감을 주는지에 대한 증거도 없다. 성미경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다이어트의 핵심은 열량 섭취를 줄이는 것인데 (다이어트를 위해 설탕을 먹으면 열량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다른 영양소 섭취가 부족해져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황설탕이 백설탕보다 좋다?
설탕은 사탕수수나 사탕무를 잘게 쪼개 즙을 낸 뒤 가열과 원심분리 과정을 통해 원당으로 추출된다. 이 과정이 반복될수록 원당의 색깔은 진해져 첫번째 밝은 원당은 데메라라, 두번째는 밝은 무스코바도, 세번째는 짙은 무스코바도로 불린다. 원당을 다시 물에 녹여 숯 기둥에 통과시켜 탈색하고 가열한 뒤 원심분리기에 돌려 결정을 만든 것이 우리가 흔히 볼 수 있고, 청량음료 등 각종 음식에 들어가는 흰 정제당(백설탕)이다. 황설탕은 보통 짙은 무스코바도를 가리키나 정제 설탕에 당밀(시럽)이나 캐러멜을 섞어 만들기도 한다. 이렇게 만든 황설탕은 물에 얼른 헹구면 원래 흰색 결정이 나타나 쉽게 구별해낼 수 있다.
황설탕을 먹인 쥐가 백설탕을 먹인 쥐보다 수명이 늘고 혈중 콜레스테롤 증가 속도가 느렸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재입증되지는 않았다. 다만 영국 연구팀이 녹말과 백설탕을 먹인 쥐와 황설탕을 먹인 쥐를 관찰해보니 새끼 생존율이 황설탕을 먹였을 때 훨씬 높았다. <설탕의 독> 저자인 영국 영양학자 존 유드킨은 “설탕을 먹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꼭 필요하면 황설탕을 선택하되 진짜 원당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근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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