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그래요?
교통정보 듣고 차량 몰려 오히려 막히면?
고속도로 교통예보로 특정 시간대에 특정 도로에 사람들이 몰려 오히려 정체 현상을 빚을 가능성은 없을까? 남궁성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연구원 교통연구실장은 “관련 연구 결과들을 보면 열 명 가운데 두어 명이 원래 자신이 마음먹었던 애초의 통행 의사 결정을 바꾸면 전체적으로 교통흐름이 나은 상태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모든 사람이 주어진 정보에 따라 통행 의사 결정을 바꾸면 이론적으로 평형상태가 될 수 있다. 교통정보가 필요 없는 역설적인 상황이 되는 것이다. 반대로 과잉반응(오버리액션)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실제 서울에서 교통방송이 처음 시작하던 날 오후 영동대교가 막힌다는 방송이 나간 15분 뒤 잠실대교가 막히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명절과 연휴 때 10명 가운데 2~3명이 출발 시각을 오전에서 오후로 늦추면 정체가 훨씬 완화된다. 교통예보관이 전체 도로의 흐름을 살피면서 ‘지금 출발하면 가장 긴 시간 운전을 할 각오를 해야 한다’는 등의 강한 경고를 내보내는 이유는 몇 명이라도 통행 의사를 바꾸게 해 실제 그런 불편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하이패스 교통량 조사로 내 위치 노출되면?
고속도로에서는 차량검지기(VDS)와 통행료수납시스템(TCS) 등에 의해 통행 정보가 수집된다. 최근 하이패스 단말기 사용자가 수백만명에 이르면서 하이패스교통정보(DSRC)도 중요한 정보로 활용되고 있다. 통행료 지급 카드를 끼우지 않더라도 단말기 자체에 기계 고유번호가 있어 한 차량이 어느 시간대에 어느 구간을 얼마 동안 운행했는지를 알 수 있다. 교통량과 속도 등만을 알 수 있는 차량검지기나 출입구 교통량과 통행시간만을 알 수 있는 통행료수납시스템에 비해 훨씬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반면 개인정보 노출로 사생활 침해 논란을 낳을 수 있다. 남 실장은 “하이패스 단말기 기계 고유번호는 검출과 동시에 암호화되고 그것도 24시간만 유지하도록 돼 있어 개인정보 침해 우려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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