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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울릉도 지하 50㎞에 폭 300㎞ 마그마 저수지

등록 2016-06-10 19:33수정 2016-06-10 22:14

스위스 연구진, 과학저널에 발표

지진파 자료 3차원 분석 결과
“태평양판 파고들며 생긴 상승류탓
마그마 발달로 지진파 속도 줄어”
국내학자 “온천 등 관측안돼 연구 필요”
활동 조짐을 보이는 백두산에 견줘 울릉도는 오래 전 ‘죽은’ 화산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울릉도 지하에 백두산에 견줄 만한 대규모 마그마가 존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울릉도가 언제 다시 불을 뿜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안드레아스 피히트너 스위스 연방공대 교수 등 연구자들은 국제 과학저널 <지구물리학 연구: 지구>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울릉도 바로 아래 50㎞ 지하에서 폭 300㎞, 깊이 100㎞의 거대한 ‘마그마 저수지’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울릉도는 ‘불의 고리’인 환태평양 화산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최근까지 화산활동을 하지 않아 이처럼 대규모의 마그마가 비교적 얕은 곳에서 발견된 것은 매우 놀라운 일로 지질학계에서는 받아들이고 있다.

연구자들은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에서 관측된 규모 5.0~6.9의 지진 58개에서 얻은 지진파 자료를 슈퍼컴퓨터로 분석해 동해 일대의 내부구조를 3차원 모델로 만들었다.(그림) 분석결과를 보면, 일본 동쪽에서 유라시아판을 비스듬히 파고든 태평양판이 동해 가운데 이르는 지하 350㎞ 지점에서 마그마가 형성되기 시작해 상승하다 남쪽에서 일본열도를 파고드는 태평양판을 만나 우회한 뒤 울릉도 밑에서 세력을 강화해 수직으로 솟아오른다. 연구자들은 “지하 100㎞ 근처에서 마그마 발달이 두드러져 지진파의 속도가 20%나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울릉도 지하에 대규모 마그마가 생성된 이유로 연구자들은 “태평양판이 빠른 속도로 대륙판을 파고들면서 상승류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논문을 본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지진파의 속도가 20% 줄어든다는 건 지하의 온도가 매우 높고 액체 상태에 가깝다는 뜻”이라며 “백두산의 마그마도 태평양판이 동해를 지나 백두산 지하에 이르러 상승류를 발생시켜 생겼다는 이론이 나와 있는데 백두산과 울릉도의 화산활동을 비슷한 메커니즘으로 설명하는 점이 흥미롭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런 정도의 마그마라면 울릉도에 온천활동, 가스 발생 등이 관측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은 의문”이라며 “후속 확인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최근 북한 연구자들이 서방 과학자들과 백두산의 북한쪽에서 지진계를 설치해 연구한 결과 천지 아래 5~10㎞ 깊이에 폭 40㎞의 마그마가 분포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울릉도보다 훨씬 작아 보이지만, 이 결과는 얕은 지각을 조사한 것으로 이번 연구결과와 비교는 곤란하다고 연구자들은 말한다.

이윤수 한국 지질자원연구원 박사는 “울릉도는 나리분지에 알봉을 남긴 5000년전 분화를 포함해 지난 1만2000년 동안 4차례 화산폭발이 일어난 활화산”이라며 “백두산 규모의 화산폭발이 일어난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울릉도가 언제 다시 활동할지를 예측하는 건 “현재의 과학 수준에서 불가능하다”고 이 박사는 덧붙였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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