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미래&과학 과학

[단독] 김윤철 작가, 900대1 경쟁뚫고 ‘콜라이드 국제상’

등록 2016-06-20 01:07수정 2016-06-20 01:11

과학·예술 융합 기여 작가에
유럽입자물리연구소가 주는 상
9월부터 두달 연구소 머물며
물리학자와 공동창작 기회 잡아

김윤철 작가
김윤철 작가

미술가 김윤철(46)씨가 스위스의 세계적 과학연구기관인 유럽입자물리연구소(세른)가 시상하는 ‘콜라이드(충돌) 국제상’ 수상자로 뽑혔다. 이 상은 2011년부터 세른이 과학과 예술의 창조적 융합에 기여한 작가에게 연구소에 머물며 과학과 접목한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상이다.

세른은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에 위치한 세계 최대 입자물리학 연구소로, 둘레 27㎞의 대형강입자가속기(LHC)에서 양성자를 충돌시켜 새로운 입자나 물리현상을 찾고 있다. 2013년에는 ‘신의 입자’ 힉스를 검출했으며, 인터넷의 기반인 월드와이드웹(WWW)과 인터넷 언어(HTML)의 발상지로도 유명하다.

김 작가는 올해 71개 나라에서 지원한 904명과 경쟁한 끝에 수상자로 결정됐다. 그는 두달 동안 세른에 머물 자격과 일체의 경비, 부상으로 1만5천 스위스프랑(CHF·약 1800만원)을 받는다. 콜라이드 국제상을 운영하는 세른의 예술프로그램 ‘아트앳세른’(Arts@CERN) 심사위원단은 “김씨가 과학 연구를 넘어 예술 활동으로 역동적인 물질의 현상과 본질을 찾는 일에 매료돼 있고, 경험과 개념 사이의 간극을 탐구하는 뛰어난 능력을 지녀 수상자로 선정했다. 과학과 예술이 두달 동안 ‘충돌’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김윤철 작가
김윤철 작가
김 작가는 세른에서 한 물리학자와 짝을 이뤄 오는 9월부터 두달 동안 서로 영감을 주고받으며 작품 활동을 한다. 그는 “과학과 예술은 원래 한 뿌리였다. 과학자는 예술적 상상력이, 예술가는 과학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세른에 머물며 이전에 구상한 ‘캐스케이드’(우주선이 지구 대기에 들어오면서 전자와 광자가 다량으로 생기는 현상)라는 주제의 시설 전시작품을 발전시킬 생각이다”고 말했다.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나 추계예술대학에서 전자음악 작곡을 전공한 김 작가는 17년 전 독일로 유학을 갔다 쾰른디미어예술대에서 오디오비주얼미디어로 전공을 바꿨다. 그는 유럽에서 유체역학과 메타물질(초자연물질) 등 질료에 천착하는 예술가로 알려져, 그의 전시회에는 유체역학이나 재료공학을 연구하는 유럽 학생들이 단체 관람을 오기도 한다.

2년 전 귀국한 김 작가는 현재 고등과학원의 초학제연구프로그램인 매터리얼리티연구단 연구책임자로 있다. 2014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초청으로 현장제작 작품 설치 프로젝트인 ‘초자연’전시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도 소립자인 뮤온입자 검파기에서 나오는 패턴 등으로 소리를 만들고 자신이 만든 악기로 연주를 하는 등 현대 실험 음악 활동을 하고 있다.

캐스케이드 작품 구상 스케치
캐스케이드 작품 구상 스케치
김 작가는 “나비 날개에 있는 금속성 느껴지는 색에 매력을 느껴 직접 금속으로 작품 재료를 만들어 쓰고 있는데, 물리학자가 광결정이라고 알려줬다. 예술 쪽에서도 과학적 지식 없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 없다. 캐스케이드 구상이 끝나면 한국에 돌아와 작품을 완성한 뒤 내년이나 후년께 유럽 전시를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올해 콜라이드상은 세른이 영국 리버풀 소재 뉴미디어아트센터인 팩트(FACT)와 공동으로 시상했다. 이에 따라 김 작가는 세른 방문 뒤 팩트에도 한달 동안 머물며 팩트 소속 예술가들뿐만 아니라 리버풀대 물리학과 교수들과 워크숍 등 교류를 한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미래&과학 많이 보는 기사

우주는 현대의 예측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1.

우주는 현대의 예측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이번 설 연휴 저녁엔 ‘행성 정렬’ 쇼를 보자 2.

이번 설 연휴 저녁엔 ‘행성 정렬’ 쇼를 보자

가장 정확한 ‘은하수 지도’ 나왔다…가이아 11년 관측 결실 3.

가장 정확한 ‘은하수 지도’ 나왔다…가이아 11년 관측 결실

채식하면 잦아지는 방귀, 병 아닌 ‘건강의 신호’ 4.

채식하면 잦아지는 방귀, 병 아닌 ‘건강의 신호’

‘은하철도 종착역’ 안드로메다 25억 화소 사진…별 2억개가 ‘반짝’ 5.

‘은하철도 종착역’ 안드로메다 25억 화소 사진…별 2억개가 ‘반짝’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