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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자율주행차는 승객과 보행자 중 누구를 구해야 하나

등록 2016-06-26 15:44수정 2016-06-26 21:02

자율주행차 시대의 윤리는?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 화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업체들은 이 차에 담긴 인공지능이 안전을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하도록 설계하고 있다. 하지만 답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도 생길 수 있다. 그대로 주행한다면 보행자가 죽고, 피하려 한다면 벽에 부딪혀 승객이 죽는 돌발상황에 맞닥뜨린 자율주행차는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 만약 보행자가 1명이 아닌 10명이라면?

이 질문에 대한 고찰을 담은 논문이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과학 학술지인 ‘사이언스'에 실렸다. 프랑스 툴루즈 카피톨 대학의 장-프랑수아 보네폰, 미국 오리건 대학의 아짐 샤리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이야드 라흐완은 '자율주행차의 사회적 딜레마'(The social dilemma of autonomous vehicles)라는 제목의 논문을 24일(현지시간)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돌발상황이 벌어졌을 때 자율주행차는 어떻게 해야하나? A. 보행자 여럿과 1명이 있을 때 누가 희생되어야 하나? B. 보행자 1명 또는 운전자 1명이 죽을 수 있을 때는 어떻게 움직여야 하나? C. 보행자가 10명이라면? 자료 : 사이언스
돌발상황이 벌어졌을 때 자율주행차는 어떻게 해야하나? A. 보행자 여럿과 1명이 있을 때 누가 희생되어야 하나? B. 보행자 1명 또는 운전자 1명이 죽을 수 있을 때는 어떻게 움직여야 하나? C. 보행자가 10명이라면? 자료 : 사이언스
연구를 위해 진행한 설문조사에 응한 사람들은 대부분 ’공리주의적 입장의 자율주행차’(승객보다는 보행자를 살리는 쪽)를 선호했고, 다들 그런 차을 구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만, 설문 응답자의 76%는 “차에 있는 승객 1명을 희생시키더라도 보행자 10명을 구하도록 프로그래밍 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더 바람직하다”고 밝한 반면, 승객과 보행자가 모두 1명씩인 경우에는 승객을 희생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비율이 23%로 떨어졌다.

그러나 본인이나 가족이 이 때문에 희생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자 반응이 달라졌다. 자신이 구입할 때는 ’어떤 비용을 치르고서라도 차량의 승객을 보호하는 차량’을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논문 공저자인 라흐완은 자율주행차가 널리 보급된다면 교통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지만, 이런 사회적 딜레마 때문에 자율주행차의 보급이 늦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공리주의적인 방식으로 자율주행차 규제가 도입된다면 사람들은 이런 차를 구매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결국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자율주행차의 보급이 늦어질 것이란 의미다.

한편, 앞서 지난 13일 국토교통부 주최로 열린 ‘자율주행차 융·복합 미래포럼’에서는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냈을 때의 법적 윤리적 문제에 대해 논의가 이뤄진 바 있다. 이중기 홍익대 교수(법학)는 “자율주행차의 수준이 레벨3(기계가 대부분 운전하되 필요한 경우 인간이 개입)에 들어간 경우에 윤리적 문제가 등장하는 것 같다. (사고가 났을 때) 자율주행시스템으로 전환한 운행자를 비난할 여지는 없어보이고, 결국 알고리즘을 만들 때 어떤 윤리기준을 입력했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민후의 김경환 대표변호사는 “사고가 났을 때 민사책임은 운전자가 아닌 제조사가 많은 책임을 떠안게 될 것이라 본다. 다만 비용부담은 보험이 존재하니 절충적으로 보험을 통해 운전자도 일부 부담할 수 있지만, 전체 경향은 이 역시 제조사 중심으로 책임 주체가 넘어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만 형사책임 문제는 가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변호사는 “사고시 처벌을 해야 하는데, 소프트웨어를 폐기한다는 식의 처벌이 이뤄진다면 국민 법 감정에 부합할 수 있느냐와 같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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