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도 잠을 자나요?” 어린아이를 키워본 사람이면 더러 당황한 경험이 있을 이 질문에 핀란드·오스트리아·헝가리 과학자들의 공동연구팀이 답을 내놨다. 식물학 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플랜트 사이언스>에 지난달 실린 답변은 “그렇다”이다. 일부 식물이 아침에 꽃잎을 열고 저녁이 되면 잎을 떨구는 등 낮밤의 리듬에 맞춰 움직인다는 것은 알려졌지만, 큰 나무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없었다는 게 이들이 연구에 나선 이유다. 이들은 바람을 비롯한 다른 조건들을 통제한 상태에서 나무들에 설정한 수백만개의 측정지점 위치를 레이저 스캐닝으로 추적했다. 그 결과 나무들의 잎과 가지가 해가 지면서 땅 쪽으로 처지기 시작해 해 뜨기 전 두세 시간 동안 가장 낮은 높이에 머물렀다가(왼쪽 사진), 아침이 되면서 서서히 원위치로 돌아가는(오른쪽 사진) ‘수면 행동’을 보이는 사실을 확인했다. 움직임이 크지는 않았다. 약 5m의 나무 높이가 밤에 10㎝쯤 줄어드는 정도였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혼자 이륙해 감시하는 자동 드론
이스라엘 텔아비브 소재의 무인항공기 업체인 에어로보틱스가 조종사 없는 산업용 드론의 개발 계획을 공개하고 투자금 유치에 나섰다.
에어로보틱스는 최근 발표한 동영상에서 완전 자동화된 드론 시스템을 공개하고 2800만달러 투자 유치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에는 숙련된 조종사가 가까운 위치에서 드론을 조종해야 했다. 그러나 에어로보틱스가 만든 이 시스템에서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미리 설정한 비행구역에서 자동비행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홀로 충전까지 한다. 에어로보틱스는 “산 위를 비행하면서 열 감지 센서 등을 이용해 산불을 자동 인식해 통보할 수 있고, 대형 화학공장 등 산업시설을 24시간 순찰하여 위험사고를 감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시스템은 드론 본체와 이를 충전, 보관하는 드론 베이스 그리고 비행을 통제하는 소프트웨어로 구성됐다. 숙련된 조종 인력 없이 인력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게 이 시스템의 장점으로, 에어로보틱스는 “드론 산업에 혁신을 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악어 비늘, 사람 털 조상은 하나
악어의 비늘과 새의 날개, 포유류의 털. 닮은 구석이 별로 없는 이들 기관이 3억2천만년 전 한 조상에서 갈라져 진화했음을 밝힌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제네바대 연구팀은 24일(한국시각)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악어 등 파충류의 배아가 발달하는 과정을 면밀하게 관찰한 결과 새의 날개와 포유류의 털처럼 악어의 비늘도 배아의 같은 부위가 두꺼워져 생긴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조류나 포유류의 배아에서 외배엽의 특정 부위인 ‘플라코드’가 두꺼워지면서 날개나 털로 발달한다는 사실은 관찰했지만, 악어나 도마뱀 등에서는 이런 단계가 없어 파충류는 달리 진화한 것 아니냐는 논쟁을 벌여왔다. 스위스 연구팀은 나일악어, 턱수염도마뱀 등의 배아 발달 과정을 관찰한 결과, 외배엽에서 플라코드가 단지 12시간만 유지되다 비늘로 변해 관찰되지 않아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를 이끈 미셸 밀린코비치는 “왜 비늘 없는 도마뱀이 태어나는지 관찰하다 우연히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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