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뿔제비갈매기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됐다. 뿔제비갈매기는 일반 갈매기와 달리 머리에 검은색 털이 바짝 세워져 있는 새로 전세계 100개체 이내만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뿔제비갈매기(가칭)의 어미새 5마리가 전남의 한 무인도에서 살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개체 번식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했다고 밝혔다. 뿔제비 갈매기는 국내에서 처음 발견돼 정식 국문 이름이 없고, 멸종위기 야생생물 등 법적인 관리대상종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뿔제비갈매기는 국립생태원이 위탁 수행 중인 ‘2016년 무인도서 자연환경조사 과정’에서 지난 4월에 발견됐다. 환경부는 지난해부터 2024년까지 10년 간 500곳(매년 50곳)의 무인도에 대해 자연환경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괭이갈매기 무리에 섞여 번식을 시도하는 뿔제비갈매기 한 쌍을 발견한 뒤, 문화재청과 국립생물자원관 등 관련기관에 요청해 다른 조사자와 탐방객의 출입을 제한하고 2개월 간 번식과정을 관찰했다.
연구진은 그 동안 뿔제비갈매기 어미새 5마리를 확인했고, 그 중 두 쌍이 산란하는 것을 포착했다. 한 쌍은 알을 품는 과정 중에 부화에 실패했고 다른 한 쌍만이 번식에 성공하여 어린새 1마리를 키운 후 함께 번식지를 벗어난 것을 확인했다.
뿔제비갈매기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발간하는 적색목록(Red List)에 위급종(CR, Critically Endangered)으로 분류되어 있다. 위급종이란 야생에서 절멸 위기에 처한 것으로 간주한 종이다.
뿔제비갈매기는 중국 지장성의 지안섬(Jiushan), 우즈산섬(Wuzhishan), 푸젠성의 마츠섬 등 단 3곳에만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국내에서도 발견되고 번식에도 성공한 것이 확인됨에 따라 세계 4번째 번식지로 기록될 것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