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찜통으로 만든 더위가 초가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23일 ‘3개월(9~11월) 전망’에서 “9~10일에는 이동성 고기압 영향으로 맑고 건조한 날이 많아 기온이 평년보다 높겠다”고 밝혔다. 태풍은 평년처럼 10여개 안팎이 발생해 1개 정도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기상청은 9월 전반에는 고기압 가장자리에 들어 구름 끼는 날이 많겠지만 후반에는 이동성 고기압 영향으로 맑고 건조한 날이 많겠다고 내다봤다. 고기압 영향으로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보이다 한때 상층 한기가 내려와 기온이 떨어질 때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월에도 이동성 고기압 영향으로 기온이 평년보다 높게 유지되리라 기상청은 예상하고 있다. 9~10월 강수량은 여느해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11월에도 이동성 고기압 영향으로 맑고 건조한 날이 많지만 대륙고기압이 일시적으로 발달하면 다소 추운 날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경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대륙의 열적 고기압 세력이 9월초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여 9월초까지도 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가을철에는 약한 라니냐가 발달해 하반기 내내 지속되면서 겨울철 날씨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상청은 밝혔다. 라니냐가 발달하면 우리나라 부근에 상층골이 위치하면서 북풍 계열의 바람이 유입돼 기온이 평년보다 다소 낮은 경향을 보여왔다.
또 겨울철 날씨에 영향을 주는 북극 해빙 면적은 역대 3위에 해당할 정도로 적은 상태라고 기상청은 밝혔다. 특히 우리나라 겨울철 한파 원인의 하나로 꼽히는 바렌츠-카라해와 랍테프해의 해빙도 적은 상태다.
김 과장은 “온난화의 영향과 라니냐 발달을 고려할 때 올 겨울 기온은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일시적으로 대륙고기압이 발달해 한파가 닥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가을철 태풍은 평년과 비슷한 수준인 8~12개가 발생해 이 가운데 1개 정도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아예 영향을 주는 태풍이 없을 수도 있다.
전영신 국가태풍센터장은 “지난 19일 발달한 제10호 태풍 ‘라이언록’은 남서진하다 거꾸로 동진을 했다 다시 서진하는 전례없는 독특한 경로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쪽으로 다가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 모델들이 일본 내륙을 관통해 동해로 진출하거나 일본 대륙을 따라 남동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이언록의 정확한 경로는 28일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 센터장은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여름 혹서기 더위는 역대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7월말부터 8월 중순(7월23일~8월21일) 전국평균 최고기온은 33.3도로 평년(30.3도)보다 3.0도가 높아 과학적 기상 통계를 시작한 1973년 이래 가장 높았다. 2위는 가장 더운 해로 꼽히는 1994년(32.7도)이고, 3위는 2013년(32.6도)이다.
이근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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