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 모이산 광구에서 탐사팀이 광대역 유도분극탐사 기술로 금광맥을 찾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자연)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금속광산 탐사기술로 금광석 20만톤을 발견해 기술을 이전받은 민간기업이 채굴에 나섰다.
지자연은 23일 “연구원 탐사개발연구실이 땅속 깊은 곳까지 정밀하게 탐사해 구리나 금, 은과 같은 금속광상을 찾아낼 수 있는 ‘광대역 유도분극 정밀탐광 기술’을 개발해 민간기업인 (주)희송지오텍에 기술을 이전했다. 이 기업이 전남 해남지역에서 골든썬(주)이 운영하는 금광에서 새로운 기술로 탐사를 해 매장량 21만1283톤의 금광맥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탐사개발연구실 손정술 선임연구원이 개발한 광대역 유도분극 탐사 방법은 지하에 직류 전류를 흘려보내는 기존 유도분극탐사법과 달리 교류 전류를 흘려보내는 탐사법으로 300m 깊이의 금속광 물질 분포와 매장량을 정밀하게 알아낼 수 있다. 땅속에 전류를 보내면 매질의 전기화학적 특성에 따라 양극이 생기는 분극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측정해 지하구조를 파악하는 기술이 유도분극탐사다. 그러나 현장에서 고출력의 직류 전류를 흘려보내기 어렵고 잡음에 취약해 우리나라처럼 전자기 잡음이 강한 지역에서는 좋은 자료를 얻기가 쉽지 않다.
연구팀은 직류 대신 교류를 흘려보내 좀더 넓은 주파수 대역에 대한 진폭과 위상차를 측정해 지하구조를 파악하는 방법을 썼다. 전자기 잡음이 일으키는 문제도 해결됐다. 광대역 유도분극탐사 기술을 실제 탐광에 적용해 성공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이 민간기업과 함께 전남 해남 모이산 광구와 가사도 광구에서 이 기술로 탐사한 결과 새로운 석영맥 금광화대의 분포와 연장성을 발견했다. 시추조사를 통해 평가한 결과 금광석 매장량은 21만여톤으로, 포함된 금만 627.5㎏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나라의 연간 금 생산량은 약 260㎏이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