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구종민 책임연구원이 전자파 차폐가 우수한 필름 형태의 고분자 복합체를 살펴보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팀이 금속 대신 고분자 복합체로 전자파 차단 소재를 만들어 값싼 전자파 차폐체 상용화에 돌파구를 열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키스트) 물질구조제어연구단의 구종민 책임연구원은 8일 “‘엠진’(MXene)이라 불리는 2차원 신나노재료인 전이금속 카바이드를 이용해 전기전도도는 뛰어나면서도 가볍고 값이 싼 전자파 차폐 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자파 간섭은 전자·통신·운송·항공·군사 장비들에서 나오는 전자기파 사이에 발생하는 간섭 현상으로, 장치간 오작동을 일으킬 뿐 아니라 사람한테도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존에는 은이나 구리 등 금속 소재를 주로 사용해 밀도가 높고 제조비용이 비쌀 뿐더러 무겁고 부식하기 쉬운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티타늄(Ti)과 같은 중금속 원자와 탄소(C) 원자의 이중 원소로 이뤄진 전이금속 카바이드(엠진)을 포함하는 고분자 복합체를 이용해 흑연처럼 여러 층으로 쌓아올린 다층적층 구조의 전자파 차폐 소재를 개발했다. 전이금속 카바이드는 두께가 1㎚(나노미터·10억분의 1m), 길이는 수㎛(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에 이르는 판상구조를 가진 2차원(2D) 물질이다. 전이금속 카바이드 고분자 복합체는 기존 고분자 복합체에 비해 아주 얇은 두께에서도 우수한 전자파 차폐 성능을 보였다. 전기전도도도 우수해 기존 금속필름에 견줘 손색이 없었는데, 이는 엠진들이 여러 층으로 쌓여 있어 전자파를 흡수하기 때문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미국 드렉셀대와 공동 연구한 연구팀의 논문은 과학저널 <사이언스> 9일(현지시각)치에 게재됐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